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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시황

금융공기업 CEO 인사 올스톱? 인사 공백·파행 우려

"기업은행장 자리에 틈만 나면 낙하산 인사를 내려 보낼 노림수를 거둬야 한다."

정부를 향한 기업은행 노동조합의 최근 성명이다. 한때 내정설이 돌던 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낙하산 인사'에 대한 비판론이 커지자 꼬리를 감췄다. 친박 핵심 인사인 현 전 수석은 올해 하반기부터 금융권 유력 기관 낙하설이 불거졌던 인물로, KB국민은행장 후보로도 거론됐다.

현 권선주 행장의 3년 임기는 오는 12월 27일까지다. 임기가 2달여가 채 남지 않은 셈이다.

그러나 기업은행장 자리는 '진공상태'가 예상된다. 국정개입 '비선 실세' 의혹을 받는 '최순실 게이트'가 터지면서 정부의 '낙하산 인사'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인사 난맥'에 따른 파행적 운영은 비단 기업은행만의 일이 아니다.

주요 공기업과 정부 소유 금융지주 자회사 상당수가 '인사 혼란'에 직면한 것. 얼마 전까지만 해도 "누가 올까. 이번에도 누구 누구 낙하산이 온다"라는 말이 많았지만 이제는 잠잠해졌다. 인사가 늦어지면서 일부 공기업에서는 내년 경영계획 수립은 물론 일상 업무조차 삐걱거리는 부작용이 우려된다. 차기 최고경영자(CEO) 선임이 불투명해져서다.

◆ 공기업 CEO인사 '최순실 게이트'로 올스톱?

10월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 안팎에서는 권선주 행장의 연임 가능성이 제기된다.

'연임은 없다'는 현 정부의 특성상 내부 승진 가능성도 있다. 박춘홍 전무와 김도진·시석중 부행장, 유석하 IBK캐피탈 사장 등이 후보군으로 꼽힌다.

정부 주도로 기업은행장을 선임하는 시스템 때문에 기업은행의 24대 행장인 현 권선주 행장까지 기업은행에서 내부 승진으로 은행장에 오른 인사는 단 2명뿐이다. 23대 조준희 행장과 24대 권선주 행장이 주인공이다.

기획재정부, 금융위 등 주요 부처 차관급 인사가 옮겨갈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게 시장 안팎의 시각이다. '최순실 사태'에 부담을 느낀 정부나 당사자로 거론된 이들 모두 여론의 뭇매를 맞을 가능성이 적잖아서다.

CEO선임 절차를 밟고 있는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와 한국예탁결제원도 걱정이다.

다음달 임기가 끝나는 홍영만 캠코 사장 자리에는 문창용 전 기획재정부 세제실장을 비롯한 4명의 인사가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금융권 안팍에서는 문 전 실장 내정설이 돌고 있다. 문 전 실장은 대기업 일감 몰아주기 과세, 연말정산 소득공제 항목의 세액공제 전환 등 세법 개정을 이끈 인물로 기재부의 인사 적체를 해소하고자 지난 8월 보직 없이 퇴직했다. 캠코는 임추위가 복수의 후보를 선정해 금융위원회에 보고하면 금융위원장이 이중 한 명을 제청해 대통령이 임명한다.

자산관리공사는 지난 7월 사외이사 임명 과정에서 친박계 낙하산 논란이 있었다. 당시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송창달(74) 그린비전코리아 회장이 사외이사에 임명됐다.

예탁결제원도 자칫 장기 공백사태에 빠질 가능성이 커졌다. 유재훈 예탁결제원 사장 후임으로는 이병래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이 유력하게 거론돼 왔다. 임추위 한 소식통 "지난 9월 22일 임추위 발족 이후 후임 선정과정이 전혀 진행이 되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우리은행 CEO자리를 놓고도 말이 많다. 이광구 우리은행장의 임기가 올해 12월 30일 만료되기 때문이다. 내부에선 민영화가 마무리되는 오는 2017년 3월까지 이 행장이 자리를 지킬 것으로 보고 있다. 민영화 과정에서 새로운 과점 주주 이사회가 구성되면 차기 행장 선임 절차가 본격화된다.

박근혜 정부 마지막 금융권 CEO선임이라는 점 때문에 '보은(報恩)인사'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과점주주 위주로 이사회가 구성되더라도 예금보험공사가 여전히 최대주주로 남아 있어서다. 권혁세 전 금융감독원장과 김주현 전 예금보험공사 사장 등이 거론된다. 문제는 최근 터진 '최순실 게이트'로 현 정권이 낙하산 인사에 부담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럴 경우 내부 승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릴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 내부에선 차기행장으로 이동건 영업지원본부 그룹장, 남기명 국내그룹장, 김재원 부행장 등이 언급되고 있다. 지난 CEO선임때도 유력후보로 거론된 이동건 그룹장은 경북고와 영남대를 나왔다.

윤창현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민간 위원장(서울시립대 교수)은 지난 8월 "일단 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서 새로운 사외이사들이 차기 행장 선임에 참여할 수 있도록 뒷받침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김한철 기술보증기금 이사장은 내년 1월 중순 경 임기가 끝난다. 내년 3월에는 이덕훈 수출입은행장의 임기가 만료된다.

◆ 꿀보직 공기업CEO 계륵으로 전락?

"○○에 이력서 내봐." 얼마전 A씨는 여권의 한 인사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공개모집 절차를 진행하는 한 공기업에 지원하라는 내용이었다. 예전 같으면 반가운 전화였다. 그 기관 업무와 관련된 이력은 없지만 예전 같으면 '올커니' 하고 지원했을 거이다. 하지만, 고민 끝에 마음을 접었다. 정권 말기 낙하산 인사에 대한 부담이 만만치 않아서다. 그는 "요즘 안도의 안숨을 쉰다"고 전했다. '최순실 사태'가 터진 시점에서 입방아에 거론되기라도 한다면 이력에 흠집이 생길뻔 했다고 전한다.

임기가 끝나는 금융 공기업 기관장과 임원 인사가 공백사태에 빠지지 않을까 걱정이다. '최순실 게이트'가 일파만파 확산되서다.

근본적인 원인은 따로 있다. 정권이 바뀔 때마나 "기관장·감사의 전문성 자격 요건과 임추위 독립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인사 시스템을 개선하겠다"고 공언 하지만, 정권 창출에 기여한 측근들의 공로를 합법적으로 치하 하는 수단으로 전락했기 때문이다. 공공기관 임원 자리를 '전리품'으로 여기는 것.

금융권 한 관계자는 "유명 무실한 인사 시스템 아래서 청와대의 한마디 말에 인사가 결정되는 게 문제"라면서 "인사 진공상태가 나타난다면 그 만큼 국민들의 피해가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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