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는 금융권 성과중심 문화에 대한 직원 수용성을 제고하고 조직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제도적 방안을 추진한다고 25일 밝혔다.
금융위는 현재 우리 금융산업에 대해 "대내외적으로 다양한 위기요인을 극복하기 위해 경쟁력 제고가 시급하다"며 "저성장·저금리로 인해 수익성이 악화되는 가운데 경기회복 지연으로 자산건전성 저하 위험에 노출되었으며 혁신적인 핀테크 산업 성장으로 지금까지완 전혀 다른 경쟁 환경에 직면, 향후 10년 이내 은행업 존립 자체가 위태로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 국내 금융산업은 보신주의와 무사안일한 문화로 인해 혁신적인 서비스 개발과 수익성 제고 등이 지체되고 있다"며 금융권의 성과중심 문화 정착 수준이 매우 미흡하다고 평가했다.
이날 BCG와 생산성본부에 따르면 국내 금융권은 해외와 비교할 때 생산성에 비해 임금수준이 과도하게 높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 대비 금융권 임금 비율은 지난 2014년 기준 영국(1.83), 프랑스(1.73), 독일(1.70), 미국(1.01) 대비 2.03으로 가장 높다. 또 제조업 대비 금융업 임금과 생산성은 1.4대 1.0으로, OECD 평균 1.6대 1.7 대비 낮다.
뿐만 아니라 지난 2010년과 2014년 중 전체은행 영업이익은 연평균 약 4% 감소하고 판관비는 3% 상승하는 등 지속적인 실적 악화와 인건비 등 판관비가 증가했다. 또 성과와 무관한 연공형·경직적 임금체계로 민간은행은 전 은행이 호봉제를 유지하고 집단평가 중심의 평가제를 운영하고 있다.
금융위는 "금융노조가 최근 주장하듯 성과중심 문화의 정착이 일방적으로 임금을 삭감하거나 쉬운 해고를 위한 것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성과별 보수 차등화를 통해 일을 잘하는 사람이 더 좋은 대우를 받아야 더 열심히 일할 동기가 부여되고 조직 전체의 성과도 향상되고 체계적 교육을 통해 금융산업의 경쟁력 강화에 필요한 전문성을 제고한다는 것이다. 또 객관적이고 공정하며 투명한 평가시스템을 통해 성과중심을 안착하고, 영업방식과 근무방식을 개선함으로써 국민이 보다 편리하게 금융서비스를 이용하고 생산성을 제고한다고 주장했다.
금융위는 "금융노조는 성과연봉제 도입으로 단기실적 위주의 영업관행이 유도됨으로써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입장이나 이는 성과연봉제 제도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평가모형을 어떻게 설계하느냐 문제"라고 호소했다.
정부는 이에 따라 성과중심 문화에 대한 직원 수용성을 제고하고 조직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제도적 방안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객관성과 공정성을 갖춘 성과평가시스템을 마련하여 과당경쟁 등 부작용을 사전 차단해 집단 평가지표에 고객만족도와 인재육성 등 질적이고 장기적인 성장 요소 비중을 확대한다. 또 유연근무와 여성인력 활용도 제고 등 업무효율과 생산성 제고를 위한 유연근무제 확산과 관리자급 여성 인력 육성 등 보완 제도를 시행한다.
금융위는 "금융사 생산성을 제고하고 고객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추진되는 성과중심 문화 정착이 금융노조의 반대로 무산된다면 우리 금융산업은 결국 금융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금융위는 지난 23일 금융노조의 파업에 대해 금융감독원 현장 점검 결과 은행 17곳 전체 직원의 약 15%, 1만8000여 명 정도가 참가했다고 전했다. 다만 신한·KEB하나·KB·우리 등 대형 시중은행 4곳의 파업참가율은 약 2.8% 수준으로 점포당 0.5명에 불과했다.
금융위는 "이날 모든 은행에서 인터넷 뱅킹과 모바일 뱅킹, 영업점 전산망 등 전산시스템이 정상 가동했다"며 "금융노조의 파업 목적인 '성과연봉제 도입 반대'에 대한 노조원들의 호응도는 낮은 수준"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