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침체가 장기화됨에 따라 패션 기업과 업체들이 몸집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네트웍스는 '오브제' '오즈세컨' '세컨플로어' 등 자체 토종 브랜드와 함께 '캘빈클라인', '타미힐피거', 'DKNY' 등 해외브랜드 판권을 갖고 있는 패션사업부문을 현대백화점에 매각할 예정이다.
SK네트웍스는 지난해 운영하던 워커힐 면세점이 재허가를 받지 못하게 되면서 큰 타격을 입은 바 있다. 이 여파는 올해까지 이어지고 있으며 올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1% 감소한 9조2057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8.1% 감소한 558억원, 영업이익률은 0.6%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0.08% 포인트 감소했다.
이에 SK네트웍스의 이번 매각은 안정적인 수익원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2009년 중국에 진출해 비즈니스 성장동력 역할을 해온 자체 브랜드 '오즈세컨'의 경우 중국 시장의 K-패션 활황세가 이전같이 않자 매출이 급감했다. 여기에 불황과 소비침체, SPA 브랜드의 시장 잠식 등으로 인해 패션사업부문의 전망이 밝지 않다고 판단, 매각을 감행한 것으로 보인다.
SK네트웍스는 패션부문 매각이 완료되면 상사(무역), 정보통신, 에너지판매(주유소), 카라이프(렌터카, 정비), 호텔사업 만을 영위하게 된다.
지속되는 소비침체 여파는 다른 패션 기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LF는 올해 초 남성복 '일꼬르소'와 영캐주얼 '질바이질스튜디오'까지 백화점 영업을 중단했으며 이들 브랜드를 모두 온라인몰 전용 브랜드로 전환했다.
중견 패션기업인 시선인터내셔널도 여성복 '칼리아'와 남성복 '캘번'의 백화점 영업 중단을 시작으로 올해 '르윗'까지 추가했다. 이들 브랜드들은 홈쇼핑이나 온라인 전용으로 유통채널을 갈아 탔다.
일부 패션 업체는 불확실한 경영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브랜드 효율화를 추진하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남성복 부문에서는 '로가디스'의 세컨드 브랜드이자 프리미엄군인 '로가디스 컬렉션'을 '갤럭시'로, 중저가 '로가디스그린'을 '로가디스 스트리트'로 흡수해 재편하기로 했다.
또한 '빈폴키즈'를 '빈폴맨' 산하 키즈라인으로 통합하고, 남성 캐주얼 브랜드 '엠비오'는 내년 2월 이후 사업을 접는다. 잡화 브랜드 '라베노바'는 론칭 1년여 만인 내년 초에 영업을 끝낸다.
삼성물산은 이들 브랜드를 중단하는 반면, SPA 브랜드 '에잇세컨즈'와 편집숍 '비이커'에 힘을 싣는다. 현재 지드래곤과 콜라보한 제품으로 좋은 고객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는 '에잇세컨즈'는 내년 중국 진출을 시도한다.
이처럼 장기침체와 매출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는 패션업계는 지속적으로 몸집을 줄이고 있다. 실제로 삼성디자인넷에 따르면 국내 패션시장은 지난해 38조원 규모에서 올해는 약 39조원 규모로 2.6% 증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소비침체 분위기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당분간 패션업계의 몸집 줄이기는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