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의 부동산 시장 진출이 빨라지고 있다. 그간 현금으로만 거래되어 오던 부동산 중개 시장의 카드 거래가 늘면서 안정적인 카드 수수료 수익을 거둘 수 있게 되자 카드사들은 각종 혜택을 앞세워 고객 선점에 나서고 있다. 임대료·월세 등 카드 결제 시장도 확대 추세여서 카드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3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매월 고정적인 현금결제가 이뤄지는 부동산 임대료 결제 시장에 가장 먼저 뛰어 들었다. 국토교통부와 업무협약(MOU)을 맺고 부동산 전자계약시스템 시범사업에 참여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그간 부동산 중개 수수료는 주로 현금으로 결제되어 왔다"며 "카드 결제 활성화를 위해 국토부와 협의를 통해 전자계약시스템을 제공, 각종 혜택을 마련해 고객 유입을 위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신한·우리 등 주택 임대료 카드 납부 시범 서비스
신한카드는 최근 주택관리공단이 관리하는 전국 5000여 임대 아파트에서 주택 임대료 카드 납부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에 따라 아파트 거주민들은 별도의 수수료 없이 신한카드를 이용해 임대료를 자동이체할 수 있게 됐다. 지난 4월부턴 부동산 거래를 위한 계약금이 일시적으로 부족한 매수·매도인과 임대·임차인은 물론 계약을 중개하는 공인중개사까지 대출 상품도 제공한다.
신한카드는 이에 오는 12월 말까지 해당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신한카드로 부동산 중개 수수료를 결제하는 매수·매도인과 임대·임차인 선착순 300명을 대상으로 5만원 캐시백을 제공한다. 부동산 거래 시 발생하는 자금 부담 경감을 위해 중개 수수료 카드 결제 시 2~5개월 무이자 할부 서비스도 제공한다. 부동산 전자계약시스템을 이용해 최소 3건 이상 카드 결제를 독려한 공인중개사를 대상으론 우수 실적별로 50만원권 5명, 20만원권 10명, 5만원권 20명에게 기프트카드를 선착순 지급한다. 아울러 부동산 전자계약시스템을 통해 중개 수수료를 카드로 결제한 고객 중 대출을 이용한 고객에겐 선착순 300명까지 3만원 캐시백을 추가 지급한다.
우리카드 역시 국토교통부와 MOU를 맺고 부동산 전자계약시스템 시범사업에 참여했다. 우리카드는 지난 6월 KT에스테이트와 제휴를 맺고 부동산 임대료 결제 전용 상품을 선보였다. '리마크우리카드'로 명명된 이 카드는 KT에스테이트의 프리미엄 임대주택인 리마크빌의 임대료와 관리비 결제를 자동이체해 준다.
이 외에 KB국민카드는 한국주택임대관리협회와 제휴를 맺고 올 하반기부터 임대사업자와 임대주택 거주자를 대상으로 부동산 임대료 납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관련 서비스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중개 수수료 확대는 수익성 악화 일로의 카드사에 새로운 자금 확보 루트로 꼽힌다"며 "고객에겐 거래 편의성을 제고하고 다양한 혜택도 챙길 수 있어 카드사와 고객 모두 윈윈할 수 있는 작용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중개수수료 카드 납부 증가
부동산 시장에 잇따라 진출한 카드사들의 실적은 점점 확대되고 있다.
여신금융연구소가 지난달 발표한 '9월 카드승인실적 분석'에 따르면 부동산 중개 업종의 전체 카드 승인금액은 1164억원이다. 전년 동월 748억원 대비 55.7%(416억원)이나 증가했다.
정채중 여신금융연구소 연구원은 "서울시 서초구에서만 시범운영되어 오던 국토부의 부동산 전자계약시스템이 지난 8월 말부터 서울시 전역으로 확대되면서 실적이 증가했다"며 "카드사들 역시 이 같은 변화에 주목하면서 중개 수수료를 카드로 결제한 고객을 대상으로 캐시백 이벤트를 제공하는 등 각종 프로모션을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파트 공과금 시장에 주목해 온 카드사들의 노력 역시 호(好)실적으로 나타났다. 지난 9월 공과금 서비스의 카드 승인 금액은 7조9100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42.6% 증가했다.
정 연구원은 "지난해 1월 국세 카드 납부 한도(1000만원)가 폐지되고 카드사들의 캐시백 이벤트 등 각종 마케팅이 늘면서 공과금 카드 승인 금액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2016년 9월 부동산중개업 카드승인금액./여신금융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