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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시황

롯데 신동빈 회장, 지주사 '한국롯데홀딩스(가칭)' 만든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롯데그룹



# 2015년 경영권 분쟁이 한창이던 롯데그룹. 우리말을 거의 하지 못하는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장남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방송사에 잇달아 일본말 인터뷰를 내보내자 롯데그룹은 '국적 논란'에 휩싸였다. 가족 간에도 대부분 서로 일본식 이름을 부르고, 신 총괄회장이 차남 등을 해임하라고 명령했다는 소위 지시서까지 온통 일본어로 작성된 사실이 방송을 타면서 국민 정서를 자극했다. 이 같은 기류를 의식한 듯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우리말로 대국민 사과 메시지를 전하며 "매출의 95%가 우리나라에서 나온다. 롯데는 한국 기업"이라며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 검찰 수사가 롯데그룹 수뇌부를 겨냥하던 6월. 롯데의 지배구조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른다. 롯데가 한국에서 벌어들인 돈이 일본으로 간다는 '국부 유출' 논란이 이번 수사의 배경 중 하나라는 설이 시장에 퍼졌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오는 2018년까지 '한국롯데홀딩스(가칭)'란 지주회사를 만든다. 지주사 전환을 통해 롯데를 완전한 한국기업으로 만든다는 계산이다.

가족 간 경영권 분쟁이 검찰 수사로 확대되면서 그룹이 흔들리자 '지주회사 전환'이란 극약 처방으로 위기에서 벗어나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궁극적으로는 한·일 롯데그룹을 완전히 분리해 일본 주주들의 간섭에서 벗어나 신동빈 체제를 확고히 할 전망이다.

지주회사 추진 과정에서 호텔롯데 상장과 복잡하게 얽혀 있는 그룹 내 순환출자 고리를 연내 80% 이상 해소하는 작업도 속도감 있게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롯데홀딩스와 롯데스트래티직인베스트먼트를 통한 지배구도

자료=이베스트투자증권, 2016년 6월 기준>

◆한국롯데홀딩스, 국내 주주 80% 이상이 지배한다

21일 롯데그룹 고위 관계자는 "신 회장이 2년내 지주사 전환 의지를 갖고 있다"면서 "지주사가 되면 '국부 유출' 논란도 잠재울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주회사의 지분 구도는 국내 주주 65%, 연기금 등 기관 15% 등으로 구성할 계획이다.

반면 일본 주주의 지분은 18%로 제한할 방침이다. L투자회사, 일본 롯데홀딩스, 광윤사, 종업원지주회, 임원지주회의 그늘에서 완전히 벗어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호텔롯데가 지주회사가 될 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신동빈 회장도 지난 5월 호텔롯데 기업설명회(IR)에서 "지주회사에 대해 다방면으로 검토하고 있으나 호텔롯데를 (지주회사로) 전환할 계획은 없다" 고 밝힌 바 있다. 호텔롯데 상장에 앞서 지주회사 전환문제를 들춰 논란거리로 만들 필요가 없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특히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의 경영권 분쟁이 끝나지 않은 점을 의식한 것으로 해석된다.

시장에서는 호텔롯데를 지주사로 전환하는 동시에 사업재편에 나설 것으로 예상한다. 호텔롯데는 이를 위해 기업공개(IPO)를 다시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호텔롯데의 상장과 호텔롯데를 정점으로 하는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은 복잡하게 얽힌 이슈를 해결하고, 승계문제까지 마무리 짓기 위한 필연적인 선택"이라며 "궁극적으로 호텔롯데 단독, 또는 롯데쇼핑과 롯데제과를 연계한 지주회사 체제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증권가는 호텔롯데의 기업가치를 최소 10조~13조원, 많게는 20조원까지 평가한다.

현재 한국 롯데의 지주회사격인 호텔롯데 지분의 99.3%를 일본 롯데홀딩스와 L투자회사 등 일본 롯데가 갖고 있다.

