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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시황

원달러 환율 Again 2008? , 한국경제 체질 개선 서둘러야

국내 달러화 공급 현황 한국투자 단위=억달러자료=한국투자증권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 가격이 1000원선 마저 위협하자 한국경제에 긴장감이 엄습하고 있다. 정부의 2.8%(한국은행 2.7%) 성장목표 달성에도 빨간불 켜졌다. 국내 수출기업들은 "채산성이 맞지 않는다"며 아우성이다. 원화 강세로 기대됐던 '낙수효과'(내수 회복)도 신통치 않다.

원화 가치 급등으로 수출이 부진해지고 내수와 수출이 동반 침체될 경우 한국 경제는 경기 확장세가 일시 둔화되는 '소프트 패치'가 아니라, 경기회복 국면에서 다시 침체에 빠지는 '더블딥'에 빠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 세 자릿수 시대에 대비해 한국경제의 근본 체질 개선을 주문한다.

원달러 환율 전망



◆ 이유있는 원화 강세, 세자릿 수 시간 문제?

원화가 유독 강세를 보이는 이유는 뭘까.

다른 통화에 비해 안전 자산으로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달러화는 금리인상 가능성보다 경제 부진의 영향을 받아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일본 엔화값은 일본중앙은행(BOJ)의 금융완화 정책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다.

달라진 한국 경제의 체력도 한 몫하고 있다.

지난 6월 경상수지는 121억6000만달러 흑자로 52개월 연속 흑자 행진을 유지했다. 이는 직접적으로 외화 공급 확대를, 간접적으로 대외 신인도 제고(외국인 투자자금 유입) 등을 통해 원화가치를 끌어 올린다.

3713억 달러에 달하는 탄탄한 외환보유고도 환율 강세 요인으로 꼽힌다. 이 같은 추세라면 올해 외환보유액은 약 10% 늘게 된다. 외환보유액은 환율 변동폭이 커질 때 시장을 안정 시킬 수 있는 버퍼 역할을 한다.

환율 하락 유인인 외국인 투자도 늘고 있다. 외국인은 올해 들어 증시에서 8조7000원 가량 사들였다.

외국인 투자가들 사이에서 우리나라가 가장 안전한 투자처의 하나로 꼽히고 있다. 단적인 증거가 지난 8일 국제신용평가기관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상향 조정한다고 발표했다. 일본보다 두 단계, 중국보다 한 단계 높은 등급이다. 다른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 피치에서도 모두 한국의 신용등급이 가장 높다.

시장에서는 조심스럽게 환율 세자릿 수 시대를 예고하는 전망까지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3·4분기 원·달러 환율 시장 평균 추정치는 1170원이다. 이미 예상을 벗어난 것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연례 대외수지 보고서(2016 External Sector Report)는 원화가 2015년 실질실효환율 수준으로 봤을 때 -4~-12% 정도 저평가 됐다고 분석했다. 저평가 수준은 29개국 가운데 독일, 싱가폴, 일본, 한국 순으로 높다. 특히 위안화나 호주 달러화대비 저평가 됐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에서 자유변동환율제도가 시행된 이후 원달러 환율이 1000원 아래에서 세 자릿수를 보인 시기는 2006년 1월~2008년 4월까지다.

외환시장 한 관계자는 "한국경제의 펀더멘털이나 외국인 투자 요인 등 겉으로 드러나 수치만 본다면 추가하락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아직은 환율이 딱히 어느 쪽으로 움직인다고 단언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환율에는 당사자 양국은 물론이고 그 외의 대외관계가 종합적으로 녹아든 데다, 시장 밖에서 정부의 개입여부도 관건이기 때문이다.

◆ 경제 체질 개선 기회로 삼아야

원화강세는 한국경제에 큰 짐이 될 수밖에 없다. 소규모 개방경제(Small open economy)인 탓이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는 '2분기 수출실적 평가 및 3분기 전망' 보고서에서 "수출경기 판단의 기준이 되는 수출선행지수가 주춤해 3분기에도 수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2% 안팎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 2분기 수출액은 1262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6% 감소했다. 수출 업황이 악화된 기업들은 주요 원인으로 수출대상국 경기 둔화에 따른 상품 수요 감소(84.6%)와 업체 간 수출경쟁 심화(31.7%)를 가장 많이 꼽았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함께 브렉시트, 완화강세로 채산성이 나빠졌기 때문이다.

연구기관들도 걱정을 쏟아내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 6월 내놓은 보고서에서 한국경제가 이미 물가가 하락하고 경제활동 전반이 침체되는 준(準)디플레이션 상황에 빠졌다는 진단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정성춘 국제거시금융본부장은 "최근 환율 하락은 우리 경제가 좋아서라기보다는 미국의 금리인상 지연, 영국 등 선진국의 금리 인하와 같은 대외적 요인에 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과 수출경합도가 큰 일본 엔화나 중국 위안화와 비교해봐도 원화 강세는 두드러진다. 국제무역연구원에서 내놓은 '미국수입시장에서의 한·일 및 한·중 수출경합도'에 따르면 2014년 한·일 경합도는 0.517을 기록하며 2010년 대비 0.08포인트 상승했다. 한·중 경합도는 0.346으로 같은 기간 0.06포인트 올랐다. 품목별로 한·일간은 자동차와 부품·기계류·의료정밀광학기기 등에서, 한·중간은 휴대전화와 부품·조선·전기전자제품 등에서 경합도가 높아졌다. 수출경합도란 양국의 수출상품 구조의 유사성 정도를 계량화한 것이다.

원화 가치 급등으로 수출이 부진해지면서 내수와 수출이 동반 침체될 경우 한국 경제는 경기 확장세가 일시 둔화되는 '소프트 패치'가 아니라, 경기회복 국면에서 다시 침체에 빠지는 '더블딥'에 발목이 잡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원화 강세로 수출 기업을 중심으로 가격 경쟁력이 약화되고 수익성이 악화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밝혔다.

환율하락에 따른 '낙수효과'(내수 회복)도 예전 같지 않다

한편에선 고환율에 대한 엄살이 지나치다는 지적도 있다.

시장에서는 이제는 환율 세 자리 시대를 대비해야 할 때라는 목소리도 점점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다.

정부가 달러를 풀어 직접 시장에 개입하기보다는 금리·재정정책 등을 탄력적으로 활용하며 환율 변동의 완급을 어느 정도 조절할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또 기업은 그동안 누렸던 고환율 정책의 단맛을 잊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품질과 서비스, 브랜드 등 경쟁력으로 승부를 해야 한다는 것. 뼈를 깎는 구조조정은 기본이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저성장에서 살아남으려면 연구개발(R&D) 투자를 통해 미래를 위한 경쟁력을 키우고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며 "당장 경제 성장률엔 도움이 되지 않더라도 선진국형으로 경제 체질을 바꿀 수 있도록 하는 구조개혁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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