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겨울 한국 경제는 안전한가. 밖으로는 미국의 대선에 대한 불확실성이, 안으로는 '최순실 게이트'가 한국 경제를 흔들고 있다.
2일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2000선이 맥 없이 무너졌다. 전 날보다 28.45포인트(1.42%) 내린 1978.94 장을 마쳤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원화값은 달러당 1149.8원으로 전일 종가보다 9.9원 뛰었다.
대외적으로는 미국발 통화정책 및 대선 관련 불확실성이, 대내적으로는 최순실 게이트로 인한 국정 공백 사태가 위험자산 회피 심리를 자극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한국시간으로 3일 오전 3시 회의 결과가 발표되는 미국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주목한다. 12월 기준금리 인상과 관련된 힌트가 나올 가능성이 있어서다.
연방수사국(FBI)이 지난주 민주당 대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의 이메일을 재수사한다고 밝힌 후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와의 지지율 격차가 줄어든 것도 증시의 불안감을 더하는 요인이다.
시장에서는 트럼프 후보가 당선될 경우 글로벌 증시가 큰 충격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한 상황이다.
최순실 게이트로 인한 국내 정국 혼란으로 경제와 외교 분야에서 정책 공백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도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최 씨가 사실상 이끈 미르·K스포츠 등 두 재단에 출연금을 낸 대기업들의 검찰 수사에 직면한 것도 해당 기업 주가에는 악재가 됐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국내 주식시장의 70∼80%는 글로벌 여건에 영향을 받는다"고 전제한 뒤 "'최순실 게이트'도 증시에 마이너스 요인으로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한국경제으 체력이 약해서다.
10월 수출이 현대자동차의 파업과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 단종 영향 등으로 1년 전보다 3.2% 감소했다. 지난 9월에 이어 두 달 연속 '마이너스 성장'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0월 13일 기자간담회에서 내년 한국 경제의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9%에서 2.8%로 낮췄다. 그러나 한은 A 금통위원은 "대내외 여건을 감안할 때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높아 보인다"며 최근 가계저축률 상승과 기업 구조조정 등으로 민간소비의 빠른 개선이 어렵고 수출도 미국의 금리 인상,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협상 등으로 예상만큼 늘지 않을 수 있다고 밝혔다. 민간은 더 부정적이다. LG경제연구원은 2.5%(2015~2019년), 현대경제연구원은 2.7%(2016~2020년)로 추정한다.
국제결제은행(BIS)은 한국의 민간부문 부채 위험을 '주의' 단계로 분류했다. 올해 2분기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신용 비율은 167.5%, 명목 GDP 대비 가계신용 비중은 90.0%로 집계됐다. 모두 역대 최고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