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함에 따라 국내 건설·부동산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주목되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전반적으로는 경제전반에 불확실성이 커질 것으로 예측하는 가운데 부동산시장으로 유입되는 유동자금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트럼프 정부의 정책 방향을 가늠하기 어렵고 그 정책들이 국내에 영향을 미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돼 영향은 단기에 나타나지 않을 것이란 의견도 있다. 이처럼 갑작스런 '변수'에 대해 전문가들도 긍정·부정으로 엇갈린 전망을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안정적인 자산에 투자수요가 몰릴 경우 부동산 투자심리를 자극해 국내 주택시장에 일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또 금융권 관계자는 "트럼프 당선이 실물부문에 영향을 미치기까지는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라며 "트럼프 당선자가 공화당과의 정책 조율을 어떻게 하느냐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불확실성 높아진 상황으로 부동산시장에도 관망세가 커질 수밖에 없다"며 "부동산 거래, 가격 모두 약세로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일각에서는 트럼프의 공약 중 하나인 주한미군철수가 현실화되면 평택 등 미군부대가 위치한 지역의 부동산시장도 요동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실제 평택지역은 트럼프가 당선된 후 공인중개업소로 관련 문의가 쏟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평택에 위치한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평택은 최근 공급이 많았던 지역으로 실제 트럼프의 미군철수 공약이 이슈화되면 실제 부동산시장이 크게 요동칠 것"이라며 "하지만 당장 실현되기는 힘들기 때문에 단기적인 악재로 본다"고 말했다.
정부도 예상밖의 변수에 건설부동산업계의 당부를 요하고 있다. 강호인 국토부 장관은 9일 긴급현안점검회의를 열고 "미 대선 결과에 따라 주택시장, 해외건설, 자동차, 항공수요 등 다양한 현안이 영향을 받을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해 철저히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 자리에는 2차관, 국토도시실장, 주택토지실장, 교통물류실장, 항공정책실장, 건설정책국장 등 국토부 주요 간부가 참석했다. 그만큼 불확실성에 대한 위기감을 감안한 것이다.
국토부는 관계자는 "주택시장은 경제 불확실성 증대 등이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시장 모니터링을 더욱 철저히 해야 한다"고 했다. 또 "해외건설은 저유가·이란 경제제재 가능성 등 부정적 요인이 커질 수 있지만 미국 내 인프라 투자 확대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