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여성 500명 대상 설문조사*자료 : 전국경제인연합회
재계를 대표하는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정부의 백화점식 저출산 정책이 현실적이지 않다며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직장인 여성 5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결과를 통해서다.
전경련은 11일 설문조사 결과 분석을 통해 '저출산 정책이 실제 자녀 계획을 세우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응답한 비율이 32.8%로 '도움이 된다'는 응답 (27.2%)보다 높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응답(복수)한 이유로는 '지원수준이 비현실적'(68.9%)이란 답이 가장 많았다. '정책의 가짓수는 많은데 나에게 도움되는 것은 별로 없다'(50.6%)는 지적도 상당했다. 이 외에 '시설이 부족해 필요시 제때 이용이 어렵다'도 40.2%에 달했다.
전경련 송원근 경제본부장은 "정부는 저출산 정책의 실효성을 높일 수 있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선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하며 "기업들도 출산·육아와 관련해 일·가정 양립 문화가 확립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결과적으로 정부가 출산을 적극 유도하고 '워킹맘'들이 자녀 양육과 집안일을 병행할 수 있도록 많은 대책을 내놨지만 현실과 괴리가 커 기업 현장에선 만족도가 상당히 낮은 모습이다. 물론 출산·육아휴직을 마음대로 쓰지 못하도록 직간접으로 분위기를 만드는 기업들 책임도 크다.
전경련이 추린 정부의 저출산 주요 정책(2006~2015년)을 살펴보면 양육·주거비 등 비용 지원의 경우 ▲보육교육비 전액 지원 ▲신혼부부 대상 주택자금 지원 ▲임신·출산 진료비 지원(단태아 50만원, 다태아 70만원) ▲난임부부에 대한 지원 ▲국공립 보육시설 확충 ▲다자녀 가구 우대 등 다양하다.
일·가정 양립 문화 확산을 위해서도 ▲육아휴직급여정률제 ▲산전후 휴가 분할사용 허용 ▲직장보육시설 설치 및 운영지원 확대 ▲가족친화인증기업 인센티브 강화 ▲경력단절여성 재취업 지원 ▲이공계 여성진출 활성화 등의 제도를 도입, 운영하고 있다.
여러 제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출생아수는 눈에 띄게 줄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0년과 2011년 각각 47만명, 2012년 48만명을 기록했던 출생아 숫자는 2013~2015년엔 매년 44만명 정도로 떨어졌다.
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를 의미하는 조출생률도 최근 3년간 8.6명으로 2010~2012년 당시의 9.4~9.6명보다 1명이 줄었다.
아이들 울음소리가 작아진 것이다.
전경련 설문에 따르면 정부의 저출산 정책에 대해서 만족한다는 비율(매우만족+대체로 만족)은 5.4%에 그쳤다. '대체로 불만'이 40.8%로 가장 많았고, '매우 불만'도 15.2%에 달했다. 10명 중 6명에 가까운 여성이 저출산 정책에 불만을 갖고 있는 셈이다.
그러면서 '일·가정 양립문화 확산' 정책 중 '육아휴직제도 확대·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59.2%로 가장 높았다.
전경련 관계자는 "출산 여성들이 법적으로 90일까지인 출산휴가는 기본적으로 다 쓰지만 선택 사항인 육아휴직은 그렇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면서 "기업 규모가 작을 수록 육아휴직 활용 비율이 낮은데 상사나 동료의 눈치, 대체 인원 부족 등 문화적인, 현실적인 이유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