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이 2004년 비켄사에 인도한 15만DWT급 유조선.
극심한 수주 부진에 시달려온 국내 대형 조선사들이 최근 잇따라 수주에 성공하면서 서서히 기지개를 켜고 있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등은 올 하반기 잇따라 물량을 확보하며 막바지 수주활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노르웨이 비켄사로부터 11만3000DWT급 유조선 2척과 15만7000DWT급 유조선 2척 등 유조선 4척을 2억2000만달러(약 2400억원)에 수주했다고 12일 밝혔다.
이중 11만3000DWT급 선박 2척과 15만7000DWT급 선박 1척 등 3척은 이날 계약이 발효됐으며, 조건부로 수주한 나머지 1척은 연내 계약이 발효될 예정이다. 이번에 수주한 유조선 계약에는 최근 환경규제 추세를 반영해 LNG를 연료로 사용하는 LNG추진선으로 선박 사양을 변경할 수 있는 옵션이 선주 측에 부여됐다.
향후 비켄사가 LNG추진선으로 유조선 사양을 변경한다면, 삼성중공업은 세계 최초의 LNG추진 유조선 건조 실적을 확보하고 사양 변경에 따라 수주금액도 증액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주 전 LNG선 2척을 수주한 데 이어 이번에는 유조선을 추가 수주하면서 삼성중공업은 연간 수주 목표 53억 달러 중 6억 달러를 채웠다. 수주목표달성률은 11%이다.
삼성중공업은 이와 함께 단독 협상 중인 프로젝트가 남아 있어 수주 소식이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삼성중공업의 수주가 사실상 결정된 이탈리아 ENI사의 모잠비크 코랄(Coral) FLNG 프로젝트는 지난 4일 향후 생산할 LNG 전량을 20년간 BP사에 판매한다는 내용의 계약이 체결되는 등 LNG 판매처가 확정됐다. 이에 따라 FLNG 수주를 위한 마무리 협상에도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1분기 이 프로젝트에 필요한 FLNG 건조 입찰에서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돼 협상 중이다. 프랑스 테크닙, 일본 JGC 등과 함께 컨소시엄으로 수주하는 이 프로젝트에서 삼성중공업의 계약 금액은 3조원이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발주 규모가 큰 대형 프로젝트 수주가 내정돼 있어 전망이 밝다"면서 "협상을 잘 마무리해 이른 시일 내에 추가 수주 소식을 전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현대중공업은 유럽 선사로부터 내빙기능을 갖춘 수에즈막스급 유조선 2척을 수주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5일 벨기에 유조선 탱커업체 유로나브로 부터 수에즈막스급 유조선 2척을 발주받았다. 이들 선박은 오는 2018년 초 인도될 예정이며 선박가격을 비롯한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번 수주를 포함해 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 포함)은 올해 들어 유조선 10척, 가스선 3척, 기타 2척 등 약 23억 달러 규모의 선박 15척을 수주하는 성과를 거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