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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시황

ELS조기상환 1년여만에 사상 최대

#.50대 자산가인 박 모씨. 그는 물려받은 자산과 금융소득으로 생활하는 '위험 중립형' 투자자로 분류된다. 주가연계증권(ELS) 상품만 생각하면 잠이 안 온다. 기초자산 종목 주가가 기준가보다 50% 넘게 하락하지 않으면 "손해 보는 장사가 아니다"는 상담사의 말만 믿고 투자했다가 적잖은 손해를 보고 손절매를 했기 때문이다. 그는 다시 고심 끝에 국내 한 증권사 프라이빗뱅커(PB)를 찾았다. 미워도 다시 한 번. PB의 조언대로 우선 사모 주가연계증권(ELS)에 자산의 약 20%를 넣었다. 맞춤형 설계가 가능하다는 점이 마음을 움직였다. 그는 "1억원을 예치하면 은행에서 계산해준 세후 이자가 연간 150여만원 안팎에 불과했다. 아까운 돈을 은행에 썩히느니 한 푼이라도 더 벌 수 있는 곳에 투자했다"고 전했다.

애물단지 신세였던 국민 재테크 상품인 주가연계증권(ELS)의 조기 상환율이 다시 늘었다.

ELS상품의 대표적인 기초자산인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이하 H지수)가 살아나고, 영국의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우려가 줄어들면서 세계 증시가 어느 정도 안정을 되찾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의 금리 인상, 브렉시트 등 우려가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어서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조기 상환이 안 된다고 해서 바로 손해가 확정되는 것은 아니지만 예기치 않게 자금 묶여 유동성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어서다.

◆ 조기 상환 다시 늘었다고 안심할 수 있나

11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8월 말 기준 ELS조기상환액은 4조4330억원이다. 전달 2조3075억원 보다 2조1255억원 늘어난 것이다.

9월 들어서도 9일 현재 1조964억원이 조기상환됐다.

지난해 9월 이후 약세를 이어가던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H지수), S&P 등 글로벌 지수의 레벨이 높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일반적으로 3년 만기 지수형 ELS는 가입 후 6개월 만에 도래하는 첫 조기 상환일에 모든 기초 자산의 가격이 가입 때의 85∼90% 이상을 유지하고 있으면 원금과 수익금을 가입자에게 돌려준다.

홍콩H지수는 지난 주말 기준 1만57.97포인트이다. 최근 증시가 살아나고 있지만, 본격적인 회복으로 보기는 힘들다. 공모ㆍ원금비보장형 ELS 상품을 기준으로 H지수가 7000선에 도달하면 4조원, 6000선이면 6조3000억원으로 손실은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증권가 한 관계자는 "ELS의 부진 탈출은 조기상환이 늘어나는 데서 출발한다. H지수 사태로 서너 달 전 조기 상환이 대거 실패하면서 신규 발행이 주춤하고 있다"며 "조기 상환이 늘어나려면 추세적인 지수 상승이 전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수익률도 썩 좋은 편은 아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 등 상위 10개 증권사의 지난달 ELS 평균 상환수익률은 4.75%였다. 같은 기간 코스피200 수익률 4.35%를 소폭 웃도는 수준이다.

그 영향으로 ELS발행도 급감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8월까지 ELS 총 발행액은 22조9998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기간 발행액 합계 54조5248억원과 비교해 반토막이 났다.

◆ 국민 재트크 ELS 잘못 발들여 놨다간 낭패

국내 증권사 한 관계자는 "글로벌 증시가 다시 회복세를 보이고, 일부 ELS도 손실이 확정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당분간 지켜보는 게 좋다"고 조언한다.

문제는 원금비보전형 ELS가 70%를 넘을 정도로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점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투자자들이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높은 수익률을 제시하는 ELS를 선호해서 원금보장형의 점유율은 30% 이하로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원금비보전형 ELS는 기초 자산의 주가가 일정 범위에 있으면 10∼20%대의 수익을 얻지만 제한된 범위를 넘어서면 손실은 눈덩이 처럼 커지는 구조다.

한 전문가는 "증권사들이 판매할 때 개별 종목 하락에 따른 손실보다는 수익만을 강조하는 게 현실로 멋모르고 가입하는 사례가 많다"며 "ELS는 주가가 하락하지 않는데 베팅하지만 주가가 크게 떨어지면 손실을 보는 '미들 리스크' 상품"이라고 말했다.

특히 수익률은 10∼20%로 고정돼 있지만 주가가 사전에 정해진 범위를 벗어나면 손실률에는 제한이 없는 '비대칭성'도 지니고 있다. 이 때문에 '악마의 상품'이란 별칭이 붙었다.

NH투자증권 최창규 연구원은 "ELS 운용실태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점검이 지속되고 있다"면서 "조만간 발표될 것으로 보이는 파생결합증권 건전화 방안에서의 추가 규제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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