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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석화 구조조정, 죽 쒀서 개 주나?



최근 정부가 석유화학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외부 업체의 컨설팅 보고서를 바탕으로 공급과잉 품목의 생산을 줄이라는 내용을 담았다. 대표 공급과잉 품목으로 꼽혀온 고순도 테레프탈산(PTA) 역시 설비 통폐합과 사업 재편을 요구받았다. PTA는 폴리에스테르 섬유와 페트(PET), 필름 등의 주 원료다.

하지만 컨설팅 업체들이 산업을 정확히 이해하고 보고서를 작성했는지, 보고서를 바탕으로 한 구조조정 요구가 정당한지 의문을 감추기 어렵다. 석유화학산업을 담당한 베인앤컴퍼니는 수치에 기반을 둔 경영 컨설팅을 내놓는 회사다. 이들은 중국의 PTA 자급률 상승을 이유로 국내 생산량을 줄여야 한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산업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숫자만 본 컨설팅"이라고 평가절하했다.

국내 PTA 생산기업은 한화종합화학, 삼남석유화학, 태광산업, 롯데케미칼, 효성이 있다. 이들은 중국의 자급률 상승에 맞춰 지난해부터 자율 구조조정을 실행해왔다. 2011년만 하더라도 생산량의 84%가 중국에 수출됐지만 지금은 국내 수요가 주축이 됐다. 수직계열화를 이뤄 자체 소비량만 생산하는 기업도 있고 석유화학 설비 노후화가 심각한 유럽으로 수출되는 양도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감산 노력도 그간 충분히 했다. 연산 200만 톤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춘 한화종합화학은 4개 공장 가운데 한 곳을 가동 중단해 160만 톤 규모로 운영 중이다. 삼남석유화학도 일부 생산라인을 멈춰 당초 180만 톤에서 120만 톤으로 생산량을 줄였다. 롯데케미칼도 일부 설비를 전환해 PTA 생산량을 100만 톤에서 60만 톤으로 조정했다. 태광산업은 100만 톤 규모에서 10% 감축했고, SK유화는 2년 전부터 아예 PTA 생산을 전면 중단했다.

세계 PTA 생산량의 절반을 차지하는 중국 기업들의 어려운 상황도 우리 기업들에겐 긍정적이다. 공정 효율이 낮은데다 정부의 수도·전기 지원이 끊기며 중국 업체들의 가격 경쟁력은 대폭 떨어졌다. 경쟁력이 떨어지며 생산도 줄어 설비 가동률은 70% 수준에 그치고 있다. 세계적으로 공급량이 줄며 PTA 가격도 과거에 비해 올랐다. 때문에 일부 국내 기업들은 가동 중단한 설비의 재가동도 고려하고 있다.

국내 생산량을 더 줄이면 늘어나는 유럽 수요와 국내 시장을 중국에 내주는 것 외의 결과를 낼 수 있을까. 일방적인 감산 요구보다 산업에 대한 이해와 전략적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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