그룹 관계자는 "기존 주주들이 이득을 취하는 구주매출은 제안할 방침이다"면서 "경영권을 유지하는 틀 안에서 대규모 공모를 통해 일반 투자자들의 참여를 이끌어내 대주주 지분율을 낮추는 신주 발행 후 공모 방식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경우 현재 일본 롯데 계열사들이 98% 이상 보유 중인 호텔롯데 지분은 뚝 떨어져 '롯데=일본기업'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도 상당 부분 희석될 것으로 보인다. 당초 호텔롯데는 IPO 과정에서 신주 25% 발행과 기본 대주주 보유지분 10% 매각 등을 포함, 전체 발행 주식의 35%를 공모할 계획이었다.

신 회장은 지난 6월 상장 철회 직후에도 "연말 까지는 상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꼭 상장하겠다"고 거듭 밝히는 등 상장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기업 투명성을 높이고 일본 롯데홀딩스와 L투자회사들이 가진 호텔롯데의 지분을 줄여 일본롯데가 한국롯데를 지배하는 구조를 개편하겠다는 것.

계획대로 호텔롯데의 IPO가 이뤄질 경우 신 회장의 호텔롯데는 단번에 5조원 안팎의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 롯데그룹의 실질적인 최고경영자(CEO)로서 지배구조 강화, 사업 구도 개편, 인수합병(M&A)에 필요한 유동성 자금도 숨통이 트이는 셈이다.

하지만 호텔롯데 상장만으로는 '일본롯데→호텔롯데→한국롯데'라는 지배구조만 바꿀 뿐 일본롯데의 한국롯데 지배력을 낮추는 데는 한계가 있다. 일본 롯데홀딩스와 L투자회사들이 다른 국내 롯데 계열사들의 지분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 역시 해결해야 할 과제다.

만약 호텔롯데가 지주사가 되지 않으면 한국롯데홀딩스(가칭) 같은 제3의 회사를 만들어 지주사로 바꾸는 안도 거론된다.

호텔롯데, 롯데제과, 롯데쇼핑 보유 지분 현황 자료=이베스트투자증권, 2016년 6월 기준



◆신동빈의 승부수, 한·일 롯데 '원 톱(one top)' 굳히기

2년 내 지주회사 전환에는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 현행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전환을 위해서는 ▲순환출자 해소 ▲금융사 보유 금지 등을 포함한 복잡한 요건을 갖춰야 한다.

하루아침에 끝낼 수 있는 작업이 아니라는 얘기다.

롯데그룹의 전체 순환출자 고리 수는 올 4월 기준 67개다. 신 회장이 개인 재산을 털어 롯데제과 주식 1만9000주를 사들임으로써 순환출자 고리 34%(140개)를 한꺼번에 끊었다. 이어 호텔롯데가 롯데쇼핑 등 3개 계열사 보유주식을 매입해 209개(50.2%) 고리를 추가로 없앴다.

그러나 대기업집단 중 순환출자 고리가 가장 많다. 다만 순환출자 해소에 필요한 비용이 2조2444억원에서 1조7509억원으로 4935억원 감소했다는 게 다행이다.

롯데그룹 금융계열사 관련 지분구조 자료=이베스트투자증권, 2016년 6월 기준



지주사 체제 전환에서 가장 큰 걸림돌로 꼽히는 것은 금융 계열사의 처리 문제다.

신동빈 회장도 "지주회사 전환에는 금융계열사 처리 같은 어려움이 있고 대략 7조원의 재원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할 경우 현행 공정거래법상 금융계열사를 소유할 수 없기 때문이다. 롯데가 지주회사 체제로 개편될 경우 롯데카드, 롯데손해보험, 롯데캐피탈 등 금융계열사 지분을 정리해야 한다.

중간금융지주가 허용되면 간단히 해결할 수 있다.

정재찬 공정거래위원장도 "기업들이 지배구조를 투명하게 하면서 좀 더 원활하게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할 수 있도록 중간금융지주사를 허용하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곧 국회에 제출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지주사의 중심인 호텔롯데 상장도 검찰 수사가 시작되면서 무기한 연기된 상태다. 비자금 조성, 탈세 등으로 관련 회계 장부가 조작된 사실이 입증될 경우 향후 3년 내 증권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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