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구글 본사 앞에 안드로이드 7.0 '누가' 조각상이 설치됐다. /구글
갤럭시 노트7 단종 여파가 스마트폰 운영체제 시장까지 미칠 전망이다.
스마트폰 운영체제(OS)는 크게 구글의 안드로이드와 애플의 iOS가 8:2 수준으로 양분하고 있다. 하지만 17일 IT업계에 따르면 안드로이드의 우위가 최근 크게 위협받고 있다.
안드로이드 OS가 크게 성장하는 지역은 인도와 동남아, 동유럽 등 피처폰을 스마트폰으로 교체하고 있는 신흥시장이다. 고급 모델 스마트폰 시장에서 안드로이드의 성장률은 지난 2분기 6.5%에 그쳤다.
시장조사기관 칸타월드패널은 올해 미국 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점유율이 지난해에 비해 떨어졌다고 최근 발표했다. 6~8월 기준으로 미국 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점유율은 66.9%에서 65.2%로 1.7% 하락했다. 반면 iOS는 같은 기간 2.5% 상승해 시장을 확대했다. 안드로이드 진영 대표 스마트폰이던 '갤럭시 노트7'의 단종에 따라 iOS는 4·4분기 견제 없는 성장을 할 것으로 관측됐다. 화웨이, 오포, 샤오미, LS전자 등은 안드로이드 진영의 수장으로 나서기엔 부족하다는 것이 업계 평가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안드로이드에서 삼성의 점유율은 40%에 육박한다"며 "삼성은 이번 사건으로 큰 타격을 받지 않겠지만 안드로이드에서 iOS로 넘어가는 이들이 다수 발생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어 "애플의 소비자 충성도가 높은 만큼 한 번 넘어간 고객들을 다시 찾아오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구글이 선보인 '픽셀폰'도 안드로이드 진영에는 악재로 작용했다. 안드로이드 진영은 지금까지 안드로이드라는 소프트웨어는 구글이, 스마트폰이라는 하드웨어는 제조사가 생산하는 균형을 유지했다. 하지만 픽셀폰은 소프트웨어부터 하드웨어까지 구글이 모두 생산하는 스마트폰이다. 구글과 제조사들이 그 동안의 협력자 관계에서 경쟁자로 바뀌는 셈이다.
이에 따라 스마트폰 제조사들도 자체 OS 개발에 나서고 있다. 가장 두드러지는 행보를 보이는 곳은 삼성전자다. 삼성전자는 모바일 OS '타이젠'을 개발하고 있다. 스마트폰, 스마트워치 등 삼성 제품에만 탑재되던 이 OS는 '화웨이 워치' 후속 모델 탑재가 결정되며 영토를 넓히고 있다.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인 중국에서도 탈(脫) 안드로이드 바람이 불고 있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는 16일 막을 내린 '2016년 컴퓨팅 콘퍼런스'에서 자체 운영체제 '윈OS(YunOS)'를 탑재한 노트북을 선보였다. 이 OS는 노트북 외에도 스마트폰, 스마트 셋톱박스, 인터넷TV, 스마트홈, 스마트 차량장비, 웨어러블 기기 등에 적용되고 있다.
세계 3위 스마트폰 제조업체인 화웨이도 자체 OS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화웨이는 그간 안드로이드 6.0 '마시멜로'를 변형한 'EMUI 4.1'을 탑재해왔다. 현재 눈에 띄는 성과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안드로이드 대체를 위한 '기린' OS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안드로이드와 iOS의 세계 모바일 OS 시장 점유율이 99%에 달하지만, 스마트워치에서 타이젠이 12.7%까지 성장했고 중국 내의 이야기지만 윈OS도 급성장하고 있다"며 "구글과 애플의 양강구도가 큰 도전을 맞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