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들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가 판로 개척이다. 제품을 아무리 잘 만들어도 누가 알아주지 않는다. 대기업에 비해 홍보나 마케팅이 약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대형마트, 백화점 등 오프라인에서부터 소셜커머스, TV홈쇼핑 등 온라인까지 세상이 모두 시장이지만 막상 제품을 내놓으면 팔 곳이 만만치 않은 것이 중소기업들 현실이다.
그래서 아예 중소기업만을 위한 자체 판로망을 확보하겠다고 나선 이가 있다. 중소기업 전용 홈쇼핑을 표방한 기존 홈앤쇼핑, 공영홈쇼핑이 마뜩잖은 것도 이같은 생각을 강력하게 굳힌 이유다. 중소기업 혁신단체 중 한 곳인 이노비즈협회 이규대 회장(사진)이 그 주인공이다.
"MB 정부시절부터 (중소기업을 위한)TV홈쇼핑을 만들어달라고 했다. 그래서 결국 출범했다. 홈앤쇼핑이다. 그 이후 정홍원 총리와 업계 간담회에서 또다시 중소기업 제품만을 전용으로 판매하는 홈쇼핑(개국)을 건의했다. 그게 공영홈쇼핑이다. 하지만 이들 홈쇼핑에서 판매되는 물건의 30~45% 가량은 중국, 베트남에서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방식으로 생산된 것들이다. 국내 일자리 창출과는 거리가 멀 수 밖에 없다. 우리 중소기업들이 도약할 기회도 많지 않다. 이노비즈협회 등 혁신단체들이 T커머스를 별도로 추진하는 것도 이때문이다."
텔레비젼과 상거래가 합쳐진 T커머스는 물건을 방송에서 내놓고 판매하는 TV홈쇼핑과는 다른 개념이다. 드라마나 가요프로그램 등을 보면서도 물건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현재 국내에는 TV홈쇼핑사 등을 포함해 약 10개 업체가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혁신제품만을 위한 채널을 확보해달라는 것이다. 창조경제혁신센터에 입주했던 청년들이 밖으로 나오면 제품을 판매할 곳이 없다. T커머스가 그 대안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중소기업 제품을 주로 파는 홈쇼핑이라고 하더라도 수수료가 싸지만 (입점)가격을 낮추고 사은품을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기업들 입장에선 메리트가 적다"면서 "기존 T커머스회사를 인수하는 것은 힘들고, 혁신단체들이 자본금을 대고 설립하면 수익성도 충분해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자본금은 100억~200억원 사이가 될 전망이다. 이노비즈협회는 이를 위해 또다른 혁신단체인 벤처기업협회, 메인비즈협회(한국경영혁신중소기업협회) 등과도 심도있는 논의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이 회장은 협회 회원사들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서도 적극 지원해 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10월에는 중국 헤이룽장성에 이노비즈센터를 설립했다. 올해 6월엔 이란 테헤란에 기술교류센터를 만들기도 했다.
그는 "사드 문제로 인해 중국과의 경제 및 민간교류가 당분간 얼어불을 전망이다. 얼마전 중국 출장을 갔는데 (사드 때문에)호텔방을 이용하는 것도 문제가 되더라(웃음)"면서 "이런 상황에서도 향후 중국 광둥성, 장쑤성, 산둥성에도 대표사무소를 설립하고 베트남 하노이, 미국 네바다주 등도 추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노비즈협회는 이달 21일부터 23일에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중소기업기술혁신대전을 개최할 예정이다. 17회째인 올해 행사는 특히 2년마다 열리는 이노비즈 글로벌 포럼도 병행해서 진행한다. 이번 포럼에선 '롱테일'이란 용어를 처음 사용하며 이론을 정립한 세계적인 저널리스트이자 기업인인 3D 로보틱스 최고경영자(CEO)인 크리스 앤더슨이 기조강연에 나선다. 3D 로보틱스는 개인용 무인항공기인 드론 제조사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이 회장은 "이번 포럼에선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연구개발(R&D) 트렌드를 제시하고 개방과 혁신의 소프트 파워 생태계를 소개해 중소기업의 글로벌 진출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면서 "아울러 최근 떠오르고 있는 인공지능를 비롯한 다양한 산업 트렌드를 공유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헬스케어 용품 제조사인 메디칼드림 대표를 맡고 있는 이 회장은 현재 동반성장위원회 위원, 중소기업창조경제확산위원회 위원 등을 겸임하고 있다. 협회에는 이노비즈 인증을 받은 1만7573개사(8월30일 기준) 가운데 68.5%인 1만2039개사가 가입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