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손가락질 받던 tvN, '파워채널' 될 수 있던 동력
2006년 10월 9일 탄생한 채널이 있다. 바로 tvN이다. 개국 당시 '자극적이고 선정적이다'라는 손가락질을 받았지만, 10년이 지난 지금 tvN의 분위기는 180도 바뀌었다.
'친척모임에 가서 tvN 방송국에서 일한다고 했을 때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던 어르신들이 이제는 두발 벗고 환영해준다'고 tvN 총괄 PD가 웃으며 말할 정도니 말이다.
tvN은 '색다른 TV'라는 콘셉트를 기반으로 페이크 다큐, 시즌제 드라마 도입 등 지상파 방송에서 할 수 없는 것들을 소재로 다루며 시청자의 인지도를 쌓았다. 물론, 이 과정에서 생긴 '자극적인 오락 채널'이라는 오명이 생기기도 했지만, 대중의 공감을 사는 콘텐츠 개발로 씻어낼 수 있었다.
현대 사회인에게 큰 웃음과 울림을 안긴 드라마 '미생'과 '막돼먹은 영애씨', 과거 향수에 젖게 만든 '응답하라 시리즈'가 tvN의 대표적인 드라마다. 아울러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을 들게 한 나영석 PD의 예능 프로그램 '삼시세끼'와 '꽃보다 청춘'까지 예상을 뛰어넘는 쾌거를 이뤘다.
지금 tvN의 위상은 김혜수, 전도연, 유지태, 조진웅 등 내로라 하는 배우들과 김은희, 노희영, 김은숙 등 알만한 스타 작가가 해당 방송사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만으로도 알 수 있다. 광고매출도 2008년 대비 7배나 뛰었다.
tvN이 '파워채널'로 성장할 수 있던 이유는 꾸준한 투자가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연 500억원 가량이던 투자액은 올해 1500억원으로 늘었으며 내년에는 20~30% 가량 추가 투자될 예정으로 밝혀졌다. 그리고 또 하나, 무모한 도전정신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대중이 손가락질한다고 tvN의 정체성과 방향성을 바꿨다면 지금의 tvN이 있었을까.
드라마와 예능에 확고한 인지도를 쌓은 tvN은 교양과 모바일 플랫폼에도 손을 뻗쳤다.
아직은 전성기가 아니라고 말하는 tvN. 이 채널이 가진 브랜드 파워가 어디까지일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