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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시황

[한국경제, D의 공포](2)저물가 속 경제심리 위축

구매력 저하로 소비 둔화주 : 구매력=실질임금X취업자수자료 : 통계청, LG경제연구원



국회예산정책처는 우리나라의 1인당 GDP가 2015년 2만7214달러에서 3년 후인 2018년 3만1744달러로 3만달러대 진입이 가능할 것이란 장밋빛 보고서를 내놓았다. 세계 스물 여섯 번째로 '30클럽'에 가입하며 선진국 반열에 올라선다는 것이다. 30클럽은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가 넘는 국가를 말한다.

지금까지 이 클럽에 가입한 나라는 미국과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일본 등 25개국 뿐이다. 국회예산처의 예측이 맞아떨어진다면 한국이 세계 강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는 자부심을 가져도 좋을 듯하다.

그러나 이 같은 장밋빛 전망을 받아들이기에 한국 경제는 너무도 불안하다. 연초부터 불거진 'D(디플레이션·Deflation)의 공포'가 점점 더 거세지는 분위기다. 유일호 경제팀이 들어선 후 기업 구조조정, 추가경정예산 등으로 경기 부양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회복은 커녕 침체 가능성만 더 언급된다.

◆실업률 등 외환위기 수준

디플레이션을 보여주는 지표들이 적지 않다. 디플레이션이란 물가가 하락하고 경제 활동이 크게 침체하는 현상이다. 당장은 물건값이 싸지니 물가가 오르는 인플레이션(inflation)보다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저물가가 이어지면 소비자가 구매를 안 하고 생산과 기업 활동이 위축돼 경제 전반이 침체의 늪으로 빠진다. 따라서 디플레이션을 가늠하는 가장 정확한 잣대는 물가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8월 생산자물가지수는 99.02로 전월보다 0.1% 상승했다. 이는 7월 0.1% 하락한 후 다시 반등한 수치다.

속을 들여다 보면 좋아할 일도 아니다.

윤창준 한은 경제통계국 물가통계팀 과장은 "지난달 폭염으로 농산물 생산량이 줄어들면서 가격이 상승한 영향으로 생산자물가지수가 다시 올랐다"고 설명했다. 수요보다 공급 측면의 영향이 컸다는 얘기다.

생산자물가가 하락하면 똑같은 양의 제품을 팔더라도 매출은 줄어든다. 생산자물가는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준다. 소비자물가 하락으로 이어질 경우 근로자의 소득을 줄고, 결국 소비 부진과 투자 위축으로 경제 전체가 활력을 잃게 된다.

그런데도 한국은행 총재의 모습은 뒷짐이다.

"물가안정이 한은 통화정책의 주요 목표이지만 모든 정책을 물가에만 맞출 순 없으며, 물가안정이 한은만의 책임이라는 시각은 잘못된 것이다. 물가를 끌어올리려면 마이너스 금리를 해야 하는 상황인데 그렇게 하면 부작용이 너무 크다."(7월 14일 한국은행 이주열 총재)

내부에서 조차 지적이 나왔다.

"7월 당행이 저물가의 원인, 물가전망 경로, 향후 정책운영 방향 등을 충실히 설명하기 위해 나름대로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서는 일부 미흡한 부분이 있었다는 지적이 있었다. 10월에는 일반 국민이 물가목표 이탈 시 합리적 정책대응, 중앙은행의 책임성 등을 보다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자료 준비 등에 최선을 다해 달라."('2016년 제16차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

더 큰 걱정은 일부 지표들이 1990년대 후반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수준으로 잇따라 곤두박질치고 있다는 것.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청년실업률은 9.3%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무려 1.3%포인트나 껑충 뛰었다. IMF 외환위기 여파에 시달리던 1999년 8월 10.7%를 기록한 이후 같은 달 기준으로 가장 높은 수준이다.

고용시장의 악화는 직·간접적으로 가계소득의 정체와도 맞물려 움직이는 양상이다. 올해 2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명목 기준)은 지난 해 같은 기간보다 0.8% 증가한 데 그쳤다.

소비활력도 뚝 떨어졌다. 개별소비세 인하 등 정책효과가 사리지면서 상반기 9%에 달했던 소매판매 중 내구재소비 증가율은 7~8월 3.1%까지 감소했다.

한국 경제를 이끌어온 제조업 엔진도 점차 식어가고 있다. 올해 2·4분기 제조업 가동률은 72.2%까지 떨어져 IMF 위기가 계속되던 1999년 1분기(71.4%)와 거의 비슷한 수준에 근접하는 모습이다.

◆IMF, 디플레이션 중장기적으로 지속

한국경제가 디플레이션 국면에 이미 들어선 것일까.

많은 전문가들은 디플레이션이 왔느냐는 질문에 'NO(아니다)'라고 답한다. 경제 불확실성을 감안하면 확실한 답을 내리기 어렵지만, 당장 걱정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것이다.

한은은 지난 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국민의당 박주현 의원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서 "디플레이션은 기대인플레이션이 하락하는 가운데 물가 하락이 상품 및 서비스 전반으로 확산하는 현상인데 현 상황에서 디플레이션 진입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나 결코 안심할 처지가 못된다.

현대경제연구원은 한국 경제가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하락)에 가까운 '준(準)디플레이션'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분석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현재 경기는 수요 부족으로 산업생산 활동이 위축되면서 경제 전반에 과잉공급능력이 심화되는 장기불황 국면"이라면서 "경제성장률 2%대가 고착화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그는 "현재의 장기불황 국면에서 조속히 벗어나기 위해서는 내수의 추가 침체를 방어하면서 수출에서 경기회복의 계기를 모색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우리의 문제만은 아니다.

IMF는 2008~2012년 수입품 가격이 물가상승에 기여해왔지만 2012년 이후 유가 하락 등으로 그 역할이 약해졌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른 디스인플레이션 현상도 중장기적으로 지속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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