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네트웍스가 동양매직을 가져가기로 하면서 기존 최대 주주였던 NH농협은행 프라이빗에쿼티(PE·현재 NH PE) 컨소시엄이 엄청난 차익을 챙기게 됐다. 손창배 본부장이 이끄는 NH PE는 이번 계약으로 2년 여 만에 3000억원대 차익을 챙기며 '잭팟'을 터뜨렸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NH PE-글랜우드 컨소시엄이 SK네트웍스에 판 가격은 6100억원이다. SK네트웍스는 올해 안에 인수대금을 완납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컨소시엄은 2년 4개 만에 100% 수익률을 기록한 셈이다.
2년전 컨소시엄이 인수할 당시 거래규모는 총 3200억원 수준이다. 순수 매각 대금은 2800억원이며, 약 380억원은 전환사채(CB) 형태였다.
인수대금 중 2500억원은 NH PE-글랜우드가 조성한 프로젝트 펀드를 통해 마련됐다. 펀드에는 10여곳 이상의 국내 연기금, 공제회 등이 참여했다. 나머지 약 700억원은 NH금융지주 계열사들이 보유한 다수의 블라인드 펀드들이 출자했다. 자금이 일찌감치 오버부킹(모집 예정액 이상으로 자금이 몰린 것)돼 별도의 인수 금융은 이용하지 않기로 했다.
당시 시장에서는 동양매직이 인수합병(M&A) 시장에 나온 1년여 전(2013년) 가격보다 무려 두 배 가량 뛰자 '가격 거품'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그러나 이같은 우려를 씻어 내고 투자 후 엑시트(EXIT·투자금 회수)에 성공한 셈이다.
비결은 별거 없었다. 기본에 충실한 것이 주효했다.
동양매직을 사들인 주역인 손창배 본부장과 PE컨소시엄 측은 렌탈에 역량을 집중했다. 동양매직과 동양매직서비스의 렌탈사업을 하나로 합쳤고, 방문판매사원(Magic Care) 조직도 키웠다. 시장 규모의 성장과 신제품 개발이 시너지 효과를 냈다. 누적 렌탈계정은 2013년 53만 건에서 올해 80만 건을 넘어섰다. 가전사업의 매출 비중은 2013년 30%에서 올해 1분기 38%까지 높아졌다.
이 같은 노력 덕분에 동양매직은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3903억원과 383억원에 달했다. 글랜우드 컨소시엄에 인수되기 전인 2013년보다 각각 21%, 67% 늘어난 수치다.
2년여가 지난 지금 오히려 "싸게 판거 아니냐?"는 지적까지 있다.
김태현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SK네트웍스가 동양매직을 인수하게 되면 계정당 가격(68만원) 등을 볼 때 싸게 산 '굿딜'"이라며 "이번 인수는 SK네트웍스의 저수익 영업자산을 고수익영업자산으로 전환할 수 있는 강력한 성장 모멘텀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