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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시황

중견기업 잇단 지주사 전환 이유있었네

국내 지주사 전환 추이



SK는 지난 2003년 4월 소버린자산운용과 경영권 다툼을 벌인 뒤 2007년 7월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다. 오너의 경영권을 안정시키고 투명한 지배구조를 확립려는 조치였다. 이사회에서 사외이사의 비율을 70%까지 올리고 감사위원회의 역할도 강화했다.

LG, 한진, 두산 등 대기업들도 앞다퉈 지주회사로 색깔을 바꿨다.

대기업 중심으로 이뤄지던 지주사 전환이 중견 상장사로 퍼지고 있다. 크라운제과는 내년 3월 식품사업 부문을 인적분할해 '크라운제과'를 만들고, 남은 투자사업 부문을 지주회사로 전환할 예정이다. AP시스템도 지주사 전환을 선언했다.

수많은 계열사를 거느린 대기업도 아닌데 굳이 사업회사를 쪼개 지주사를 만들려는 이유는 뭘까. 2~3세에 대한 경영권 승계와 지배구조를 탄탄히 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왜 그들은 지주사를 택하는가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샘표식품, 일동제약, 원익IPS, 홈센터 등이 인적·물적 분할을 통한 지주회사 전환을 마무리했다.

왜 지주사인가.

지분율이 높지 않은 최대주주 입장에서는 손쉽게 지분율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이 지주회사의 매력이다. 특히 제조업체들을 중심으로 2, 3세로 경영권을 넘겨야 할 시기에 놓인 기업들이 하나 둘 생겨나는 상황에서 사회 이슈가 되고 있는 경제민주화 바람은 지주사 전환 카드를 만지작거리게 하는 이유로 관측된다.

상장사 한 최고경영자(CEO)는 "기업을 일궈서는 상속세를 내고 나면 제대로 2대 상속이 이뤄지기 힘든 게 한국의 현실"이라며 "최근 정치판 기류를 감안하면 가업의 3대 승계를 위해 좋은 타이밍에 지주사로 전환해 오너 지분을 확보하는 게 필수적"이라고 귀띔했다.

샘표의 노림수는 3세인 박진선 사장 등 오너일가의 회사 지배력 강화에 있다.

우선 샘표의 지분은 박진선 대표가 16.46%와 특수관계자 지분을 합하면 샘표 지분은 30.02%에 달한다. 샘표식품이 보유한 자사주 비중은 30.38%로 박진선 대표 등 최대주주 지분은 60.40% 확보했다. 박진선 샘표식품 대표는 박승복 전 샘표식품 회장의 아들이다.

AP시스템도 마찬가지다. 이 회사는 지주사 전환을 위해 회사를 지주회사(APS홀딩스)와 사업회사(AP시스템)로 쪼개는 인적분할키로 했다. 이 회사는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를 생산하며 연 200억~3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고 있다.

문제는 최대주주의 지분이 8.93%로 취약하다. 회사 안팎에서는 정 대표가 취약한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지주사 전환 카드를 꺼냈다고 보 고 있다.

실제 인적분할을 하면 두 법인에 대한 정 대표의 지분율은 그대로 유지된다. 정 대표는 지배력 확장을 위해 사업회사 지분을 지주회사 신주로 맞교환하는 방식의 현물 출자를 통해 지주회사 지분을 20~30%대까지 높일 수 있다.

정책 변화도 한몫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올해 9월로 예정된 지주회사 기준 5000억원 상향 적용시점을 내년 7월까지로 유예했다. 이에 따라 각종 지분율 규제가 있지만 상당수 기업이 너도나도 지주회사로 전환하는 추세다. 특히 심텍, 리홈쿠첸, 슈프리마, 휴온스 등 자산 규모 1000억~5000억원 사이 중견기업이 이 같은 움직임이 활발하다. 세제혜택 때문이다.

정치권에 부는 경제민주화도 영향을 주고 있다. 국민의당 채이배 의원이 대표발의한 공정거래법 개정안은 지주사 설립ㆍ전환 시 판단요건 및 자회사 최소지분율 등을 변경해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NH투자증권 김재은 연구원은 "최근 행동주의 투자자들의 지주회사 전환 요구가 강화되고 있으며, 정치적으로도 지배구조 개편을 촉발시킬 트리거(방아쇠)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지주회사 전환 인센티브가 축소되기 전 지주회사 전환을 마무리 지으려는 움직임들이 활발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주사 전환 기업 자료=NH투자증권, 금융감독원



◆지주사 투자 매력은

투자자 입장에서는 대주주가 지주회사 지분을 높이는 과정에서 사업자회사 주가가 상대적으로 높은 시세를 보일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최대주주 입장에서는 사업자회사의 주가가 오를수록 유리하기 때문에 알짜 자회사를 몰아 넣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지주사 전환 시 보통 인적 분할 방식을 택한다. 인적분할 후 최대주주는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해 사업회사 지분을 팔아 지주회사 지분을 사들인다. 이런 매도와 매수는 현물출자를 통한 주식 맞바꾸기(스왑) 형태로 진행되는데 여기서 오너의 기업 지배력이 높아지려면 분할시점 이후 사업회사 지분가치가 지주회사보다 높아져야 한다. 비싼 것을 팔고 싼 것을 사야 더 많이 가지게 되는 것과 같은 원리다.

자회사 지분 가치를 꼼꼼히 살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증권가 한 애널리스트는 "지주회사 전환 과정에서 숨어있던 자회사 가치가 부각될 수 있다"며 '특히 단순히 재무제표에 기재된 장부가치보다 실제가치가 매우 높은 자회사를 보유한 기업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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