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공격적인 경영을 하겠다. 두려움 없이 도전, 새로운 100년의 성장을 함께 만들어나가자."
두산가의 4세로 그룹 총수가 된 박정원 회장이 지난 3월 취임 일성으로 한 얘기다. 빈 말이 아니였다. 지난 10월 초 수요 부족으로 상장 일정을 전격 연기한지 한달 여 만에 다시 다시 공모가를 낮춰 증시입성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그의 거침없는 도전은 경영성과에서도 잘 나타났다. 두산건설의 올해 누적 수주액이 1조9000억원을 기록하는 등 그룹 계열사들의 3·4분기 실적은 장밋빛이다.
그룹 재무구조에 적신호가 켜진 상황에서 등판한 박 회장. 그가 그리는 두산의 새로운 100년에 시장 안팎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두산밥캣이 오는 18일 증시에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기업공개(IPO)를 진행 중인 두산밥캣은 공모가가 3만원으로 확정됐다고 7일 공시했다. 406개 기관이 수요 예측에 참여했으며, 경쟁률은 9.81대 1을 기록했다고 두산밥캣은 밝혔다.
두산밥캣은 오는 8~9일 이틀간 일반 청약을 거쳐 오는 18일 상장할 예정이다.
그룹 재무구조에 적신호가 켜진 상황에서 등판한 박 회장은 우선적으로 그룹의 재무건전성 확보와 경영안정에 힘써 왔다.
재무구조 개선의 핵심 열쇠는 두산밥캣의 상장이다. 두산그룹은 두산밥캣을 코스피에 상장해 최대 2조4000억 원이 넘는 유동성을 확보한 뒤 필요한 곳에 자금을 투입하겠다는 계획이었다. 이번에 공모가를 낮추면서 자금 조달 계획은 다소 차질이 빚게됐다.
그러나 밥캣의 시가총액이 4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최대주주인 두산인프라코어를 비롯해 두산중공업, 두산 등 그룹 전반적으로 유동성 개선 효과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베스트투자증권 양형모 연구원은 "손자회사의 재무구조 부담이나 실적 악화가 그룹의 총체적인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는 부담을 덜기 위해 밥캣 상장을 추진해 왔다"면서 "두산인프라코어의 유동성 문제를 해결해 그룹의 재무구조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산그룹의 지배구조는 두산이 두산중공업을 보유하고 두산중공업이 두산엔진, 두산건설, 두산인프라코어를 지배하는 구조다.
박정원 두산 회장의 4세 경영체제도 더욱 굳건해질 것으로 보인다.
신용도에도 긍정적이다.
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국내 상장을 앞둔 두산밥캣에 기업신용등급 B1으로 평가하고 있다.. 등급 전망은 '안정적(stable)'이다. 무디스는 "북미 소형농기계와 건설장비 시장에서 지배적인 시장지위와 향후 1~2년간 예상되는 양호한 잉여현금흐름 창출능력을 반영해 신용등급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두산그룹 측은 두산밥캣의 IPO가 성공리에 마무리 된다면 차입금 규모를 현재 11조원에서 8조원 수준까지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한편 두산밥캣은 소형 건설기계 회사로 한국에 글로벌 본사를 두고 전 세계 20개 국가에 31개 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4조408억원, 영업이익 3856억원이다. /김문호 기자 km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