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나온책] 파리에 비가 오면
미래엔 북폴리오/현현 지음
쓸쓸한 가을의 끝자락, 감성 짙은 글과 그림으로 꽉 채운 감성 에세이 '파리에 비가 오면'이 미래엔 북폴리오에서 출간됐다.
네이버 일러스트 플랫폼 '그라폴리오'에서 활동하는 인기 작가 현현의 일러스트를 담은 그림 에세이다. 현현 작가의 일러스트는 서정적이고 솔직한 그림으로 수백만 건의 조회수, 4만회 이상의 추천을 받는 등 독자의 공감을 이끌어내고 있다.
이 책은 작가가 활동 중 처음으로 자전적 이야기를 담아낸 작품 시리즈로 자신이 그림 작가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용기를 북돋아 준 옛 연인에 대한 추억과 그리움을 '파리'라는 낭만적인 장소 속에서 풀어냈다. 수채화풍의 채색과 동화적인 상상력이 돋보이는 일러스트에 짧은 글들이 더해서 독자들의 감성을 자극한다.
사랑의 시작을 이야기하기보다 연인과 헤어진 후의 이야기를 담고 있기 때문에 삽화들은 낮은 채도의 차분한 색감이 주를 이룬다. 스케치 또한 혼자 쓸쓸히 선 풍경이나 옛 연인을 회상하는 모습이 많다. 하지만, 과거를 그리워하고 소중히 하는 화자의 마음이 담겨 마냥 슬프고 우울하기 보다는 따뜻하고 애틋하다.
현현 작가의 독특한 감각이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의 풍경들을 통해 담겨 있다.
다른 그림 에세이와 차별화되는 '파리에 비가 오면'만의 특징이라면 단편적인 이미지의 나열이 아닌 일련의 그림과 시로 하나의 스토리를 만들어간다는데 있다. 우연히 만나 사랑에 빠진 연인, 언제나 힘이 되어 주었지만 결국 곁을 떠난 여자, 그 후에도 계속해서 그 사람을 그리는 남자라는 정통 로맨스 스토리는 현현의 일러스트 속에서 위로를 전하고 지친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한편의 드라마가 됐다. 찬 바람이 부는 요즘 같은 계절, 팍팍한 일상에 말라버린 감성을 되살리고 싶은 이에게 이 책을 권한다.
작가 현현은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한 때는 회사원이었지만, 뒤늦게 그림을 시작했다. 현재 저자가 느껴온 그리움과 서정에 관한 것들을 그라폴리오에서 글과 그림으로 연재하고 있다. 220쪽 , 1만4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