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가 최근 새로운 소비 계층으로 떠오르고 있는 1인 가구를 위한 보험 상품에 주목하고 있다. 1인 가구에 특화된 상품은 물론 '홀로 리스크'를 대비한 실손보험과 1인 노인가구의 증가에 따른 간병보험 등이 그 일환이다. 여성을 전용으로 하는 상품과 반려동물의 진료비를 보장하는 상품도 있어 눈길을 끈다.
김세중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1인 가구는 보험사고 발생 시 경제적 충격에 취약하기 때문에 보험에 대한 니즈, 특히 1인 가구에 특화된 보험상품에 대한 니즈가 클 수밖에 없다"며 "보험사들이 1인 가구 증가에 따라 이에 대응하는 상품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실손보험으로 의료비 지출 관리
22일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1인 가구 비중은 지난 2000년 15.6%에서 지난해 27.1%로 15년 만에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특히 오는 2035년이면 전체 가구의 34.3%가 1인 가구일 것으로 전망한다.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상대적으로 젊은 1인 가구의 경우 당장의 리스크에 대응할 수 있는 실손의료보험을 통해 노후대비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1인 가구의 저소득층 비율이 높아 예상하지 못한 의료비 지출이 있을 경우 리스크 관리가 힘들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가구원 수를 고려한 소득계층 분류상 1인 가구의 저소득층 비중은 45.1%"라며 "전체 가구의 저소득층 비중이 18.5%인 것과 비교하면 1인 가구의 저소득층 비율이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실손보험은 병원과 약국 등에서 실제로 지출한 의료비를 보장한다. 통상 30세 기준 자기부담금 표준형(20%)에 상해입원·상해통원·질병입원·질병통원 등 4가지 가입담보를 설정할 경우, 월 보험료는 9000원에서 1만원대다.
삼성생명 '실손의료비보장보험 5.0(60세까지 가입 가능. 30세 표준형 기준 남성 1만1340원·여성 1만3710원)', 흥국생명 '무배당 실손의료비보험(60세까지 가입 가능. 30세 표준형 기준 남성 1만1390원·여성 1만3980원)', DGB생명 '실손의료비보장보험 무배당 1604(70세까지 가입 가능. 30세 표준형 기준 남성 1만350원·여성 1만2230원)' 등 생명보험사부터 동부화재 '다이렉트 실손의료비보험 1604(70세까지 가입 가능. 30세 표준형 기준 남성 9246원·여성 1만986원)', 현대해상 '(무)실손의료비보장보험 갱신형(70세까지 가입 가능. 30세 표준형 기준 남성 1만3055원·여성 1만3369원)', 메리츠화재 '실손의료비보험 1604(70세까지 가입 가능. 30세 표준형 기준 남성 1만237원·여성 1만2189원)' 등 손해보험사까지 보험사별로 갖가지 실손보험 상품을 취급하고 있다. 덕분에 소비자 선택권이 다양하다는 장점과 더불어 꼼꼼한 비교를 통해 본인에게 적합한 상품을 잘 알아보고 가입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전문가들이 조언이 뒤따른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실손보험은 위험을 보장하는 보험의 기본 임무에 충실한 상품"이라며 "1인 가구는 다인가구에 비해 다소 필수지출 비중이 크기 때문에 실손보험 가입 시 가장 기초적인 의료비 절감으로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고 전했다.
◆고령 사회, 간병보험과 연금보험은 필수
우리나라가 고령 사회로 진입하면서 1인 가구 비중에서 노령 가구의 비중이 크게 늘었다. 때문에 노후보장에 대한 보험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간병 비용이 일 7~9만원 선에 달하고 중증 질환에 대한 진료비 부담이 확대되고 있어 간병보험과 연금보험에 대한 수요가 많다. 보험업계는 65세 이상 고령층의 경우 89.2%가 고혈압과 당뇨, 고지혈증 등 만성질환을 앓고 있다고 보고 있다.
국민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10대의 월 진료비는 평균 1만9757원, 40대는 4만9000원 수준에 불과했지만 70대는 이보다 무려 5배가량 높은 20만3000원을 기록했다"며 "고령화에 따른 만성질환 증가가 진료비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장기간병과 사망을 보장하는 '통합유니버설LTC(Long Term Care)종신보험'을 출시했다. 치매나 중풍 등 각종 노인성 질환으로 인해 장기간의 간병이 필요할 때 간병자금 등을 보장한다. 가입자가 치매·중풍·파킨슨병 등 각종 노인성질환 등으로 장기요양상태(1·2급)가 될 경우 장기간병자금으로 일시금과 연금이 지급되고, 사망했을 경우 추가로 사망보험금을 제공한다.
동부화재는 최대 110세까지 간병비와 간병연금을 보장받을 수 있는 '무배당 프로미라이프 가족사랑간병보험'을 판매한다. 노인성 질환으로 장기요양이 필요할 때 간병비와 간병연금을 집중 보장한다. 특히 장기요양등급에 따라 손쉽게 약정된 보험금을 지급받을 수 있다. 실손의료비·입원일당·성인병 진단비·사망 보험금 등 장기간병 이외의 다양한 특약도 자유롭게 추가할 수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고령 사회로 1인 가구 중 노인 비율이 높아져 간병보험에 대한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며 "특히 경제적으로 안정적이지 않는 1인 가구일수록 노후에 대한 대비를 보다 철저히 해야 한다"고 전했다.
삼성생명 통합유니버설 LTC종신보험./삼성생명
◆1인 여성가구 급증…여성전용·반려동물보험 출시
여성은 상대적으로 남성보다 다양한 위험에 노출된다. 1인 여성가구의 급증으로 이들에 대한 보험상품과 반려동물에 대한 보험 수요가 늘고 있다.
한화생명은 지난 2014년 여성전용 중대질병(CI)보험인 '여성CI보험'을 출시했다. 중대 암과 급성심근경색증, 뇌졸중 등과 같은 치명적 질병에 대한 보장은 물론 유방절제술, 류마티스관절염, 중증 루푸스 신염, 다발성경화증 등 여성들에게 발병하기 쉬운 질병을 특약으로 평생 보장한다.
롯데손해보험은 여성건강종합보험 '무배당 온리여성보험'을 선보였다. 여성 사회참여자와 가장비율이 증가 추세임에 따라 오직 여성만을 위해 생애주기에 따라 맞춤형 설계가 가능한 게 특징이다. 응급실 내원 시 응급실 내원비 특약을 통해 진료비를 보장하며, 여성들이 많이 사용하는 TV·냉장고·세탁기 등 6대 가전제품의 고장 수리시에도 보험금을 지급한다.
롯데손보는 반려동물에 대한 보험도 출시했다. 지난 2013년 출시된 롯데손보의 '롯데마이펫' 상품은 강아지와 고양이 등 반려동물의 수술·입원 시 의료비를 담보하는 '수술입원형상품'과 통원진료까지 추가적으로 보장하는 '종합형상품'으로 구성됐다.
삼성화재의 '파밀리아리스 애견의료보험2'는 만 6세 이하 애완견을 대상으로 1년 동안 상해·질병치료비, 배상책임손해 등을 보장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는 가구는 전체 가구의 21.8%로 추정된다"며 "반려동물이 나이를 먹으면서 녹내장·백내장·치아·피부병 등 각종 질병에 시달리면서 진료비 부담이 늘자 반려동물 보험상품에 대한 문의가 많아지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