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사회공헌'이 경영의 핵심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자원봉사, 교육지원, 구호활동 등 기업들의 사회공헌활동도 다양하다. 특히 과거에는 연말에만 반짝하는 단발성 행사에서 이제는 중소기업과 상생, 청소년 꿈 지원, 예술가 후원, 아동복지 등 그 방식은 다양해졌다. 경기가 어려워졌지만 기업들은 사회공헌 규모를 줄이지 않고 오히려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사회공헌은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경영에 있어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할만큼 중요한 경영전략이기 때문이다. 메트로신문은 우리 기업의 사회공헌 상황을 조명하고 바람직한 공헌활동의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긴 호흡으로 사회공헌'에 전력을 다하는 기업을 심층 분석한다.
<편집자 주>
이재현 CJ그룹회장은 신입사원 간담회부터 CEO회의까지 임직원을 만나는 자리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며 사회공헌활동에 대한 서로의 생각을 소통하기로 유명하다. 말뿐 아니라 실천에도 앞장섰다. 2012년 건강이 허락했던 시기까지는 매년 연탄 나르기 봉사, 김장 봉사, 가구 DIY 제작 봉사 등에 가족과 함께 참여하며 직원들과 사회공헌 철학을 공유해왔다. 2011년 8월 CJ주식회사 하계봉사활동에서 이 회장은 "봉사활동은 하면 기분 좋은, 안 해도 그만인 것이 아니라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의무라고 생각한다. 단순히 봉사활동만 한다는 생각을 하지 말고 큰 사회의 흐름에서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데 기여한다는 생각을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회장의 사회공헌 철학과 관심은 CJ그룹 창업이념 중 하나인 '사업보국(事業報國)'에서 비롯됐다. 이 회장은 비즈니스를 통한 경제적 성과를 넘어 기업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으로 단순한 자선활동이 아닌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기업 사회공헌 모델을 원했다.
CJ도너스캠프 꿈키움창의학교 4기 입학식 단체사진/CJ그룹
◆CJ도너스캠프
지난 1999년 IMF 경제위기 때 다른 기업들이 진행 중인 사회공헌활동도 줄이던 상황에서 오히려 그룹 내 사회공헌 전담부서를 신설하고 관련 활동을 보다 강화했다. CJ그룹은 푸드뱅크를 통한 대대적인 식품지원사업에 나섰다. 당시 어려운 경제 환경에 놓인 아이들을 위해 전국적으로 생겨났던 공부방의 정착을 도우며 CJ만의 사회공헌활동 프로그램을 그려나갔다. 이 회장도 임직원들과 여러 번 공부방 환경미화 봉사활동 등에 참여하며 현장을 방문했는데 이때 느낀 공부방의 열악한 상황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밝은 아이들의 모습은 2005년 'CJ도너스캠프' 출범의 씨앗이 되었다. '인재양성'을 CJ의 사회공헌 키워드로 잡은 이 회장은 임직원 등 전문가 그룹과 함께 학교설립 외에 기업이 할 수 있는 교육지원사업에 대해 5년 넘게 연구한 끝에 공부방을 중심으로 한 CJ도너스캠프 모델을 완성했다.
CJ도너스캠프는 CJ그룹의 온라인 나눔 플랫폼이자 10년 이상 역사를 가진 국내 대표 장수 사회공헌사업이다. 2015년 공익법인 CJ나눔재단 설립과 동시에 출범한 CJ도너스캠프는 지역아동센터, 그룹홈 등 교육복지시설의 소외 아동·청소년 교육지원사업을 포함해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펼치고 있다. '교육의 기회가 적어 가난이 대물림 되어서는 안 된다'는 철학으로 이 회장이 직접 'CJ도너스캠프'라는 이름을 지었다. 2005년 출범 당시 첫 기부자가 되었다. 당시로서는 생소한 CJ도너스캠프의 온라인 기부 시스템 역시 이 회장이 직접 설계했다.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구축한 CJ도너스캠프의 '개방성'과 '투명성'은 11년간의 꾸준한 발전에 원동력이 됐다. 첫해 3000명의 기부자로 시작한 CJ도너스캠프는 11년이 지난 현재 누적 약 33만명 기부자가 참여해 모두 약 250억원의 기부금을 모았고 전국 4700여공부방(지역아동센터, 그룹홈 등) 청소년들에게 교육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이 회장은 CJ도너스캠프에 대해 "우리 사회의 소외 아동들이 양질의 교육 기회와 복지혜택을 제공받음으로써 장차 건강한 사회의 일원으로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고 취지를 설명한 바 있다.
이 회장은 2005년 CJ나눔재단과 CJ도너스캠프 출범식에서 '지속성', '비즈니스 연계', '임직원 참여'의 3가지 사회공헌 원칙을 대내외적으로 공표했다. 기념사를 통해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사회공헌활동을 더욱 확대하기 위해 출범하는 CJ나눔재단이 우리 사회의 나눔 문화 확산에 기여하길 바란다"고 말하며 CJ의 사회공헌 방향을 제시했다. 지금도 CJ나눔재단은 물론 CJ의 각 계열사들은 3가지 원칙을 기반으로 다양한 나눔 활동을 실천하고 있다.
CJ문화재단 신인 창작 뮤지션 프로그램인 '튠업' 공연 모습/CJ그룹
◆CJ문화재단
CJ그룹 또 하나의 사회공헌 중심 축으로 문화지원사업을 담당하는 CJ문화재단은 2006년 설립됐다. 故(고)이병철 선대회장은 "문화가 없으면 나라도 없다"는 말로 문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회장 역시 일찍이 "문화사업이 한국을 이끌어갈 미래 성장 동력"이며 "CJ가 문화 콘텐츠 사업으로 '사업보국'을 이루어야 한다"는 뜻을 밝혀 왔다. 2012년 CJ E&M 간담회에서는 현직 PD와 경영진에게 "문화사업은 우리가 산업을 만들어가는 미래형 사업이다. 젊은이들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새로운 먹거리를 만드는, 한마디로 생태계를 만드는 일"이라면서 자부심과 사명감을 당부하기도 했다.
CJ E&M, CJ CGV 등이 20년 전 불모지였던 문화산업에 진출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해 대한민국 문화산업 발전의 토대를 마련했다면, CJ문화재단은 그 저변의 '문화생태계 다양성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 이 회장의 "전자, 자동차 산업이 발전하려면 부품산업 등 저변이 넓어야 하는 것처럼 문화산업이 발전하려면 크리에이티브 능력을 가진 계층이 많아져야 한다"는 말에서 알 수 있듯, '문화생태계 다양성 구축'은 결국 사람, 즉 '인재양성'에 달렸다고 판단했다. 그에 따라 CJ문화재단은 대중문화 분야 '젊은 창작자 발굴·육성'과 '창작 콘텐츠 개발'을 중심으로 다양한 문화지원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7월 미국 LA를 뜨겁게 달군 세계 최대 K컬쳐 페스티벌 KCON은 CJ의 이와 같은 노력이 열매를 맺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CJ문화재단 지원으로 KCON 무대에 오른 신인 인디 뮤지션 '이채언루트'에 대한 현지 관심과 호응은 문화생태계 다양성을 위한 투자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입증했다. 이 회장의 말처럼 "아시아가 문화콘텐츠로서 세계의 중심이 될 것, 아시아의 대중 문화를 이끄는 힘은 한국"이 되고 있다. CJ문화재단은 앞으로도 이를 위해 문화인재와 콘텐츠 지원사업을 지속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편집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