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코엑스몰 지하2층에 위치한 알리페이센터가 한산한 하루를 보냈다. /오세성 기자
"여기가 뭐하는 곳이죠?"
서울 삼성동 코엑스몰에 문을 연 알리페이센터가 한산함 속에 하루를 보냈다.
알리바바 그룹 관계사 앤트파이낸셜은 지난 13일 모바일 결제 플랫폼 '알리페이(支付寶)'의 체험 공간이 코엑스몰에 들어섰다고 밝혔다.
코엑스몰 지하 2층 라이브플라자에 위치한 알리페이센터는 방문객에게 모바일 결제 체험과 휴게공간, 파우더룸 등을 무료로 제공한다. 중국 또는 호텔로의 화물 배송과 환전은 유료로 서비스한다.
센터를 오픈하며 정원식 알리페이 한국 지사 대표는 "세계 최초 오프라인 알리페이센터가 중국인 관광객에 편의를 제공하고 한국에 모바일 결제 트렌드를 소개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아직까지는 정작 중국인과 한국인 모두에게 큰 관심을 받진 못하고 있었다.
지난 14일 '불금'을 맞아 코엑스몰은 많은 인파로 붐볐지만, 지하 2층에 위치한 라이브플라자는 오가는 사람이 적어 대조적인 풍경을 자아냈다. 그 가운데에도 알리페이센터는 방문객이 없어 알리페이 공식 에이전트 아이씨비 직원들만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친구와 점심을 먹고 잠시 대화를 하러 라이브플라자로 왔다는 이명진(29, 여)씨는 알리페이센터를 아냐는 기자의 질문에 "뭐 하는 곳인지 모른다"며 "간판과 안내문이 한자와 영문으로만 적혀있어 들어가고 싶다는 생각도 들지 않는다"고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아이씨비 김유진 과장은 "시범운영 기간이라 별도의 홍보 활동은 하지 않고 있다"며 "센터 존재를 모르는 이들이 많지만, 13일 오픈 이후 중국인 관광객 30명이 다녀갔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알리페이 애플리케이션에 팝업 형태로 안내가 이뤄진다"며 "11월 22일로 예정된 정식오픈이 이뤄지면 활발한 홍보로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알리페이센터 전면에 마련된 계단식 휴게공간(왼쪽)과 내부에 위치한 화장대. 알리페이 회원은 이 서비스들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오세성 기자
센터 전면에는 계단식으로 조성된 쉼터와 화장품 등을 올려둔 진열대가 있었다. 센터는 "중국인 관광객은 누워서 쉬는 것을 좋아한다"며 "단체 관광객들이 편히 쉴 수 있도록 공간을 조성했다"고 설명했다. 쉼터 곳곳에는 휴대용 기기 충전을 위한 콘센트도 마련됐다.
진열대에 전시된 상품들은 단순 디스플레이용으로 현장에서 판매가 이뤄지진 않았다. 대신 제품 앞에 붙은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촬영하면 해당 제품을 판매하는 중국 사이트로 이동할 수 있었다. 중국인 관광객이 사이트에서 제품을 구매하면 중국 거주지로 배송해주는 시스템이다.
김유진 과장은 "센터에 설치된 키오스크도 알리페이 회원만 사용 가능하고 현재 알리페이는 중국인만 이용할 수 있다"며 "알리페이센터는 회원들을 위한 곳"이라고 밝혔다.
외국인이 알리페이에 가입하려면 여권사본 등을 제출해야 한다. 중국 외에는 사용처가 적고 개인정보 유출 우려도 있어 외국인의 이용 비중은 극히 낮은 편이다. 이어서 그는 "코엑스에 환전할 곳이 없어 어려움을 겪는 관광객이 많은데, 이들에게 환전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이 센터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한국인이 센터를 이용하는 것은 불가능할까. 김 과장은 "한국인의 출입을 막진 않는다"면서도 "알리페이 회원이 아닌 한국인들에게 어떤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지는 좀 더 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