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알링크 김광원 대표(왼쪽)와 임가형 차장이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내놓은 유아 교육용·놀이용 프로젝터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승호 기자
'아재개그, 응답하라 ○○○○ 시리즈, 아이스크림, LP음악, 패션 등….'
복고풍이 유행이다.
휴대폰, 전자패드 등 IT(정보기술)기기의 홍수와 그 속에 매일 빠져 허우적거리는 우리 아이들을 위해 '복고풍 아이디어'로 교육용 기기와 콘텐츠를 개발, 글로벌 시장을 노크하는 이가 있다. 아이알링크 김광원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2000년 설립한 아이알링크는 콜센터에서 주로 사용하는 네트워크 통신 솔루션을 공급하는 회사다. 콜센터 등에서 쓰는 녹취용 전화기, 헤드셋 등 하드웨어(HW)부터 여러 녹취 매체를 통합 관리할 수 있는 프로그램 등 소프트웨어(SW)까지 직접 제조, 판매하며 업계에 이름 꽤나 날렸다.
"90년대 후반부터 은행과 보험사 등 금융권뿐만 아니라 대기업, 통신사, 방문 판매업체 등이 모두 콜센터를 만들면서 관련 시장이 엄청 커졌다. 그런데 당시 콜센터에서 사용하던 시스템은 모두 외산이었다. 콜센터 한 좌석을 구축하는데 드는 비용이 1000만원 정도였으니 상당한 투자비가 들던 때였다."
LG, 대우전자에 다니던 김 대표가 창업을 하겠다고 마음먹고 염두에 둔것도 바로 이 시장이었다. 교환기, 고객 데이터베이스(DB)운영서버, 미들웨어서버, 녹취용서버 등으로 이뤄져 있어 복잡하고 값비싼 외산 장비에 비해 경쟁력 있는 국산 제품을 만들 자신이 있었다.
퍼스널컴퓨터(PC)를 DB서버로 쓰고, 자체 녹취가 가능한 전화기도 개발했다. 이들 제품을 활용해 구축하면 콜센터 좌석당 비용은 50만원 정도로 외산에 비해 20분의 1정도까지 낮아진다. 획기적이었다.
제품명은 한자인 지혜 지(智)를 써 '지폰'으로 했다. 새로운 시스템 도입을 꺼리는 업계 관행 때문에 초기 영업은 만만치 않았다. 하지만 천신만고끝에 뚫기 힘들었던 대형 보험사의 문턱을 넘어섰고, 2000년대 중반에 관련 시장의 70% 가량을 점유할 정도로 아이알링크는 승승장구했다. 회사의 제품은 인터넷선을 활용하는 IP(인터넷 프로토콜)폰과 데이터를 저장하는 클라우드 서비스로까지 발전했다.
김 대표는 "기업들 서버에 축적됐던 고객의 데이터가 유출되고 해킹 등의 문제가 불거지면서 정부 규제가 강화됐다. 통신사 등 대기업이 관련 시장에 뛰어들기 시작했다. 솔루션 등을 제공하던 업체 70% 정도가 망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목 마른 자가 우물을 파는 법. 김 대표와 40여 명이 넘는 아이알링크 임직원들의 또다른 도전이 시작됐다. 대기업에 치이고, 정부의 규제 때문에 갈팡질팡하는 사업만 해선 승산이 없겠다고 판단한 것이다.
회사 내부에 있던 SW, HW 개발팀을 가동했다. 그렇게 탄생한 야심작이 유아 교육용 프로젝터 '드림톡'과 몇 컷의 필름 형태로 돼 있는 교육·놀이용 콘텐츠다. 필름을 책으로 엮어 현재 24권까지 나와 있는 콘텐츠는 고전 동화, 영어·중국어·일본어 등 언어, 숫자·한글 등 기초학습 등으로 구성돼 있다.
"아이들에게 휴대폰 등 디지털기기만 던져 주고 혼자 놀게하는 것이 일상적이다. 하지만 전자파 문제도 있고 아이들의 사고력도 떨어뜨린다. 아이들의 정서에 도움이 되고 부모·아이가 교감할 수 있는 무엇인가를 만들자고 생각했다." 김 대표의 설명이다.
아빠나 엄마들이 예전에 슬라이드 필름을 넣고 사용하던 환등기를 연상하면 드림톡을 이해하기 쉽다. 복고풍 아이디어를 유아 교육용 제품에 차용한 것이다.
드림톡은 건전지나 휴대용 충전기를 사용한다. 렌즈만 빼 휴대폰 후레시만으로도 그림을 비출 수 있다. 집안의 벽 뿐만 아니라 침대에 누워 천장에 화면을 쏘고 아이들과 동화 나라에 빠지거나 다양한 언어를 보고 들으면서 세계 여행 이야기를 하면 된다. 물론 소리도 별도로 들린다.
"콘텐츠 확장성은 무궁무진하다. 다양한 업체들과 제휴해 보다 많은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IT기기가 범람하는 현실에서 드림톡을 통해 비춰지는 그림을 보고 부모와 아이가 교감하며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으면 하는 게 바람이다."
김 대표는 올해 상반기에 출시된 드림톡과 콘텐츠를 들고 아시아권 공략을 위해 중국, 일본, 베트남 등에서 열리는 각종 전시회를 직접 찾아다니며 또다른 '드림(꿈)'을 꾸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