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달 세 개에 대한 포상금 1억5000만원을 준비하라고 했다. 준비한 포상금을 다 쓰지 못해서 아쉽지만 최선을 다한 우리 선수들이 자랑스럽다."
2016 리우올림픽이 대단원의 막을 내린 가운데 한국가스공사의 태권도 국가대표 후원이 결실을 맺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에 이승훈 한국가스공사 사장은 '태권도 명가, 가스공사'란 자부심을 보여준 자사 출신 태권도 선수들을 격려하기 위해 포상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22일 한국가스공사에 따르면 태극마크를 달고 이번 리우올림픽에 출전한 5명의 태권도 선수 가운데 가스공사 출신은 차동민 선수, 이대훈 선수, 김소희 선수 등 3명이다. 총감독도 가스공사 박종만 감독이 맡았다. 특히 가스공사 태권도단을 이끌고 있는 박 감독은 총감독을 맡아 박계희 코치(춘천시청 감독), 정광채 코치(한국체육대 감독), 이동주 코치(동아대학교 감독)와 함께 태권도 종주국으로서 자존심을 세우기 위해 호흡을 같이 했다.
태권도는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이후 전 세계 곳곳에서 자리를 잡아 우리나라를 위협할 정도로 세계 각국 선수들의 수준이 향상됐다. 이에 따라 갈수록 태권도 종주국이란 위치를 지키는 게 힘들어지고 있다. 가스공사는 1997년 태권도 선수단을 창단해 태권도 종목을 꾸준히 육성해왔다. 현재는 총감독, 감독, 코치 등과 선수 14명을 포함해 총 18명이 선수단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승훈 사장은 회사에 안 좋은 소식이 이어지고 있지만 태권도 선수단에는 지원을 아끼지 않기 위해 리우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김소희 선수에게 5000만원의 포상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이 사장은 태권도뿐 아니라 본업에도 뚜렷한 논리로 가스공사를 초일류 공사로 거듭나게 하기 위해 최근 고민을 많이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글로벌 액화천연가스(LNG) 시장은 수요자 중심으로 바뀌었다. 수요가 줄면서 메이저 공급사들이 우리에게도 출자 기회를 주려 한다. 이를 통해 직접 가스를 캐고 액화해서 들여오면 단가를 더 낮출 수 있다. 지금이 자원개발 투자 적기"라며 공격 경영을 전개하겠다는 뜻을 보였다.
해외자원개발 사업 '부실 논란'으로 홍역을 치른 가스공사가 자원개발 방식을 완전히 개편해 새롭게 도약하겠다는 의지다.
지금까지 가스공사가 가스 채굴 프로젝트에 제대로 뛰어들지 못한 것은 메이저 에너지 회사들이 다른 회사의 진입에 두꺼운 벽을 쌓았기 때문이다. 파트너 회사에 프로젝트의 지분 30% 이상을 허용하지 않았다. 출자 기회가 생겼다는 것은 이런 두터운 벽을 넘을 수 있는 사다리가 마련됐다는 의미다.
문제는 정부의 공기업 해외자원개발 제한 방침과 대치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명박정부 시절 해외자원개발에 나섰다가 대부분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자 공기업들의 자원투자가 위축된 상황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6월 가스공사에 대해 앞으로 비축, 도입 연계산업에 집중하게 하고 신규 투자는 원칙적으로 제한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대륙붕, 민간 지원 등 정책적 필요성이 큰 경우에만 투자를 인정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이 사장은 자원을 개발해서 도입하겠다는 것은 정부의 공기업 기능 조정 정책과도 맞는 방향일 뿐 아니라 관련 기술도 배울 수 있는 기회라고 보고 있다.
아울러 가스공사는 소형 LNG 수송선 두 척을 조기 발주해 불황에 시달리는 국내 조선업 지원에도 나설 예정이다. 이를 위해 올 하반기 기본 계획을 마무리한 뒤 내년 상반기에 제주 LNG선 두 척을 발주해 국내 선사와 조선소에 맡길 계획이다. 이 LNG 수송선은 가스공사 통영기지와 제주 애월기지 간을 취항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LNG선은 각각 3500t 규모로 한 척당 제조 비용은 1500억원가량 된다. 해외에서 가스를 들여오는 6만t급 대형 LNG선에 비하면 규모는 작지만 최근 일감이 줄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조선업계에 희소식이 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가스공사는 앞으로 소속 대형 LNG 수송선 21척에 대한 수리도 국내 조선소에 맡기기로 했다. LNG선은 5년에 2번꼴로 정기 검사와 수리를 받아야 한다. 한 척당 수리 비용이 40억원 가량 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 800억원이 넘는 금액이 국내 조선업계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한편, 30년 넘게 대학 강단에 섰던 이 사장은 최근 직원 비리 의혹과 관련해 곤경에 처하기도 했다. 직원 30여 명이 협력업체로부터 향응을 받은 혐의로 감사원 감사를 받은 것이다. 이와 관련, 이 사장은 혁신위원회를 가동해 비리 근절에 나서고 있다. 조홍식 서울대 법대학장이 위원장을 맡은 혁신위원회는 청렴문화, 조직·직제, 인사 혁신 등 3개 반으로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