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달러당 1187.7원으로 출발한 원화값은 롤러코스터 등락을 보이다 8월 들어 급격한 상승세를 타면서 10일 1100원 선까지도 무너뜨렸다. 세계경기 침체와 미국 추가 금리 인상 카드를 만지작하는 상황에서 원화값 강세는 하반기 재테크에서 가장 큰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원화가치가 오르면 해외 펀드 등 글로벌 자산에만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다.
국내 자산에 투자할 때도 원화값 강세 영향을 미리 파악하고 나선다면 보다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할 수 있다.
10일 한국투자증권은 반도체, 철강, 화학, 조선, 기계 등 정보기술(IT), 소재, 산업재 업종은 원화 강세 구간에서 벤치마크 대비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한국투자증권 김대준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빠르게 하락해 수출주 투자에 부담을 느낄 수 있는 환경이지만 이처럼 수출주에 긍정적인 요소들이 존재하므로 계속해서 투자 비중을 유지해야 한다"며 "IT, 소재, 산업재에 대한 매수 관점에도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환율 하락세가 지속된다면 외화 부채가 많은 항공ㆍ철강ㆍ기계·유통 업종에선 영업이익보다 순이익 증가폭이 훨씬 클 것으로 보인다.
미 달러 대비 원화값 강세 흐름이 길어질 것으로 본다면 환헤지(hedge) 펀드에 들면 된다. 현재처럼 원화가 강세를 보이는 경우 현지에서 같은 수익을 내더라도 원화로 환전하는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해외펀드 중 환헤지를 한 펀드는 그렇지 않은 펀드보다 상대적으로 많은 수익을 거둔다.
가장 적극적인 '환테크'는 달러 관련 자산에 투자하는 것이다. 외화 가치가 상대적으로 낮을 때 외화 관련 자산을 사두었다가 외화가 오르면 파는 단순한 전략이다. 외화를 구매하거나 외환선물 거래를 하지 않고도 외환에 투자하는 방법은 많다.
달러 자산의 변화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는 '달러ETF'도 그 가운데 하나다.
중위험·중수익을 추구하는 메자닌형 투자자라면 '달러 주가연계증권(ELS)'에 관심을 가져보는 것도 괜찮다.달러 ELS는 기존 ELS와 동일한 투자 방식이지만 달러로 투자하기 때문에 추가로 환차익을 노릴 수 있다는 점에서 다르다. 쌀 때 사 비쌀 때 파는 전략이다. 생각과 달리 시장이 돌아간다면 원금 손실은 각오해야 한다.
보수적인 투자자라면 달러 기반 외화예금에 가입하는 것도 좋다. 외화예금은 원화를 달러, 엔화, 위안화 등 해당 통화로 환전해 적립했다가 출금하거나 만기가 됐을 때 이를 해당 통화로 받거나 원화로 다시 환전해 받는 금융상품이다. 물론 이자율은 낮은 편이다.
보다 직접적인 투자방법으로는 미국 주식을 '직구'하는 것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이 국내 증권사 예탁계좌를 통해 거래한 해외주식 거래대금은 지난해 141억달러로 전년 대비 78% 급증했다.
국내 상당수 증권사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은 미국 증시 직구를 지원하고 있다. 미리 국외 투자용 계좌만 열어두면 미국 증시에 상장된 통화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지수ETF는 물론 개별 종목에도 투자할 수 있다.
그러나 무턱대고 해외 투자에 나섰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거시경제 흐름을 간과하고 단순히 달러화 저가 매수 기회로만 여긴다면 손실을 입기 십상이라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