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리우 올림픽'에서 선전하고 있는 한국 선수들 뒤엔 경제계가 있었다.
이번 하계 올림픽이 22일(한국시간) 폐막식을 예정하고 있는 가운데 든든한 후원을 하며 조력자 역할을 한 기업들의 숨은 공로가 조명을 받고 있는 것이다.
21일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삼성, 현대차, SK, 포스코 등 주요 기업들은 4년간 올림픽을 기다리며 피난 노력을 해온 선수들 못지 않게 의식주 지원부터 경기력 향상을 위한 스마트 훈련 투자, 그리고 선수들의 멘탈 챙기기까지 세심한 배려를 아끼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전경련은 기업들의 이번 올림픽 지원 사례를 조사해 의(衣), 식(食), 주(住), 기( 技), 기(氣)로 나눠 분석했다.
◆기업들, 의·식·주 물심양면 '지원'
우선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런던올림픽에 이어 우리선수단의 개·폐회식 정장 제작을 맡았다. 태극마크에서 본 딴 색깔과 전통 한복의 동정에서 영감을 얻어 제작된 단복은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선정한 '베스트 5 단복'에 선정되기도 했다. 양궁과 골프 선수복은 코오롱이 지원했다. 야외에서 진행되는 점을 감안해 코오롱에서 개발한 친환경 항균 모기 기피 소재 '모스락'이 적용됐다. 대한항공은 선수단이 입을 컨테이너 2대 분량의 의류 수송을 무상 지원하기도 했다.
'밥심'을 위한 지원도 이어졌다.
삼성은 대한체육회와 함께 한국 선수단 총괄지원센터인 '코리아하우스'내 급식지원센터를 마련해 한식을 제공했다. 현대차는 인근 식당을 빌려 상파울루에서 한식조리사를 초빙, 언제든지 한국 음식을 먹을 수 있도록 했다.
경기장에서 선수촌까지의 먼 이동 거리를 감안해 경기장 인근에 별도의 휴식공간을 마련해 준 기업들도 있다.
SK는 펜싱경기장 3분 거리에 40평 상당의 현지 아파트 1채를 임대해 선수와 코치진이 오전 예선이 끝나고 아파트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뒤 저녁 경기에 출전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현대차는 휴게실, 물리치료실, 샤워실을 갖춘 리무진 트레일러를 경기장 인근에 마련, 대회 기간 중 양궁 선수단의 컨디션이 최상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삼양인터내셔널은 대한골프협회와 함께 골프 대회가 열리는 코스에서 도보 10분 거리의 아파트 두 채를 숙소로 마련해 선수단에게 제공했다.
◆기업 R&D 기술도 스포츠에 접목
기업들이 본업을 통해 쌓아온 기술도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에 상당한 도움이 됐다.
현대차는 리우 올림픽을 맞아 현대차의 연구·개발(R&D) 기술을 양궁 장비와 훈련에 적용했다. 현대·기아차 연구개발센터와 양궁협회의 협업을 통해 육안으로 알 수 없는 활 내부의 이상 여부를 확인하는 '활 비파괴 검사', 선수의 손에 꼭 맞는 '맞춤형 그립', 불량 화살 분류에 도움을 주는 '슈팅머신'이 대표적이다.
SK는 이번 올림픽을 대비해 영상분석관, 의무 트레이너 등 총 7명으로 구성된 코치진을 꾸렸다. 코치진 운영에 드는 예산만 연간 2억5000만원이 소요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3D 모션 캡쳐 기술을 활용해 몸에 수십 개의 센서를 붙이고 훈련함으로써 움직임과 각도, 힘의 세기까지 면밀히 분석해 훈련을 도왔다.
사격단을 운영하는 KT는 진종오 선수를 위해 스위스 총기회사 모리니(Morini)와 함께 2년에 걸쳐 단 하나뿐인 권총을 준비했다. KT 사격단 관계자는 "진종오와 모리니가 색상, 방아쇠, 손잡이 등 모든 부분을 상의해서 만든 총"이라고 전했다.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실탄을 구하기 위해 영국 ,독일, 중국 등 실탄공장을 찾아 선수들에게 최적화된 실탄을 제공했다.
선수들이 연습과 실제 경기 중 심리적 안정을 찾는데도 기업들이 힘을 보탰다.
KT는 음악을 들으면서 운동을 하면 집중력 강화, 긴장 이완 등 운동효율이 증가한다는 점에 착안해 노스페이스와 함께 근거리무선통신 기반의 NFC 기술을 접목한 운동복을 개발해 대한민국 선수단에 적용했다. 스마트폰을 NFC 태그가 부착된 운동복에 갖다 대면 다양한 음악을 들을 수 있어 선수들이 시합을 앞두고 음악 감상을 통해 마인드콘트롤을 하는 등 도움이 됐다.
전경련 이용우 사회본부장은 "기업들의 스포츠 후원이 각사의 특성을 살린 맞춤형 스마트 내조로 진화하고 있다"면서 "기업들은 단순 후원 차원을 넘어 지속적이고 종합적인 전략을 바탕으로 스포츠 발전을 주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주요 기업은 리우올림픽 28개 종목 중 10개 스포츠 협회장사를 맡아 작년 한해 예산의 3분의 1수준인 총 157억을 부담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국내 프로팀이 없는 육상, 양궁, 사격 등 14개 종목에 25개의 아마추어 선수단을 운영하며 선수 양성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