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높이를 낮춰라. 업무전문성을 살려라. 자신이 잘할 수 있는 일을 해라.'
전국경제인연합회 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가 어려운 관문을 뚫고 일자리 찾기에 성공한 중장년 구직자들의 유형별 재취업 성공비결을 22일 공개했다.
20년간 대기업 기획부서와 해외영업부서에서 역량을 발휘했던 김씨. 대표이사까지 오른 그는 시장상황이 급변하면서 한순간에 구직자로 신분이 바뀌었다.
재취업 시장에서 50대 중반 나이는 쉽사리 넘기 어려운 장애. '고스펙'도 김씨의 발목을 잡았다. 창업을 해볼까도 생각했지만 자금문제로 이마저 여의치 않았다.
김씨는 그러던 중 전경련일자리센터로부터 중소기업 해외영업팀장으로 지원해보지 않겠냐는 제안을 받았다.
그리고 김씨는 눈높이를 낮춰 해당 자리에 지원, 제 2의 길을 다시 가고 있다.
전경련 일자리센터 이인숙 선임컨설턴트는 "최근 들어 채용기업의 제시연봉과 중장년 구직자들의 희망연봉과의 차이는 크지 않은 상황"이라며 "연봉수준에 연연하기 보단 공백기를 줄이는 방향으로 재취업전략을 짜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23년간 건설업에 몸 담아 온 이씨. 이씨 역시 50대 중반 나이에 퇴직이라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 5년간 이력서를 낸 것만 해도 수 백 건이었다.
이씨는 올해 3월 전경련 일자리센터에 채용을 의뢰한 한 중견건설업체에 면접을 봤다. 업무경험이 많고 조직관리가 가능한 중장년을 채용하겠다는 채용조건과 이씨의 경력은 딱 맞아 떨어진 것. 이씨는 "그동안 대기업에서 쌓아온 업무노하우를 새롭게 시작하는 회사에 하나하나 접목해 성과를 배가시키겠다"고 말했다.
전경련일자리센터 관계자는 "재취업 할 때 자신이 다년간 경험해 온 경력을 살려서 일자리를 구하는 것이 훨씬 더 유리하다는 것이 통계적으로도 반증되고 있다"면서 "특히 사무직의 경우 75.2%가 경력을 살려 사무직으로 재취업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금융회사에서 31년간 일한 후 정년퇴직한 나씨는 잘 할 수 있는 분야에 도전, 환갑 나이에 새롭게 시작한 케이스.
나씨는 퇴직 후 다른 동료들과 마찬가지로 제2금융권과 같은 동종업계로 재취업을 시도해왔다. 하지만 자리는 쉽게 나타나지 않았다.
그가 주목한 것은 산업체 우수강사. 직장경험을 살려 특성화고나 마이스터고의 금융관련 강사로 지원한 결과, 결국 지방의 한 특성화고교에 둥지를 틀 수 있었다. 이후 약 3년간 금융관련 산업체 우수강사로 근무한 나씨는 최근 또 한 번의 전직에 성공했다.
올해 3월부터 한국주택금융공사의 노후설계 상담사로 재취업한 것이다. 어르신 대상으로 주택연금, 노후설계, 연금관련 강의 등을 하고 있다.
전경련 중소기업협력센터 배명한 소장은 "퇴직이후 우왕좌왕하기보다 '1일 1사 지원하기'와 같은 작은 목표를 설정하고, 하나하나 이루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특히 퇴직 후 위축되지 말고 지인을 만나 취업정보를 탐색하는 등 적극적인 마음가짐을 가지고 전반적인 경기흐름, 업황 등을 고려해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보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