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통계청이 발표한 '7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제조업 취업자 수가 49개월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조선업이 밀집된 지역인 울산, 경남의 실업률 상승폭은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으며, 구조조정의 여파가 지표로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사진은 이날 오전 경남 창원시 진해구 조선업 관련 회사가 밀집된 지역의 모습./뉴시스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다. 수출 부진에 구조조정 후폭풍까지 겹치면서 한여름 실업대란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특히 울산·경남 등 조선업이 집중된 지역의 실업률 상승이 두드러지는 가운데 제조업 취업자가 49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서면서 곳곳에서 뜨거운 여름나기가 한창이다.
이 가운데 일부 대기업이 '꼼수 교육'을 빙자한 쉬운 해고를 시행하면서 뭇매를 맞고 있다. 고용시장이 위축된 분위기를 틈타 실업난을 부추기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통계청이 발표한 7월 고용동향에는 우리 경제의 일자리 사정이 악화가 고스란히 나타나 있다. 전체 취업자 수 증가 폭이 한 달 만에 20만 명대로 내려섰고 특히 제조업 취업자 수는 4년여 만에 감소하는 등 우리 경제 전반의 고용 활력이 눈에 띄게 둔화된 모습이다.
기업 구조조정과 조선업 부문의 일감 축소가 본격화되면서 후폭풍이 본격적으로 불어 닥친 것이다. 이 가운데 구조조정과 일자리 창출 지원을 위한 정부의 추가경졍예산안이 여야 대치로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한여름 실업대란이 한겨울 한파로 번질 위기에 처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7월 취업자 수 증가 폭은 29만8000명으로 집계됐다. 6월 취업자 수 증가 폭이 30만명대를 회복하며 호조를 보이는 듯 했지만 제조업 분야 고용이 위축되면서 다시 20만명대로 떨어진 것이다. 제조업 취업자 수가 감소한 것은 2012년 6월 이후 4년 1개월 만에 처음이다.
제조업 수출 부진 심화도 한여름 실업대란을 부추기고 있다. 지난 6월 수출 실적은 전년 동월 대비 2.7% 줄어들었고 7월에는 -10.2%로 감소 폭이 확대됐다. 제조업 외에도 농림어업(-7.4%), 예술·스포츠·여가관련서비스업(-3.8%), 도매·소매업(-0.9%) 등도 취업자 수가 줄었다.
구조조정 직격탄을 맞은 울산과 경남의 실업률은 상승일로다. 전체 실업률은 0.2%포인트 하락한 3.5%를 기록한 반면 울산과 경남은 각각 3.9%, 3.6%로 상승했다. 이 지역의 실업률 상승 폭은 16개 시도 가운데 1~2위를 차지했다.
실업률도 높았다. 대표적 조선업 밀집지역인 울산과 경남의 실업률은 전국 평균(3.5%)을 웃돌았다. 7월 기준으로 보면 울산의 실업률은 2009년(4.5%), 경남은 1999년(5.3%) 이후 가장 높았다. 청년층(15~29세) 실업률도 9.2%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0.2%포인트 하락했다.
이 가운데 고용에 앞장서야 할 기업들이 '고강도 교육'으로 근로자들의 퇴직을 종용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되고 있다. 위탁 교육업체들이 대기업 등의 의뢰를 받아 저성과자, 권고사직 등을 받은 근로자들에게 자발적 사표를 유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노동계에서는 기업이 '꼼수 교육'을 통해 쉬운 해고를 시행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