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5일 오전 10시 30분 대국민 사과 및 롯데그룹의 개혁방향에 대한 기자회견에 참석해 고개숙여 사과하고 있다. / 손진영기자 son@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롯데그룹이 4개월 넘게 검찰 수사를 받은 것에 대해 국민들 앞에 공식 사과했다. 대대적인 그룹 혁신 방안도 발표했다. 신 회장은 "앞으로 사회 가치에 부응해 기업을 경영하겠다"며 롯데그룹 쇄신 의지를 밝혔다. 5년간 40조 원의 투자와 7만 명의 고용도 약속했다.
신 회장은 25일 오전 10시30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 롯데그룹 비리 검찰 수사와 관련해 주요 계열사 대표 23명과 함께 고개를 숙였다.이후 '준법경영위원회' 설치·경영 패러다임 전환·정책본부 축소 개편·향후 5년간 40조원 투자 등을 골자로 한 경영 쇄신안을 발표했다.
신 회장은 발표에 앞서 90도로 허리를 굽히며 고개를 숙였다. 롯데그룹이 지난 6월 이후 4개월에 걸쳐 검찰 수사를 받은 데 대해 직접 사과한 것이다.
신 회장은 "고객과 임직원, 협력업체 여러분, 지난해부터 시작된 경영권 분쟁이 마무리 되지 않은 상황에서 최근 검찰수사로 다시 심려를 끼쳐드린 점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신격호 총괄회장님을 보좌하면서 그룹경영에 참여해왔지만 좀 더 적극적으로 변화와 개혁을 이룩하지 못한 점에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며 "새로운 롯데를 만들기 위한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신 회장은 "외형 성장에만 집중한 결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데 부족함이 있었다"며 "성장전략을 양적 성장 방식에서 사회와 산업 생태계를 고려한 질적 성장으로 전환해 국민의 기대와 사회적 가치를 우선하는 좋은 기업이 되는 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공개된 그룹 쇄신안에는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준법경영위원회를 설치하고 5년간 40조원 투자와 7만명 신규 채용, 3년간 1만명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과 함께 ▲호텔롯데 상장을 통한 기업지배구조개선 ▲매출 등 실적 위주가 아닌 '질적' 성장 목표 설정 ▲정책본부 축소와 계열사 책임·권한 강화 등도 포함됐다.
신 회장은 "끝으로 롯데그룹은 국민과 사회가 기업에 바라는 가치와 요구에 부응하면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우리나다 대표 기업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신 회장이 직접 국민 앞에 나서서 공식으로 사과한 것은 형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의 경영권 분쟁으로 물의를 빚은 데 대해 사과하고 그룹 개혁을 약속했던 지난해 8월11일 이후 1년2개월여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