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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시황

자체신용도 도입, 취약업종 등급하향 쓰나미 우려

# 지난 7월 국민은행은 2013년 이후 3년 만에 5억달러(약 5700억원)어치 외화채권을 발행했다. 3년 만기로 발행금리는 미 국채 금리에 0.875%포인트를 더한 연 1.724%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이번 외화채권의 발행 가산금리는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유통되고 있는 동일한 만기의 국내 시중은행 외화채권 가산금리보다 낮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S&P는 최근 국민은행의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상향했다.

# 지난 8월 SK E&S(신용등급 AA+)가 3년과 5년, 7년으로 나눠 총 25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하기 위해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총 6100억원의 기관 수요가 몰렸다. 높은 신용등급과 SK그룹의 후광효과가 흥행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신용등급은 기업의 자금조달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신용등급이 떨어지면 기업들은 투자자들에게 웃돈을 주고 돈을 빌려야만 한다. 웅진, 동양, STX, 대우조선해양 등 믿었던 대기업들이 줄줄이 무너진 모습을 본 투자자들이 기업의 신용등급 변화를 예의 주시하며, 선뜻 투자에 나서지 않기 때문이다.

갈 길 바쁜 금융사와 기업들이 '자체신용도(독자신용등급·stand-alone rating)' 제도 도입으로 신용 강등 쓰나미를 만날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취약업종 등급하향 쓰나미 우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신용평가사들은 모기업의 지원 가능성을 고려해 신용등급을 1~2 단계(notch) 상향한다.

자체신용도가 시행되면 당장 은행이 걱정이다. 외국계 신평사들은 농협, 신한, KEB하나, 국민, 우리 등 대부분의 국내 은행에 대한 독자신용등급을 1~3등급 가량 낮게 보고 있다.

건설, 운송, 철강, 조선 등과 같은 취약업종의 경우 개별기업의 자체신용등급이 시장 예상을 하회할 가능성도 있다.

이들 취약업종의 경우 이미 크레딧 시장에서 리스크가 노출됐다. 여기에 자체신용등급이 도입되면서 낙인효과가 확대되고, 재무융통성은 더 떨어질 수 밖에 없어서다.

국내 기업 중 34%는 1단계 이상 등급이 하락할 것이란 분석(한국신용평가가 시뮬레이션)도 있다. 또 29%는 1단계, 4%는 2단계, 1%는 3단계 등급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3%는 오히려 등급이 1~2단계 오를 전망이다.

임형준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신용평가사의 자체신용도 기재가 이뤄지면 등급이 도출되는 정보와 논리가 더욱 명확하게 드러난다"며 "투자자들이 의사결정을 하는 데 투명성과 다양성을 확보하고 장기적으로 기업들의 지배구조를 개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등급평가 '신뢰' 전제 돼야 시장 발전

금융권과 재계는 무더기 신용강등을 걱정한다.

이미 시장에서는 글로벌 경제위축과 구조조정의 여파로 기업들의 신용등급이 뚝뚝 떨어지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 신용등급이 상승한 회사는 12개사에 그친 반면 하락한 회사는 총 39개사나 된다.

뒷걸음질 치는 한국 기업들의 경쟁력을 여실히 보여주는 하나의 단면이다. 신용등급은 기업의 재무 상태와 향후 성장성을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거울이기 때문. 신용등급이 강등된 기업들은 당장 자금 조달 비용이 크게 늘어난다.

재계 한 재무담당 부서장은 "대기업이라고 해도 신용등급이 A- 이하면 회사채 발행으로 자금을 조달하기가 쉽지 않다. 자체신용도제도가 도입되면 아무리 대기업이라 하더라도 업력이 없는 계열사는 좋은 신용등급을 받기 어렵다. 경기전망이 어두운 가운데 조달 금리까지 높아지면 경영이 더 어려워 질 수 있다"고 불안감을 전했다.

기업 신용리스크는 가계나 국가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도 크다. '신용등급 하락→투자 위축→실적 악화→소비 위축→경기 침체'의 악순환 고리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자체신용도 도입에 따른 충격은 일시적일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오히려 △신용등급의 신뢰성 제고 △구조조정 촉진을 통한 기업 건전성 개선 등 긍정적인 효과가 더 클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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