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人 머니 산업 IT·과학 정치&정책 생활경제 사회 에듀&JOB 기획연재 오피니언 라이프 AI영상 CEO와칭 플러스
글로벌 메트로신문
로그인
회원가입

    머니

  • 증권
  • 은행
  • 보험
  • 카드
  • 부동산
  • 경제일반

    산업

  • 재계
  • 자동차
  • 전기전자
  • 물류항공
  • 산업일반

    IT·과학

  • 인터넷
  • 게임
  • 방송통신
  • IT·과학일반

    사회

  • 지방행정
  • 국제
  • 사회일반

    플러스

  • 한줄뉴스
  • 포토
  • 영상
  • 운세/사주
증권>시황

기자수첩/경제위기와 불협화음

"The dollar is our currency but your problem(달러는 우리 통화지만 문제는 당신들이 풀어야 한다.)"

주요 10개국(G10) 재무장관회의가 열린 지난 1971년 11월 로마. 존 코널리 미국 재무장관이 던진 유명한 일화다.

빚더미에 앉은 미국.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미국은 통화정책의 칼을 마음껏 휘두르며 큰 소리를 친다.

미국은 수 조 달러가 넘는 돈을 풀 때(양적완화)도 일방 통행이었다. 자국 경제를 위해 손해보는 장사가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실제 달러인덱스(달러상대가치지수)는 무너지지 않았고, 여전히 달러는 외환 및 국제 교역에서 귀한 대접을 받는다.

어떤 이들은 말한다. 적잖은 나라가 미국의 양적완화 정책에 편승, 값 싼 달러를 차입해 '기적'으로 불릴 만큼 성장을 일궈내지 않았느냐고. 전혀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많은 나라의 국민들은 자산거품과 재정적자라는 무거운 짐을 지고 허리 한번 마음놓고 펼날이 없다. 미국이 빚 잔치를 벌이며 싼 똥을 치우느라고.

힘 있는 자의 '갑(甲)질'과 '모르쇠'는 나라밖 일 만은 아닌듯 하다. 요즘 국내 정치권이나 정부의 행태도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개혁의 성공을 위해서라면 백병전도 불사해야 한다. 제가 가장 앞에 서겠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취임 8개월째. 여전히 무색무취하다는 평가를 벗지 못하고 있다. 그는 우리 경제의 최대 화두였던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부터 전혀 존재감을 나타내지 못했다. 최근 전기료 누진제 논란에서도 유 부총리는 보이지 않았다. 기재부가 1차 담당인 추가경정예산 국회 통과 추진 과정에서도 그는 "하루하루 속이 탄다"는 말뿐, 야당 설득에 힘 한번 제대로 못썼다.

나라 안팎에서 한국경제를 위기라 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한국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7%까지 낮췄다.

올 상반기 관리재정수지는 28조5000억원의 적자를 냈다. 세금이 19조원이 더 걷힌 점을 감안하면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이후 가장 큰 적자폭이다. 나라의 빚은 결국 국민의 주머니에서 나간다.

그런데도 의기투합해야 할 유 부총리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경기부양' 방법론 등을 놓고 번번이 기싸움만 하고 있다. 한은은 내심 기재부가 재정정책을 동원해 주기를 바라는 반면, 기재부는 한은이 금리를 더 내려줄 것을 주문한다. 시작도 하지 않고 뒷감당 걱정부터 하고 있는 것이다.

정치권이라고 다를까. 역시나다. 추가경정예산 등 정부가 하는 일 마다 사사 건건 트집이다. 과연 국민을 생각하는 국회인지 의문이다. 계파간 당권 싸움에 정쟁에 경제는 뒷전인 셈이다. 이러니 "정치인과 국회를 '신뢰한다'"(대학생언론협동조합 'YeSS')는 대학생이 고작 2.6%와 4.8% 불과한 것이다.

가마솥 밥은 뜸을 제대로 들여야 밥맛이 난다. 하지만 뜸을 덜 들이거나 너무 오래 들이면 설 익거나 탄다. 정책 실패의 짐을 언제까가 국민들에게 지울 것인가. /김문호 기자 kmh@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Copyright ⓒ 메트로신문 & 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