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아담 체이어 비브 랩스 수석 엔지니어, 다그 키틀로스 CEO,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개발1실장 이인종 부사장이 4일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기자설명회를 하고 있다. /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차기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 S8'을 시작으로 인공지능 생태계를 구축한다.
삼성전자는 지난 4일 최근 인수한 비브 랩스 경영진을 초청해 삼성 서초사옥에서 설명회를 열었다. 비브 랩스는 애플의 음성인식 서비스 '시리'를 만든 개발자들이 모여 개방형 인공지능(AI) 플랫폼을 개발한 기업이다. 지난 3~4년 동안 음성 인식 분야 기술을 집중 발전시킨 삼성전자는 비브 랩스의 개방형 AI 플랫폼과 자사 음성 인식 기술을 결합해 강력한 인공지능 비서 서비스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다그 키틀로스 비브 랩스 CEO, 아담 체이어 수석 엔지니어가 참석한 이 자리에서는 차기작 갤럭시 S8에 AI 플랫폼 탑재가 공식화됐다. 이인종 삼성전자 부사장은 "삼성과 비브랩스는 별도 애플리케이션 없이도 이용할 수 있는 AI플랫폼을 새롭게 구축할 것"이라며 "갤럭시 S8에 이 AI 플랫폼이 탑재될 계획"이라고 공개했다.
현재 갤럭시 스마트폰에서 피자를 주문하려면 사용자가 직접 음식 배달 앱을 작동시켜야 한다. 하지만 사용자가 단순히 "피자를 먹고 싶다"고 말할 경우 스마트폰이 특정 브랜드와 메뉴를 제안하며 주문하는 것이 삼성이 그리는 '오픈 플랫폼'이다. 더불어 스마트폰 외에 TV, 냉장고 등 다른 가전기기에서도 이러한 기능이 적용될 전망이다.
아담체이어 수석 엔지니어가 비브 랩스의 AI 플랫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삼성전자
설명회에 참석한 다그 키틀로스 CEO는 "우리가 개발하는 AI 플랫폼은 대화 인터페이스를 기반으로 한 오픈 시스템" 이라며 "더 많은 개발자가 참여하고 더 많은 유저들이 AI와 소통할 것이다. 우리 아이들이 '인터넷 없이 어떻게 살았냐'고 묻지만 미래 세대는 'AI 없이 어떻게 살았느냐'고 물어볼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비브 랩스는 삼성 외에도 다양한 기업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았다. 다그 키틀로스 CEO는 "너무나 많은 회사들이 제안을 해왔지만, 삼성만이 우리와 같은 비전을 가지고 있었다"며 "갤럭시 S8은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AI 플랫폼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인수 과정에 대해서도 "굉장히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정보통신기술 시장의 기술 발전은 한 기업이 주도하기 어려운 속도로 이뤄지고 있다. 이에 삼성은 유망한 스타트업을 지속 인수하고 있다. 모바일 결제 시장 후발주자였던 삼성은 경쟁력 확보를 위해 루프페이를 인수했고 이는 마그네틱 신용카드 결제기에서 그대로 사용할 수 있는 삼성페이로 돌아왔다. 삼성페이는 출시 1년 만에 누적 결제액 2조원을 돌파하며 급성장하고 있다.
이날 다그 키틀로스 CEO와 아담 체이어 수석 엔지니어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만나 AI 전략에 대한 논의도 나눴다. 이 자리에서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은 "루프페이와 스마트싱스를 통해 시너지를 낸 것처럼 비브 랩스의 인공지능 솔루션으로 사용자들에게 더 큰 즐거움과 편리함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비브 랩스의 솔루션을 스마트폰과 가전제품, 반도체 등 삼성전자의 다양한 제품과 통합해 IoT 시대의 기술 리더십을 더욱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이인종 부사장은 "실생활에서 정보를 모으고 인간과 같은 생각을 해서 유저에게 가치 있는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삼성이 추구하는 진정한 AI"라며 "PC, 스마트폰에 이어 이제는 AI 기술로 혁신을 일으키며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