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분기 말 현재 가계신용 잔액은 1257조3000억원으로, 한은이 가계신용 통계 작성에 나선 지난 2002년 4분기 이래 잔액기준 최대 규모다./한은
올 상반기 국내 가계 빚이 1260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대출심사 강화 방안인 여신심사 가이드라인 시행에도 불구 2금융권의 가계대출은 지난 2분기에만 사상 최대로 폭증했다.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6년 2분기 가계신용'에 따르면 지난 2분기 말 현재 가계신용 잔액은 1257조3000억원이다. 한은이 가계신용 통계 작성에 나선 지난 2002년 4분기 이래 잔액기준 최대 규모다.
전분기 말 1223조7000억원 대비해선 33조6000억원(2.7%) 증가했다. 지난해 4분기 증가액 38조2000억원을 제외하고 사상 최대다.
전년 동기 가계신용 잔액인 1131조5000억원과 비교해선 불과 1년 만에 125조7000억원(11.1%) 급증했다.
통산 가계신용은 가계가 은행이나 보험, 대부업체, 공적금융기관 등 금융회사에서 받은 대출뿐만 아니라 결제 전 신용카드 사용액과 할부금융 등 판매신용까지 합친 금액을 가리킨다.
판매신용을 제외한 가계대출은 2분기 말 현재 잔액이 1191조3000억원으로, 전분기 말 대비 32조9000억원(2.8%) 늘었다. 전분기 증가액 20조5000억원보다 12조4000억원 더 많다.
금융권별로 살피면 예금은행은 2분기 말 현재 잔액이 586조7000억원으로, 전분기 말 대비 17조4000억원 증가했다. 은행 주택담보대출이 2분기 중 13조원 증가해 잔액 420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은행의 기타대출은 166조6000억원으로 같은 기간 4조4000억원 늘었다.
저축은행, 새마을금고, 농협, 신용협동조합 등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은 2분기 말 현재 266조6000억원으로 전분기 말 대비 10조4000억원 증가했다.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증가폭이다.
한은은 "대출심사 강화로 은행의 대출을 받기 어렵게 됨에 따라 상대적으로 대출금리가 높은 2금융권에 가계대출이 몰렸다"며 "금리가 높은 2금융권 대출이 늘면서 앞으로 금리가 상승하면 이들 가계 이자 부담이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고 전했다.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 중 주택담보대출은 전분기 대비 4조9000억원 증가한 107조1000억원을, 기타대출은 같은 기간 5조5000억원 증가한 159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업권별로는 농협과 수협 등 상호금융권의 가계대출이 사상 최대폭인 5조5000억원 급증해 160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보험, 증권, 카드 등 기타 금융기관은 같은 기간 5조1000억원 늘어 338조원으로 집계됐다.
판매신용 잔액은 2분기 말 현재 65조9000억원으로 나타났다. 개별소비세 인하 등의 영향으로 전분기 말 대비 7000억원 늘었다. 신용카드는 같은 기간 7000억원, 백화점 등 판매회사는 1000억원 증가했다. 반면 할부금융은 1000억원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