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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재계

중소기업계, 조선업 구조조정 '현상유지식 처방' 혹평



중소기업계가 최근 정부가 내놓은 조선업 등 구조조정에 대해 '현상유지식 구조조정'이라며 반대의 뜻을 분명히했다. 특히 부실 대기업 정리 등을 포함해 보다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산업을 효율적으로 재편하고 새로운 산업으로 금융·인력자원이 흘러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중소기업중앙회는 2일 관련 논평을 내고 이같이 밝혔다.

중기중앙회는 논평에서 "과거 외환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정부는 대기업의 무분별한 차입·방만 경영에 대한 경종을 울리고, 재무건전성 강화를 위해 강도 높은 대기업 구조조정을 추진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기업에 대한 대마불사식 지원으로 인해 신산업으로 흘러가야 할 금융·인력자원이 허비돼 고용창출을 유발하는 서비스산업 등을 육성하지 못했으며 이로 인해 청년실업, 고용양극화 고착 등 우리경제의 어려움이 지금까지 지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특히 제조 대기업 중 장치중심의 공급과잉 업종은 산업구조조정이 아닌 재무구조 개선에 그쳐 고용창출형 신산업으로의 산업재편이 이뤄지지 않았으며 이후에도 금융·인력자원의 대기업 집중으로 인해 대·중소기업간 임금격차 고착화, 경제의 이중구조, 사회 양극화 등 국민경제에도 악영향을 가져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중기중앙회는 "최근 조선업 구조조정 과정을 보면 근본적인 해결방안을 제시하기 보다는 수술이 필요한 중증 환자에게 계속적으로 링거를 투여하는 대증요법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부실 대기업에 대한 지원은 천문학적인 시간적·물리적 비용을 초래하고, 새로운 산업과 중소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박탈 할 수 있다는 인식 하에 조선업 구조조정 추진 과정에서 다음의 사항이 반영되기를 강력히 희망한다"고 밝혔다.

다음은 중기중앙회가 논평에서 강조한 내용 전문.

첫째, 부실대기업 정리를 포함한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필요하다.

대기업의 자구노력에 기대한 구조조정 장기화는 당초 취지와 다르게 강성 노동조합과의 타협 등으로 훼손될 수 있으며, 부실 대기업이 연명하는 효과만을 초래할 수 있다. 신속하고 강도 높은 구조조정 추진으로 산업구조를 재편하고, 신산업으로 금융·인력자원이 흘러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정부가 당장의 임시방편을 통해 책임을 회피하지 않고 흔들림 없이 구조조정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한 만큼, 조선업 구조조정에 따른 부담이 무작정 미루어짐에 따른 더 큰 경제적 비용이 초래되지 않도록 확고한 원칙을 갖고 신속하게 구조조정을 추진하길 기대한다.

둘째, 중소기업과 대기업 지원에 대한 이중 잣대를 해소해야 한다.

경영상 어려움에 처한 중소기업을 '좀비기업', '정부지원으로 연명하는 기업'으로 단정하고, '중소기업 보호?육성'이라는 헌법적 가치 실현을 위한 정부정책에 대해서는 반시장주의적 포퓰리즘 정책으로 몰아가는 반면, 수십조원의 정책자금이 수반되는 부실대기업 지원은 시장논리에 역행하더라도 불가피하게 추진돼야 한다는 인식을 조속히 바꿔야 한다.

특히 조선업의 경우 발주량 감소, 과잉생산, 경쟁심화 등 미래가 불투명하다는 외부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지원으로 부실대기업을 안고 가는 것은 경제의 불확실성만 더욱 가중시킬 수 있다.

과잉업종 구조조정을 위해 '기업활력제고법'이 제정돼 시행되고 있는 만큼, 해당 제도를 활용하여 끝이 보이지 않는 부실대기업 지원이 아닌 근본적인 구조조정과 산업 재편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부실대기업 구조조정이야 말로 시장의 자율기능이 발휘되도록 해야 한다.

셋째, 금번 대기업 구조조정을 통해 새로운 표상을 마련해야 한다.

최근 대기업계의 연쇄 부실 문제는 산업별 대기업 중심 성장방식이 이미 한계에 직면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조선업 등의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계기로 기업 구조조정의 합리적인 기준과 사례를 만들어야 한다. 단순한 금융논리 보다는 시장에 기반한 산업논리가 필요하며 조선업뿐만 아니라 중국 등 후발업체와 원가경쟁을 해야 하는 철강, 석유화학 등 타 업종은 선제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고부가가치를 만들 수 있는 산업으로 재편하고 고용창출과 소득격차 완화를 가져오는 신산업과 중소기업 중심 경제구조로의 체질 개선을 추진해야 한다.

넷째, 구조조정에 따른 협력중소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

대기업의 구조조정으로 인해 가장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협력 중소기업이다. 정부는 대기업 구조조정을 흔들림 없이 신속하게 추진하되, 조선업 관련 중소기업 피해 최소화를 위해 종합적인 대책을 강화하는 등의 세심한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 특히 미지급 하도급 대금의 경우 하도급업체 근로자의 임금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우선변제 방안을 반드시 마련해야 한다.

중소기업계는 구조조정 추진에 따라 관련 업계와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일시적 어려움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하나, 금번 구조조정이 신속하고 원칙에 의거 진행될 경우 우리 경제의 변화와 혁신을 통한 역동성 회복을 위해 경제주체로서 고통분담에 적극 동참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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