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즉 '브렉시트'가 파국적인 형태로 진행될 경우 EU 수출 비중이 높은 조선, 자동차, 전자 산업이 큰 타격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다.
반면 브렉시트가 완만하게 마무리된다면 국내 실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
15일 산업연구원이 펴낸 '브렉시트와 국내 실물경제' 보고서에 따르면 최소한 2년 정도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이는 브렉시트의 최악 시나리오는 영국의 EU 이탈 최종 확정, 다른 나라의 EU 추가 탈퇴, 유로권 (금융·경제)위기 재연 등이다. 소위 '하드 엑시트'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은 비관적인 시나리오가 나타날 경우 내년 세계경제 성장률은 브렉시트가 불거지기전인 지난 4월 당시의 전망치보다 약 0.7%p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를 통해 산업연구원이 자체 추정한 결과 세계 GDP와 EU의 GDP가 1% 감소할 때 수출은 각각 4.2%, 2.6% 줄어드는 등 악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브렉시트가 유로권 위기로까지 확산될 경우 국내 실물경제에 미칠 영향은 이보다 더욱 나빠질 수 밖에 없다.
그중에서도 유로존 수출 비중이 높은 조선, 자동차, 전자 등은 직격탄이 예상된다.
조선업의 경우 총 수출의 20% 가량이 유럽과 관련이 있다. 우리나라의 대 EU 총수출에서도 조선업 비중(2015년 기준)이 17.8%로 가장 높다.
이외에 자동차(10.7%), 자동차부품(8.8%), 합성수지(4.2%), 디스플레이·센서(3.6%) 등도 상대적으로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산업연구원 강두용 선임연구위원은 "EU GDP가 1% 감소한다고 가정할 경우 조선산업의 실질 총수출은 11.4%, 자동차는 2%, 전기전자는 5% 각각 줄어드는 것으로 추산됐다"며 "브렉시트는 향후 완료 시점까지 국내외 경제에 하방위험요인으로 작용할 변수라는 점에서 경계가 필요하며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의 세계경제나 유로권 경제가 아직 취약하다는 점에서 약간의 충격이 경제에 커다란 변동을 야기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국내외 실물경제에 대한 영향의 크기는 브렉시트의 구체적 진행 양상에 따라 크게 달라질 것이란 전망이다.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영국과 EU가 상호 시장 접근을 최대한 유지하는 형태로 경제적 관계나 이민자 문제 등에서 원만하게 합의를 이끌어내는 경우다.
그러나 파국적인 관계로 귀결될수록 영국과 EU 양자 모두에게 더 큰 경제적 영향은 불가피하다. 특히 EU 통합력의 추가 약화나 유로권 경기침체 재연 등으로 확산될 땐 그 충격은 더욱 클 수 밖에 없다.
브렉시트는 금융시장 변동성도 증가시킬 가능성이 높은데 국제금리와 국제유가는 하락하고, 원·달러 환율은 상승해 원화가치를 낮추는 원인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한편 브렉시트 절차는 1단계로 영국 정부가 EU정상회의에 정식 탈퇴 의사 통보→EU집행위 권고안 제시→각료이사회 협상개시 허가, 2단계는 EU와의 무역장벽, 노동이동 자유화, EU 규제의 적용, EU 예산 분담 등 영국과 EU집행위가 2년간 공식 협상 진행 순이다. 마지막 3단계는 협상 타결시엔 유럽의회 동의와 회원국 비준을 거쳐 EU 탈퇴 완료, 또는 협상 미타결시에는 협상 기한 연장 또는 자동 탈퇴 수순을 거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