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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시황

[깜빡이 켠 옐런] <3>환율 멀미에 진빠지는 한국호

국내 달러화 공급 현황 한국투자 단위=억달러자료=한국투자증권



인천지역에 있는 자동차 부품업체 A사는 최근 3개월 사이에 올해 환율 전망치를 두번이나 바꿨다. 지난해 11월 말 달러당 1000원대 초반으로 잡았다가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 우려와 중국발 리스크로 환율이 다시 상승기조(가치하락)로 돌아서면서 재차 수정작업에 들어간 것이다. 원자재를 들여와 가공하는 이 업체의 재무관계자는 "환율이 1원 움직일 때마다 순이익이 많게는 수 억원에서 많게는 두 자릿수까지 왔다 갔다 한다"며 "환율이 오르는 게 반갑지만 세계 경제가 살아나지 않는다면 큰 의미를 두기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글로벌 환율전쟁과 미국의 금리인상론이 급부상하면서 원·달러 환율이 '롤러코스터' 같은 움직임을 보인다. 기업들은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할 지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환율이 오른다 해도 예전처럼 수출 효과가 크지 않아서다.

증시에서도 외국인과의 불편한 동거가 이어지고 있지만, 불안한 모습이다.

환율상승이 기업과 자본시장에 모두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적잖다.

문제는 한국 정부가 이런 흐름을 되돌릴 만한 명분도, 카드도 마땅치 않다는 데 있다. 외환 당국의 시장개입을 우려하는 선진국들의 견제 또한 만만치 않다.

◆ 롤러코스터 타는 원·달러 환율, 1300원 시대 올까

소규모개방경제(스몰 오픈 이코노미)인 한국 기업들은 떨어지는 원화값이 반갑다. 제품 가격경쟁력이 좋아서 환차익을 볼수 있기 때문이다.

국제무역연구원에서 내놓은 '미국수입시장에서의 한·일 및 한·중 수출경합도'에 따르면 2014년 한·일 경합도는 0.517을 기록하며 2010년 대비 0.08포인트 상승했다. 한·중 경합도는 0.346으로 같은 기간 0.06포인트 올랐다. 품목별로 한·일간은 자동차와 부품·기계류·의료정밀광학기기 등에서, 한·중간은 휴대전화와 부품·조선·전기전자제품 등에서 경합도가 높아졌다. 수출경합도란 양국의 수출상품 구조의 유사성 정도를 계량화한 것이다.

하지만 원화가치가 떨어진다고 마냥 좋아할 일만도 아니다. 환율이 롤러코스터를 탄다면 경영 전략을 수립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또 장기적으로는 중국 등 세계 경제 위축으로 수출 물량이 줄어드는 것을 걱정해야 한다.

수출기업들은 아예 전문 환관리 운용사와 내부 별도팀이 외환을 관리하고 있다.

그러나 은행과 물류, 어행업종에 진출한 기업들은 타격이 불가피하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미국이 금리를 올릴 경우 세계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우리나라 수출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라며 "국내 금리 정책의 유연성을 떨어뜨려 내수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한 국내은행 관계자는 "원·달러 환율이 가파르게 상승(원화가치 하락)한다면 외국계 은행들로부터 자금을 빌리는 것이 어려워질 수 있다"라면서 "내부적으로 금융시장 동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기관투자가에는 이미 헤지전략이 일반화돼 있다. 국내 자산운용사는 해외투자펀드 중 80~90% 이상을 환헤지로 환위험을 제거하고 있다. 미국 최대 연기금인 캘퍼스는 해외주식의 25%, 해외채권의 경우 100% 헤지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해외투자 자산은 환율에 민감하기 때문이다. 현지에서 아무리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더라도 펀드가 투자하는 국가의 화폐가치가 급격히 떨어지거나 원화의 가치가 급등락 할 때 매매 타이임을 잘 못 잡으면 환차손이나 이익이 줄어들 수 있다.

원달러 환율 전망



◆ 환율관리 쉽지 않은 상황

문제는 외환시장이 요동치더라도 환율 관리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미국 재무부는 올해 한국을 환율 조작과 관련한 '관찰 대상국'으로 지정했다. 관찰 대상국(Monitoring List)은 이번에 개정된 미국의 '무역촉진진흥법'(BHC수정안)에 만들어진 새로운 범주다.

미국은 보고서에서 "한국 정부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지난 3월 사이에 금융시장의 불안에 대응해 원화 가치 하락을 막기 위한 간섭에 나섰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특히 "중기적인 원화가치 상승은 한국이 지금의 지나친 수출 의존에서 (경제 기조를) 선회하도록 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직접적이고 노골적으로 원화 가치 상승을 강요했다.

경험적으로도 별 재미를 보지 못했다.

1996년~1997년 사이에 외환당국은 외화부채의 원화가치를 낮추기 위해 비싸게 사들인 막대한 달러를 시장에 풀었다. 이는 결국 97년 11월 국제통화기금(IMF)사태의 단초를 제공했다.

2000년과 2001년에는 수출을 늘리기 위해 무리하게 환율 인상을 시도했지만 재미를 보지 못했다. 2003년과 2004년 사이에도 환율 인상을 위해 시장에 개입했지만 막대한 손실만 초래하는 참담한 결과를 겪었다.

이명박 정부때도 한차례 환율 폭풍에 홍역을 치렀다. 강만수 초대 기획재정부 장관이 '낙수효과'를 이유로 시장에 개입한 것. 정부 초기에 947원 하던 환율을 1년 만에 1276원으로 35% 급상했다. 이로 인해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를 비롯한 국내 대기업들은 수출 호조로 인해 막대한 이익을 얻었다. 경제성장률과 국내총생산(GDP)을 비롯한 대외 지표도 개선됐다.

그러나 외환시장 개입에 나설 때 내 걸었던 낙수효과는 없었다. 일반 서민들은 물가 상승과 대기업 중심의 부의 편중, 확대되는 소득격차로 인해 오히려 심한 절망감을 느껴야 했다. 중소기업 또한 키코 사태로 인해 많은 도산의 아픔을 겪기도 했다.

한국금융연구원은 "'환율 상승→수출 증대 →경기진작 채널'이 어느정도 제약될 수 있는 만큼 향후 구조개혁과 더불어 재정정책 집행의 효율성 확보가 중요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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