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4일 입찰을 신청한 5개 법인의 면세점 후보지. /그래픽=정민주
서울 시내면세점 입찰기업들이 '강남'을 무대로 전쟁을 벌일 예정이다. 롯데, HDC신라(호텔신라-현대산업개발), 신세계, 현대백화점, SK네트웍스 5곳 중 4곳이 강남을 시내면세점 후보지로 점찍었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명동 등지에만 몰리는 관광객의 분산을 위해 고심하던 정부의 기조와도 맞아떨어진다. 각 사는 관광객 분산은 물론 지역까지 활성화 할 수 있는 방안도 내놨다. 또 면세점 주변 인프라와 연계해 단순한 쇼핑몰이 아닌 대한민국 랜드마르로의 성장 전략을 준비했다.
◆관광객을 분산시켜라
9일 한국관광공사의 '2015 외래관광객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을 찾은 1323만 관광객중 78.7%가 서울에 몰렸다. 서울을 방문하는 관광객의 94.3%는 '쇼핑'이 목적이다. 서울 방문객의 77.1%는 명동을, 60.3%는 동대문을 찾는 것으로 집계됐다. 면세점 주요 고객인 중국인 관광객의 경우 90.9%가 명동에 몰린다. 서울방문 관광객 중 23.1%만이 강남지역을 찾는다.
해외 관광객이 일부 지역에만 몰리면 수익도 한 곳에만 집중된다. 지역 불균형은 불보듯 뻔하다. 또 종로에만 집중되는 관광객으로 인해 교통체증 등의 다양한 문제가 일어난다. 강남권에서 쇼핑할 기회를 줘야 하는 이유다. 때문에 이번 시내면세점 입찰자들의 강남 후보지 선정은 관세청에서 매우 반기는 일이다.
SK네트웍스 워커힐면세점의 후보지는 서울 아차산 인근 외곽이지만 이 역시 종로에 몰린 관광객을 분산시킨다는 취지와 일맥상통(一脈相通)한다.
우선 롯데면세점의 경우 관광객 유치에 있어서는 이미 검증을 받은 상태다. 서울 잠실에 위치한 롯데월드 타워의 경우는 한국관광공사가 외래관광객 주요 방문지 중 하나로 꼽을 정도다.
지난해 서울 방문 외국인 중 23.4%가 잠실 롯데월드 타워를 방문했을 정도로 이미 랜드마크로 입지를 굳혀가는 중이다. 승용차 6043대, 관광버스 200대를 수용 가능하다.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과 비교할 만한 곳은 신세계DF의 후보지인 서초구 '센트럴시티'다. 신세계는 기존의 면세점과 달리 개별관광객을 주요 타깃으로 하는 만큼 뛰어난 대중교통 접근성을 가졌다.
지하철 3, 7, 9호선, 28개 버스노선, 공항버스 3개 노선이 있어 인천국제공항부터 청담 압구정, 가로수길, 강남역, 홍대, 이태원 등 서울 전역과 연결이 가능하다. 이 지역엔 고속버스터미널이 있어 해외 관광객들을 전국으로 확산시킬 수 있다. 지난해 용산역을 후보지로 시내면세사업자에 선정된 HDC신라면세점 경우 KTX를 통한 관광객 지역 분산 전략이 높게 평가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가 유리한 고지에 있는 이유기도 하다. 고속버스터미널 주변을 활용하면 대형버스 수용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것이 신세계 측의 입장이다.
삼성동 아이파크 타워를 후보지로 선정한 'HDC신라'와 인근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을 선정한 '현대백화점'은 외나무 다리위에서 싸움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관세청이 동일 권역에 두 곳의 면세점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두 곳 모두 대형버스 수용장소로 인근 '탄천공용주차장'을 꼽았다. 탄천주차장과 인근 노상·노외 주차장을 이용할 경우 교통혼잡은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인근 500m내에만 8곳의 노상·노외 주차장이 있었으며 아이파크타워 인근 500m 내 에도 5곳의 주차장이 존재했다. 탄천을 포함한 인근 주차장을 이용할 경우 최대 400대 이상의 대형버스를 수용가능하다. 또 인근에 에스엠타운, 도심공항, 호텔, 전철역 등이 밀집된 곳이기 때문에 접근성은 물론 관광요소도 풍부하다.
SK네트웍스의 경우는 교통체증, 주차대란이 없는 유일한 면세점이다. 아예 강남에서도 벗어나 광진구 외곽에 자리를 잡았다. 대형마트 250대 동시주차가 가능하다. 무엇보다 서울의 아름다움을 강조한 것이 특징이며 관광객들의 발길의 자연스럽게 경기권으로 돌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인프라'가 생명
관광 인프라 역시 핵심요소중 하나다. 관세청은 면세점 선정시 인근 시설과의 시너지, 관광요소, 랜드마크로 성장 가능성, 브랜드 유치 능력 등이 전체적으로 평가하기 때문이다.
롯데는 롯데월드몰 7~8층을 면세점으로 조성할 예정이다. 연면적 2만㎡며 올해 말까지 3만6000㎡로 확장 예정이다. 약 600여개의 브랜드 라인업 구성이 가능하며 국내 최대 규모의 국산 화장품 특화존이 특징이다. 또 해외 유명 부티크 브랜드의 대형화 실현도 가능하다.
신세계는 43만2000㎡규모의 센트럴 시티 중앙부, 약 1만3500㎡(4개층) 면적에 면세점을 조성할 계획이다.
없는 것이 없는 버스터미널 센트럴시티 내부에는 호텔, 백화점, 극장, 서점, 레스토랑 등 국내 초대 복합생활문화공간의 쇼핑·관광 인프라가 망라됐다.
HDC신라는 아이파크 타워 1~6층 약1만3000㎡ 공간에 면세점이 조성될 계획이다.
삼성전자 5세대 통신을 활용한 융합현실(MR) 기술이 도입된다. 지난해 선정된 용산 아이파크신라면세점과 연계해 '용산-중구-강남'을 있는 'Duty-Free 벨트'를 완성한다는 목표다. 무엇보다 2021년 완공예정인 현대자동차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와의 시너지효과가 클 것으로 보인다. 롯데월드타워에 뒤지지 않는 위용과 인프라를 통해 랜드마크로의 성장가능성도 뛰어나다.
현대백화점은 무역센터점 3개층(8~10층)에 1만4005㎡ 규모의 면세점 운영계획을 밝혔다. 이는 지난해 1차 면세점 특허 심사 시 계획한 면적(2개층 12,000㎡) 대비 약 17% 가량 확대한 것이다.
현대백화점은 무역센터점 외관에 초대형 미디어월(wall)을 설치해 코엑스의 관광명소화에 일조하는 한편 한류스타 슈퍼 콘서트 등의 관광 콘텐츠를 개발, 진행할 계획이다.
SK네트웍스는 광진구 워커힐 호텔 내 1만8224㎡규모로 조성될 예정이다. 지난해 말 면세점 재승인을 위해 증축한 면적이며 1000억원을 투자한 판매시설 및 전국 공항, 항만 인도장 10곳도 유지 중이다. 또 1200억원을 투자해 연면적 4만㎡ 규모의 '워커힐 리조트 스파'를 조성키로 했다. 워커힐 리조트 스파는 2년 내 완공 예정이다. 외곽의 수려한 자연경관과 카지노, 경마장 등이 어루러진 세계 최고의 관광지로 만들겠다는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