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과 바다의 물류 시스템이 사실상 마비 될 것으로 보인다. 한진해운의 법정관리로 빚어진 물류대란이 완전히 수습되기도 전에 철도노조와 화물연대가 잇달아 파업에 돌입하기 때문이다. 이미 철도노조가 장기전에 돌입한 상황에서 수출입과 직결되는 컨테이너 차량의 비중이 높은 화물연대까지 집단 운송거부에 나서기로 하자 산업계 전반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는 앞서 예고한 대로 10일 0시부터 전면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9일 밝혔다.
파업의 주된 근거는 국토부가 지난 8월 발표한 '화물운송시장 발전방안'이 노동자의 권리를 보장하지 않는 구조개악이어서 폐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화물운송시장 발전방안의 핵심은 1.5t 이하의 소형화물차를 대상으로 수급조절제를 폐지해 기존 허가제에서 사실상 등록제로 전환하는 내용이다. 이를 두고 화물연대는 화물차 공급과잉으로 운송료가 하락해 노동자의 생계가 어려워지고 이를 벌충하기 위한 과적, 장시간 운행 등 위험 운전에 내몰릴 수밖에 없다고 반발하고 있다.
그러나 국토부는 차량 부족 문제가 심각한 1.5t 미만 소형화물차 중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한 업체들만 대상이어서 화물연대가 우려하는 '무한 증차' 가능성이 희박하다며 파업에 명분이 없다는 입장이다.
국토부는 사업용 화물차 총 43만7501대 중 화물연대 가입 비중이 3.2%(1만4000대)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파업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컨테이너는 92.4%를 화물차를 통해 운송하고, 총 2만1757대의 컨테이너 운송차량 중 32.2%에 해당하는 7000대가 화물연대 소속으로 추정돼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
국토부에 따르면 화물연대 소속 차량만 집단 운송거부에 나설 경우 하루 평균 컨테이너 처리량 3만7650TEU(1TEU는 20피트 길이 컨테이너 1개) 중 1만2112TEU가 수송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관건은 화물연대 미가입 차량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운송거부에 동참하는지다.
한국무역협회는 "수출입 물동량이 몰리는 연말을 앞두고 국내 화물수송의 대부분을 책임지는 화물차량이 운행을 중단하면 그 피해는 전 산업계로 확산할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