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주류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와인과 수입맥주는 강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위스키는 주춤하고 있다.
19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 8월 현재까지 와인 수입액은 1억2458만달러로 전체 수입주류 1위를 기록했다. 이어 맥주가 1억1594만달러로 지난해 3위에서 한 단계 상승했다. 반면 위스키는 1억798만달러로 3위로 하락했다.
위스키는 지난해 와인에게 수입규모 1위 자리를 내준 데 이어 올해는 맥주에게 2위 자리도 빼앗겼다.
◆위스키의 위기
위스키는 2000년대 중후반 2억달러 규모로 수입주류에서 수입액 1위 자리를 차지했다.
그러나 경기불황 등의 이유로 국내 위스키 시장이 계속 위축되면서 최근 저도주 트렌드에 발맞춰 알코올 도수 40도 이하의 '저도주' 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소비자 관심은 예전만 못하다.
반면 와인은 2003년 1차, 2007년 2차 부흥기를 맞았다. 지난 2000년 1988만달러 규모였던 와인 수입은 2003년 4590만달러로 늘었다. 2007년 1억5075만달러로 처음으로 1억달러를 넘겼다. 이후 꾸준히 성장세를 기록해 지난해에는 위스키까지 제쳤다.
당시 프랑스 와인을 비롯해 칠레, 호주 등 다양한 원산지의 와인들이 국내로 유입됐다. 2004년에 발효된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칠레산 와인의 수입이 늘었고, 이후 한-미 FTA와 한-EU FTA로 각국의 와인이 국내 소비자를 공략했다.
이 기간 위스키는 쇠퇴했다. 위스티는 2001~2008년 2억달러 수입고를 달성했다. 2013년 수입액이 1억8526만달러를 기록했다. 2014년 1억9828만달러로 소폭 상승했지만 지난해 1억8815만달러로 최근 3년간 2억달러를 넘기지 못했다. 올해 8월까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가 감소했다.
◆국내 음주 문화의 변화
국내 음주문화의 변화가 위스키 시장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술을 대하는 태도와 취향이 바뀌면서 음주를 다양한 방법으로 즐기고 있다. 과거에는 취할 때까지 마셨다면 최근에는 술을 가볍게, 다양하게 즐기는 문화로 변화했다. 또한 독한 술보다는 맛과 향을 즐기는 음주 문화가 정착되면서 위스키 소비 감소에 일조했다는 것이다.
주류수입협회에 따르면 올해 7월까지 위스키 전체 판매량은 전년대비 5.5% 줄었다. 지난해 위스키 시장 판매 감소율 2.2%와 비교하면 위스키시장의 위축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맥주의 수입액은 지난 2000년 503만달러를 기록했으며 2011년까지 5845만달러를 정도였다. 2014년 1억1169만달러로 급증했으며 올해 1~8월 맥주수입액은 1억1594만달러를 기록 이미 2014년 한해 수입규모를 넘겼고 올해 맥주 수입규모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수입맥주가 위스키를 넘어선 이유로 대형마트를 통한 판매가 늘어난 것도 한 몫했다는 평가다. 올해 8월까지 이마트의 수입맥주 신장률은 매달 평균 18%에 달했다. 롯데마트의 1월부터 9월18일까지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한 매출신장률은 18.5%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관세청 측은 2012년부터 대형마트에서의 수입맥주 판매가 늘면서 맥주 수입도 증가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한 전문가들은 달라진 접대문화의 변화도 위스키 소비량 감소의 원인으로 꼽았다. 유흥업소 결제에 사용할 수 없는 법인카드인 클린카드가 등장하고 리베이트 쌍벌제 도입 등으로 유흥업소 접대에 찬바람이 불면서 위스키 소비를 제한시켰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