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옛 우리금융지주) 공적자금 투입 및 회수 실적자료=금융위원회, 미래에셋증권
정부의 우리은행 민영화 방안이 주식시장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정부가 보유한 우리은행 지분 30%를 4∼8%씩 쪼개 파는 과점(寡占)주주 매각방식의 성공 가능성이 높다는 것.
2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우리은행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150원(1.46%) 오른 1만400원에 마감했다. 매각 가능성이 큰 데 따른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우리은행 매각 공고는 24일 이뤄질 예정이다. 이번 매각안의 핵심은 예금보험공사 보유 지분 48.09%(콜옵션 이행용 2.97% 제외) 중 30% 내외를 4∼8%씩 쪼개 파는 것이다. 지분 4% 이상을 낙찰받는 투자자에는 사외이사 추천권이 부여된다.
특정 주주에게 30% 이상의 우리은행 경영권 지분을 넘기려고 해봤지만 결국 새 주인을 못 찾은 만큼 고민 끝에 과점주주 매각이라는 새로운 카드를 선택한 것이다.
과점주주는 주요 주주들이 이사회를 통해 경영에 각자 참여하는 형태의 지배구조다.
한국투자증권 이철호 연구원은 "이번에 지분을 4∼8%가량 쪼개 매각하면서 이사회 진출을 보장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은 이전보다 시장의 입장에 몇 발자국 더 다가선 것"이라며 "이번 매각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돼 민간의 경영 참여가 일정 부분 보장된다면 주가에 긍정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래에셋증권 강혜승 연구원은 "성공 가능성이 큰 과점주주 매각방안을 택했다는 점에서 정부의 민영화 의지가 높은 것으로 해석된다"면서 "민영화 성공은 우리은행 펀더멘털 개선과 주주중심 경영을 뒷받침할 주가 상승 촉매제로 작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매각 과정에서 과점주주 구성이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도 "최종적인 지배구조 개선 여부를 판단하는 데는 과점주주의 구성 형태가 중요하다"며 "과점주주 간의 전략적 방향성과 장단기 비전공유 등에 관한 과제가 상존한다"고 말했다. /김문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