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분기 가계와 비영리단체가 금융기관에서 빌린 돈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저금리 기조 속 활발한 주택거래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2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6년 2분기 중 자금순환(잠정)'에 따르면 가계와 비영리단체의 자금조달 규모는 36조6000억원으로 전분기 20조2000억원 대비 16조4000억원 증가했다. 이 가운데 금융기관 차입금은 37조원으로 전분기 19조2000억원 대비 17조8000억원 늘었다.
한은 관계자는 "집을 사기 위해 빌린 주택담보대출 등 장기차입금이 늘어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자금운용 규모는 50조30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5조8000억원 늘었다. 이 중 금융기관 예치금은 23조5000억원에서 19조1000억원으로 감소했다. 가계가 저금리 등의 영향으로 저축성 예금 대신 보험이나 채권, 펀드 등 투자를 늘린 탓으로 보인다.
자금운용에서 자금조달 규모를 뺀 자금잉여 규모는 13조7000억원으로 전분기 24조3000억원보다 10조6000억원 줄었다. 지난 2011년 3분기(6조6000억원) 이후 최저치이자 2013년 3분기와 동일한 수준이다.
한은 관계자는 "가계가 쓰지 않고 남긴 여윳돈이 전분기 대비 절반가량 준 것은 개학, 어린이날, 어버이날 등 행사가 많아 민간소비가 크게 는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주택시장과 분양권 시장의 호조로 주택구입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진 탓도 있다"고 분석했다.
일반정부는 세수 확대 등의 영향으로 자금잉여가 전분기 5조3000억원에서 8조8000억원으로 확대됐다. 한은 차입금 상환과 재정증권 만기도래 등으로 자금조달 규모가 전분기 36조6000억원에서 8조3000억원으로 줄었기 때문이다. 자금운용 규모는 금융기관 예치금, 정부융자 등을 중심으로 전분기 41조8000억원에서 17조1000억원으로 축소됐다.
비금융법인은 자금부족 규모가 3조2000억원으로, 전분기 3조5000억원에서 소폭 줄었다. 예금취급기관차입금 등 간접금융이 축소된 반면 직접금융이 확대, 자금조달 규모가 전분기 21조4000억원에서 23조5000억원으로 늘었다. 자금운용 규모도 전분기 17조9000억원보다 는 20조2000억원으로 나타났다.
한편 지난 6월 말 기준 우리나라 총 금융자산 규모는 전분기 말 대비 187조원 늘어난 1경5133조원을 기록해 처음으로 1경500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확인됐다. 가계와 비영리단체가 53조4000억원으로 가장 큰 폭으로 늘었고, 비금융법인기업 13조2000억원, 일반정부 8조5000억원 등 순으로 증가했다.
금융부채는 가계와 비영리단체가 36조7000억원으로 가장 많이 늘었고 일반정부 22조4000억원, 비금융법인기업 15조2000억원 등 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