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그룹이 신규면세점 후보지로 선정한 삼성동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현대백화점이 싼커(散客ㆍ중국인 개별관광객) 증가로 상권 가치가 높아진 서울 강남지역 유통 맹주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원래 강남지역의 터줏대감은 현대백화점그룹이다. 그 아성을 신세계백화점이 2000년 강남점 개점과 함께 도전장을 내민 뒤 주도권 경쟁이 그 어느때 보다 치열하다. 현대백화점이 서울시내면세점에 재도전한 것도 강남 유통 맹주 자리를 견고하게 다지기 위해서다.
'명품'하면 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하면 '명품'이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7월 시내면세점 특허신청에 도전했으나 실패했다. 뼈아픈 경험을 한 현대백화점은 실패 원인을 철저히 분석해 '명품 면세점'으로 거듭나기 위한 비전을 제시했다.
현대백화점 '명품 면세점'이미지와 함께 중국 현지 공략을 통한 단체관광객 유치를 주요 전략으로 내세웠다. 5개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 입찰 기업 중 유일한 신규사업자인 만큼 의지도 남다르다. 현대백화점이 면세점 사업권을 따낼 경우 신세계의 거센 도전을 뿌리치고 이 지역 전통의 강자로서의 위치를 지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장사 잘하는 면세점
현대백화점은 백화점 업계에서도 유독 장사를 잘한다. 영업이익률도 높다.
지난해 유통업계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내수경기 침체 등으로 역신장을 보인 상황에서도 현대백화점은 남다른 신장을 보였다. 2015년 4분기 정부의 내수경기 회복 정첵인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전인 2015년 3분기부터 이미 12%의 매출신장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기준 영업이익률도 22.10%로 5개 면세점 입찰 법인 중 가장 우수하다. 올해 상반기에만 18.45%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현대백화점은 요즘 싼커에 집중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9월 29일부터 5일까지 중국인 관련 매출이 지난해 국경절 연휴(10월 1일~7일)보다 45.3% 늘어났다. 특히 강남에 위치한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매출은 65% 상승했다.
싼커는 단체 관광객에 비해 씀씀이가 크다. 싼커의 1인당 지출경비는 2483 달러 수준. 이는 중국인 단체 여행객과 전체 외국인 관광객보다 각각 19.4%, 31% 많다. 그만큼 쇼핑을 할 때도 1인당 객단가가 높다.
지난해 7월과 10월 선정된 면세사업자들이 모두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현대백화점이 신규면세사업자로 다시 나선 것은 '장사에 자신이 있다'는 의미기도 하다.
30년 백화점 운영 노하우로 다져진 명품 유치에도 자신감을 보였다. 현재 신규면세사업자들의 최대 고민은 '해외명품' 유치다. 현대백화점측은 국내 최고 수준의 해외 명품 브랜드 유치전략을 통해 차별화된 상품기획을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부지는 삼성동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3개층(8~10층)을 사용한다. 그 규모는 1만4005㎡이다. 이는 지난해 7월 면세점 특허 심사 시 계획한 면적(2개층 1만2000㎡) 대비 약 17% 가량 확대된 것이다.
주차시설로는 인근 탄천주차장을 꼽았으며 총 459면의 대형버스 주차장을 이미 확보한 상태다.
다만 HDC신라면세점이 인근에 위치한 삼성동 아이파크타워를 후보지로 선정한 만큼 시내면세점 특허 획득을 위한 과열경쟁을 피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관세청이 같은 삼성동에 2개의 시내면세점 사업권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준비 잘하는 면세점
현대백화점은 지난 1년간 시내면세점 입찰을 위해 철저한 준비를 해왔다.
우선 도시바와 면세점 통합 정보기술(IT)물류 시스템 운영을 위해 협약을 체결했다. 또 인천공항 자유무역지역 내 보세물류창고도 구축해 놓는 등 면세사업 인프라 준비를 통해 전문 사업 역량을 사전 구축한 상태다.
현대백화점은 코엑스의 '관광 명소화'를 약속했다. 그동안 관광 명소로 자리잡기 어려웠던 코엑스의 성장에 주력하겠다는 의지다. 이를 위해 무역센터점 외곽에 초대형 미디어월(wall)을 설치하고 한류스타의 슈퍼 콘서트 등 진행할 계획이다.
중국인 관광객 유치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중국 웨이보에 계정을 운영해 200만 명의 팔로워를 확보하는 등 유커 대상 홍보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인련카드 홈페이지에 백화점을 소개해 현지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또 벌써부터 전통 식품, 전통 문화와 관련된 사은품 개발에 돌입하는 등 준비된 면세점의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또 중국 17개 현지 여행사와 협력해 중국인 관광객 200만명 데려오겠다는 청사진을 갖고 있다. 중국 베이징에서 현지 주요 여행사 17개사와 '한-중 관광사업 발전을 위한 상호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놓은 상태다.
현대백화점은 이들 여행사와 ▲현대백화점 이벤트홀 및 한류 콘텐츠 복합문화공간 SM타운에서의 한류 체험 ▲봉은사 템플스테이 ▲한류스타거리 투어 등 강남지역 관광상품 개발 ▲중국 관광객들이 선호하는 프리 기프트(경품) 상품 발굴 ▲한류스타 공연 기획 등 공동 마케팅을 펼치기로 했다.
이동호 현대백화점 대표가서울 시내면세점 입찰 신청서를 직접 제출했다. 반드시 사업권을 따내겠다는 굳은 의지를 보인 것이다.
이 대표는 "지난해 신규 면세점 입찰에서 탈락한 뒤 1년여간 절치부심하며 철저히 준비했다. 올해는 서울시내 면세점 사업권 획득을 자신한다"며 "이번 입찰에서 유일한 신규 사업자인 현대백화점면세점이 가장 유리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