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국정감사가 마무리 수순을 밟고 있는 상황에서 또 다시 '최악의 국감'ㆍ'F학점 국감' 등의 평가가 나오면서 변화를 시도해봐야 할 시기가 아니냐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특히 국민의 대표로 선출된 국회의원들의 품격 없는 질의ㆍ감사 태도와 단발적 이슈에 함몰돼 정부기관에 대한 감시ㆍ견제라는 본연의 역할을 제대로 해내지 못하면서 국감다운 결실을 보이지 못하는 것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이번 국감에서도 피감기관을 앞에 두고 여야간 고성을 동반한 신경전이 오가는 풍경이 연출됐다.
미르ㆍK스포츠 재단 의혹이 국감 초기부터 제기되면서 야당은 질의에 이 문제를 섞어 공세를 이어가려 했고, 여당은 '국감 주제에 맞는 질의를 하시라'며 국감 기간 내내 맞붙었다.
이러한 과정에서 여야 의원들은 각자의 말 한마디에 예민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지난 13일 교문위 국감장에서는 새누리당 한선교 의원이 미르ㆍK스포츠 재단 의혹과 관련해 "차은택이라는 자가 주변 사람들하고 협력했고 문제를 삼는데, 문화 예술 분야에서는 인적 네트워크에 의한 프로젝트가 (드물지 않다)"고 발언에 대해 야당 의원들 쪽에서 웃음소리가 나왔다.
그러자 한 의원은 곧바로 더불어민주당 유은혜 의원을 바라보며 "왜 웃어요. 내가 그렇게 좋아?"라고 맞받았다.
이에 유 의원과 야당 의원들은 "공식적으로 사과하라"고 목소리를 높였고, 이후 유 의원은 기자회견을 통해 "명백한 성희롱 발언으로, 대단히 불쾌하다"며 국회 윤리위에 제소하고자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행동의 시시비비를 가리기 전에 여당은 여당대로 야당은 야당대로 서로의 태도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며 파행을 겪는 국감장을 보며 국민들은 큰 실망감을 드러내고 있다.
또한 이번 국감에서도 피감기관을 대하는 국회의원의 태도에 대한 지적이 많다.
피감기관을 죄인시하며 피감자로 나온 정부 인사들을 향해 인격적으로 모독하는 발언들과 질의 후 대답을 듣지 않고 '사퇴하라'며 몰아붙이는 모습을 보며 '이럴 거면 뭣 하러 하나'ㆍ'자신을 띄우는 데만 너무 집중하는 것이 아닌가' 등의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6일 교문위 국감에서 새누리당 이은재 의원은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에게 마이크로소프트사의 MS오피스와 한글과컴퓨터사의 한글워드를 공개입찰하지 않고 마이크로소프트사와 한글과컴퓨터사로부터 일괄구매한 것은 지방재정법ㆍ공정거래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하며 "사퇴하라"고 압박했다.
이를 본 국민들은 철저한 준비 없이 국감장에 나와 목소리만 높이는 것에 대해 실망감을 보였다.
또한 이번 국감에서는 증인들의 비협조적인 태도 또한 문제로 제기됐다.
12일 기재부 국감에 미르ㆍK스포츠 재단 의혹의 핵심 연결고리로 지목되며 증인으로 출석한 전국경제인연합 부회장은 두 재단 의혹에 대한 야당 의원들의 질문에 "구체적 내용에 대해서는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어 답변이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해 빈축을 샀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효과적인 국감ㆍ결실 있는 국감을 위해서 증인들의 비협조적인 태도에 대해 강제할 수 있는 법률 검토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