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 행사장에는 많은 고객들로 붐비고 있다./뉴시스
"국경절을 맞아서 한국에 왔습니다. 화장품이 정말 다양하고 저렴해서 좋아요. 한복을 입고 창덕궁, 경복궁에 가서 멋진 추억을 만들겁니다." (중국 관광객 용시이·25)
'코리아 세일 페스타'의 첫 주말을 맞아 주요 백화점 매출이 지난해 '코리아그랜드세일'과 비교해 10%가량 신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면세점 매출은 50% 이상 급증했다. 중국 최대 명절인 국경절 연휴(10월 1~7일)을 맞아 한국을 찾은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들이 찾은 면세점엔 한국어보다 중국어가 더 많이 들렸다. 한국인지 중국인지 헷갈릴 정도였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로 인한 매출 우려는 찾아볼 수 없었다.
3일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코리아 세일 페스타' 첫 날인 9월 29일부터 10월1일까지 3일간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10월 1∼3일)보다 12.1%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컨템포러리 패션(35.5%), 해외 패션(27.0%)의 매출 신장률이 높았다. 가구·홈패션 상품군 매출도 15.2% 증가했다.
롯데 본점의 중국인 매출은 28% 올랐다. 중국인들에게 인기 있는 선글라스 브랜드인 젠틀몬스터, 화장품 브랜드 설화수 등을 찾는 중국인들이 평소보다 20∼30% 증가했다.
같은 기간 현대백화점 매출은 10.2% 상승했다. 부문별로 해외패션(17.5%), 여성패션(15.8%), 가전(18.6%), 가구(18.7%) 등의 매출 신장률이 높았다. 중국인 매출은 52% 상승했다. 특히 무역센터점의 중국인 매출은 83% 늘었다.
신세계백화점도 같은 기간 매출이 9.7% 늘었다. 중국인 매출은 7.3% 상승했다.
백화점 업계는 가을 정기 세일의 판을 키워 '코리아 세일 페스타' 행사를 진행 중이다. 지난해 '코리아 그랜드세일' 행사보다 할인 품목이 다양해지고 할인 폭도 늘어났다.
행사 기간 롯데백화점이 분양가 7억원의 롯데캐슬 아파트를 경품으로 내거는 등 업계는 다양한 프로모션(파촉행사)으로 고객 유치전에 나섰다.
정현석 롯데백화점 영업전략팀장은 "코리아 세일 페스타를 맞아 방문 고객이 늘면서 매출이 모든 상품군에 걸쳐 고른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행사 종료(10월 16일)까지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해 매출 신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도 행사 기간 대대적인 할인행사와 문화공연 이벤트를 진행한다. 특히 전통시장 활성화 지원을 위한 상생 프로그램도 함께 진행한다.
현대백화점의 19개 전 점포에서 16일까지 500여개 브랜드가 참여하는 1차 세일에 들어간다. 평균 할인 폭은 20~50%이며 특별할인 상품의 경우 최대 70%까지 할인판매한다. 이번 행사는 의류패션·잡화부터 기존에 참여율이 낮았던 가전·가구 및 식품 등이 참여한다.
신세계백화점은 분더샵, 블루핏 등 신세계에서 직매입으로 운영하는 200억 물량의 럭셔리 직매입 브랜드 이월상품을 최고 80%까지 할인된 가격에 선보인다.
9일까지 본점, 강남점, 센텀시티점의 각 본매장에서 신세계가 단독 수입하는 명품 브랜드 피에르아르디, 페이, 요지야마모토, 아뇨나의 올해 신상품을 10~20% 특별 할인하는 행사도 세일 최초로 진행한다.
이달 말까지 외국인 고객들이 많이 찾는 본점, 강남점, 센텀시티점에서 지방시, 셀린느 등 명품부터 오설록, 강개상인 등 식품장르까지 중국인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브랜드 중심으로 모든 장르에서 총 180여개 브랜드가 최대 30% 세일에 돌입한다.
국경절 연휴를 맞아 중국인 관광객이 대거 입국하면서 면세점 매출도 큰 폭으로 늘어나는 모습이다.
롯데면세점은 국경절 연휴가 시작된 10월 1일과 2일 중국인 관광객 매출이 지난해 연휴 첫 이틀보다 40%가량(월드타워점 제외) 급증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매장이 많이 붐비고 있는데 특히 국경절이 시작된 이달 1일부터 중국인 고객이 늘어나면서 화장품 매장을 중심으로 긴 줄이 늘어선 모습"이라고 전했다.
신라면세점 서울점은 9월 29일부터 이달 2일까지 나흘간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가량 늘었고, HDC신라면세점 용산점은 이 기간 매출이 전 달 동기(8월 30일∼9월 2일) 대비 55%가량 증가했다.
갤러리아면세점 관계자는 "행사 초반 나흘간 매출이 전 달 같은 기간(8월 25∼28일)보다 20% 늘었다"며 "코리아 세일 페스타 홈페이지에서 쿠폰을 내려받은 외국인 고객에게 선불카드와 할인권 등을 제공하고 있어 고객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세계면세점은 센텀시티몰로 확장·이전한 부산점의 9월 29일∼10월 1일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0% 증가했고 올해 고가 수입 브랜드가 많이 입점한 인천공항점의 매출도 이 기간 100%가량 늘었다.
신세계면세점 관계자는 "중국인 관광객이 10월 3일부터 본격적으로 몰릴 것"이라며 "이번 국경절 기간 중국인 관광객이 20∼30% 늘면서 매출도 30%가량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면세점업계는 코리아세일페스타에 발맞춰 각종 이벤트도 진행한다. 신라아이파크면세점은 10월 7~8일 '용산 드래곤밸리 페스티벌'을 열고 전자제품 100원 경매, 경품행사 등을 진행한다. 7일부터 12일까지 K-MOVIE 페스티벌을 진행해 '국제시장', '도둑들', '관상', '수상한 그녀' 등 6편 상영한다.
신라면세점은 외국인 대상 '뜻밖의 행운' 이벤트를 진행한다. 이벤트 당첨자는 동반 1인과 함께 신라면세점과 서울신라호텔에서 '한국에서의 최고의 여행'을 경험할 수 있다.
신라면세점 관계자는 "코리아세일페스타 기간과 국경절이 맞물려 많은 외국인 관광객이 한국을 찾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지속적으로 양질의 쇼핑 경험을 제공해 한국 재방문율을 높이는 데 일조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