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30대 그룹이 협력사들에게 어음 등을 주는 대신 현금으로 결제하는 비율을 늘리고, 대금 지급 시기는 줄이는 등 동반성장 노력에 좀더 신경쓴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대기업들의 중소기업 영역 및 골목상권 침범, 기술 및 인력 빼가기, 납품단가 후려치기와 같은 고질병을 고치기 위해 2010년 하반기에 대·중소기업 동반성장 정책을 추진하면서 나타난 6년간의 변화상이다.
20일 전경련중소기업협력센터가 30대 그룹을 대상으로 실시한 '동반성장 추진현황 및 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현금 결제 비율은 동반성장 추진대책 발표 전 64.3%에서 현재 81.7%로 17.4%p 상승했다.
또 대금을 주는 평균 날짜도 현재는 12.1일로 대책 추진 전인 17.8일에 비해 5일 이상 앞당겨진 것으로 파악됐다. 대금 지급일수는 대기업의 대금지급절차 마감일, 즉 세금계산서를 발행하는 날로부터 협력사가 돈을 실제 받는 날까지를 말한다.
협력사들에 대한 대기업의 도움은 34%가 '자금지원'에 집중됐다. 다만 '공정개선·기술지도'와 같은 생산성향상 지원도 32%에 달했다. 이외에 '판로지원(15.1%)', '경영지원(11.3%)', '연구개발 지원(9.4%)' 등으로 다양화되는 추세다.
대·중소기업간 거래에서 가장 눈에 띄게 개선된 분야는 '표준계약서 사용 확대(41.2%)'였다. '서면 계약 체결 확대'도 23.5%였다. 이외에 '대금지급 기일 준수(17.7%)', '합리적 단가결정(9.8%)', '공정한 협력사 선정(7%)' 순이었다.
하지만 이는 거꾸로 해석하면 대·중소기업간 거래에서 그동안 표준계약서를 사용하지 않거나 구두로 계약한 경우가 많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서면 계약이 아닌 구두로 일감을 주고 나중에 예고없이 취소하는 병폐가 여전했던 게 대표적이다.
현재 동반성장위원회가 공표하는 동반성장지수에 대해선 대기업들이 할 말이 많았다.
이들은 동반성장지수를 일괄적으로 공표하는 것에는 대체로 동의했다. 하지만 동반위가 서열화된 등급표를 공표해 관련 지수에 참여하지 않는 대다수 기업보다 잘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낮은 점수를 받을 경우 오히려 동반성장을 못하는 기업으로 인식되는 것에는 불만이 많았다. 동반성장지수 평가 대상은 현재 130여 대기업만 포함돼 있다.
또 공표방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답변도 38.3%였다. 또 동반성장 우수 기업에게는 세제혜택 등 정부의 인센티브를 확대해야 한다(29.4%)는 의견도 많았다.
이번 조사에 참여한 한 대기업 관계자는 "인센티브에 비해 대기업에 부담되는 정책이 많은 것이 사실"이라며"또한 열심히 하고 있는 기업에 대한 칭찬보다는 동반성장지수 평가결과 낮은 등급을 받은 기업에 대한 비판이 많다보니 적극적으로 동반성장에 참여하려는 의지가 약화되는 경우가 있다"고 밝혔다.
또 중소기업 사이에도 동반성장이 미흡한데 무조건 대기업에게만 잘 하라고 하는 사회적 요구가 부담스럽다는 분위기도 이번 조사 결과 감지됐다.
전경련중소기업협력센터 배명한 소장은 "동반성장 추진대책 발표 이후 정부와 동반성장위원회 등이 추진한 동반성장 정책이 주요 대기업들의 동반성장 인식 및 문화확산에 기여한 것은 사실"이라면서 "그 결과 대기업들은 동반성장 전담조직 설치, 서면 계약체결 확대, 대금 지급조건 개선과 같은 공정거래 분야에 대한 개선노력과 더불어 협력사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지원을 점차 늘려오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