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인터뷰] 데뷔 13년차, 미소가 아름다운 소녀 김유정의 성장
'구르미 그린 달빛'서 남장 연기
독무씬 위해 안무 연습에 열정
작품 할수록 책임감 생겨
올해로 데뷔 13년차 배우 김유정(17)은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을 통해 배우로써 한 계단 더 성장했다. 2003년 제과 제품 CF를 통해 연예계에 데뷔한 김유정은 영화 '추격자' '우아한 거짓말' 드라마 '앵그리 맘' '해를 품은 달' 등 다수의 작품에 출연하며 끝없는 연기 변신을 거듭해왔다. 사극이면 사극, 현대극이면 현대극 출연한 작품마다 흥행에 성공해 '차세대 시청률 보증수표'로 떠올랐다.
최근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김유정은 "드라마가 이렇게까지 사랑받을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촬영장에서 함께 고생한 스텝분들 배우분들의 호흡이 잘맞았고, 기분 좋은 분위기에서 작업했다"며 "긍정적인 기운이 시청자분들께 전달된 것 같아 행복하다"고 말했다.
23.3%라는 높은 시청률로 막을 내린 KBS2 '구르미 그린 달빛'. 김유정은 극 중 위장내시 홍라온으로 분해 사랑스러운 남장연기를 선보였다.
"남장을 처음해봤는데 연기하는 동안 즐거웠어요.대본에 나와있듯 통통 튀는 삼놈이(홍라온의 가명)를 연기하면서 중점을 뒀던 건 누가 봐도 귀엽고 사랑스러웠으면 좋겠다는 거였어요. 촬영장에서 감독님을 비롯한 스텝분들이 예뻐해주셔서 행복했어요."
김유정은 함께 호흡을 맞춘 박보검에 대해 배울 점이 많은 배우라고 언급했다. "사극을 더 많이 찍은 것은 사실이지만, 보검 오빠한테 많이 배웠다"며 "열심히 노력하고 잘하려고 하는 모습이 자극제가 됐다. 서로에게 의지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한여름에 촬영이 진행된 탓에 더위로 힘든 적도 있었지만, 함께 고생하는 스텝과 선배, 동료 배우들을 보며 에너지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드라마 초반은 왕세자 이영(박보검)과 홍라온의 티격태격하며 정이 드는 모습이 유쾌하게 그려지지만, 극이 전개될수록 신분의 벽에 부딪혀 눈물 마를 날 없는 두 사람의 모습이 담겨졌다.
"감정을 분출하는 것들은 연기하기에 편했어요. 오히려 감정이 터지면 안되는 장면에서 올라오는 감정들을 억누르는 게 힘들었죠. 특히 라온이가 자신이 역적의 딸이라는 사실을 알고 궁에서 떠날 결심을 했을 때 주변사람들에게 웃으며 '안녕'이라고 이별을 말하는데, 얼굴은 웃고 있지만, 마음은 너무 아프더라고요. 그때는 제가 라온이가 된 것처럼 촬영이 아닐 때에도 마음이 싱숭생숭했어요."
이번 드라마에서 가장 화제가 됐던 장면 중 하나는 바로 김유정의 독무씬이었다. 김유정은 해당 장면을 위해 안무가 선생님과 연습실에서 쉬지않고 한국무용을 연습했다. 안무 뿐만 아니라 장구와 가야금까지 직접 배우는 등 열정을 쏟았다.
"안무도 중요했지만, 영과 라온의 감정선까지 그려져야 했기 때문에 저 개인적으로도 신경을 많이 쓴 장면이에요. 감독님도 그 장면에 굉장히 공을 많이 드렸어요. 반응이 좋아서 다행이었죠.(웃음)"
종영 후까지 화제가 됐던 키스신에 대해서는 "오히려 내관복을 입고 왕세자와 키스하는 장면이 아름답게 보일 수 있을지 걱정했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작품 전과 후 달라진 점이 있다면, 조금 더 작품에 대한 책임감이 생겼다는 것. 작품 속 캐릭터와 설정을 회피하지 않고, 주체적으로 고민하면서 디테일하게 작품을 완성해가는 과정을 통해 배우로써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었다고.
김유정은 연예계 대표 '정변'의 아이콘이다. 아역 시절부터 지금까지의 성장과정을 봐온 시청자들을 위해 더 많이 연기로 보답할 수 있게 노력할 거라는 다짐또한 밝혔다.
"'구르미 그린 달빛'을 비롯한 모든 작품들이 제게는 항상 아쉬움이 남아요. 최대한 캐릭터에 몰입하려고 노력했지만, 배우가 100% 본인 연기에 만족하기란 힘들잖아요.연기는 항상 어려운 것 같아요. 하지만, 여러 사람의 삶을 살아볼 수 있다는 큰 매력이 있어요.(웃음) 아직은 제 나이에 맞는 학생 역할이 제일 좋지만요. 당장에 '어떤 배우가 되어야겠다'하는 큰 목표는 없지만, 어디에나 은은하게 잘 어우러지는 좋은 향기를 가진 배우가 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