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人 머니 산업 IT·과학 정치&정책 생활경제 사회 에듀&JOB 기획연재 오피니언 라이프 AI영상 플러스
글로벌 메트로신문
로그인
회원가입

    머니

  • 증권
  • 은행
  • 보험
  • 카드
  • 부동산
  • 경제일반

    산업

  • 재계
  • 자동차
  • 전기전자
  • 물류항공
  • 산업일반

    IT·과학

  • 인터넷
  • 게임
  • 방송통신
  • IT·과학일반

    사회

  • 지방행정
  • 국제
  • 사회일반

    플러스

  • 한줄뉴스
  • 포토
  • 영상
  • 운세/사주
정치>국회/정당

'행방 묘연' 홍기택·강덕수…맹탕 넘어 허탕 친 청문회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조선·해운산업 구조조정 연석청문회 홍기택 전 KDB산업은행 회장의 증인석이 비어 있다./뉴시스



'맹탕을 넘어 허탕이었다.'

국회가 8일 우여곡절 끝에 대우조선해양과 한진해운 등 조선·해운산업의 부실화 문제를 진상규명하기 위한 구조조정 연석청문회(서별관회의 청문회)를 열었지만 홍기택 전 산업은행 회장이 끝내 불출석하면서 김빠진 청문회로 전락했다. 핵심 증인의 행방이 묘연한 가운데 자료는 부족하고 뚜렷한 전략은 없는 '3無' 청문회였다.

홍 전 회장은 야권이 요구했던 이른바 '최·종·택'(최경환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비서관·홍 전 회장) 3인방 가운데 유일하게 여야 합의로 채택된 증인이었다. 그러나 이날 홍 전 회장은 불참 사유 통보도 없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핵심 증인'이 불참한 데다 정부와 기업의 자료 제출이 부실하다는 이유로 청문회는 초반부터 여야 청문위원들의 질타로 채워졌다.

여당 간사인 새누리당 이현재 의원은 "(홍 전 회장이 출석하도록) 계속 촉구해야 하고, 안 나올 때는 법적 조치를 위원회 차원에서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의당 심상정 의원도 "우리 경제의 향배를 가늠하는 청문회가 중요 핵심 인사가 빠진 '깃털 청문회'로, 최소한의 자료도 빠진 '먹통 청문회'로 진행되는 데 대해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9일 출석이 통보된 남상태·고재호 전 대우조선 사장과 박수환 뉴스커뮤니케이션 대표 등도 '구속수감'을 이유로 불참한다는 점이다. 강덕수 전 STX그룹 회장도 현재 소재 파악이 불분명하다.

유일호(가운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임종룡 금융위원장(왼쪽에서 세 번째) 등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조선·해운산업 구조조정 연석청문회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야권은 서별관회의와 국책은행이 대우조선해양의 분식회계 정황을 사전 인지했는지 여부를 주목하고 있다. 그러나 이날 주요 자료가 제출되지 않으면서 반쪽짜리 청문회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야당 측 간사인 박광온 의원은 "청문회다운 청문회가 되려면 반드시 있어야 할 청와대 '서별관 회의' 자료, 감사원 감사보고 자료, 대우조선해양 회계 조작 관련 자료가 합당치 않은 이유로 아직 제출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조경태 위원장도 "정부에서는 여야 의원들께서 공히 말씀 주시는 자료 제출에 대해 즉각적인 협조를 부탁드린다"며 "소나기만 피하자는 식의 청문회가 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자료에 나온 것들이 통상마찰 문제를 가져올 수 있다는 자료작성 기관의 판단이 있다"며 "중요한 청문회를 앞두고 기본적인 사항 파악을 위해 필요하다면 (제출이 아닌) 열람으로 해 주셨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더민주 박용진 의원은 "(핵심 증인이 빠져) '맹탕 청문회'가 된 것은 그렇다고 치겠지만, 자료를 주지 않아 '허탕 청문회'까지 되는 건 어떡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업의 부실을 알고도 지원이 이뤄진 데 대한 추궁도 나왔다. 유 부총리는 대우조선해양의 5조원대 분식을 인지하고도 4조2000억원 규모를 지원키로 결정한 것과 관련해 "당시에 그 자금이 투입되지 않았다면 즉각적인 회사의 손실이 왔을 것이다. 당시에는 그렇게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정부가 주도한 산업 구조조정이 실패로 귀결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채이배 국민의당 의원은 "2013년 산업은행이 STX조선에 대해 실사도 하지 않고 서별관회의의 결정에 따라 1조원의 자금을 지원했다"며 지원 배경을 추궁했다. 이에 산은 측은 "국가적 손실 등을 감안해 자금지원이 결정됐다"고 답했다.

부실 징후에도 자금 지원 규모가 컸던 이유에 대해선,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바로 워크아웃으로 가기보다 자율협약을 거치는 게 일반적"이라고 해명했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최 전 부총리에 대한 비난도 쏟아졌다. 심 의원은 "최 전 부총리는 자청해서라도 이 자리에 나와야 했다"며 "적반하장 식으로 뒤에서 이야기하는 건 정말 좋지 않은 모습이다. 이 자리의 후배 공무원들은 그런 모습을 배우지 말라"고 쓴소리를 날렸다.

최 전 부총리는 전날(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진해운 사태에 대한 정부 책임론와 관련, "정략적 정부 때리기와 반정부 비판제일주의라는 우리의 포퓰리즘적인 정치, 사회문화가 정부 관료들의 유능함을 감춰 버리게 했다"고 게시했다.

박광온 의원도 "대단히 유감스럽게도 최 전 장관은 페이스북에 '사실 정책 결정은 잘못한 것이 없었다'라는 취지의 말씀을 했는데 당당하게 청문회에 나와 그런 말을 하는 게 더 떳떳했을 것"이라고 힐난했다.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Copyright ⓒ 메트로신문 & 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