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눈을 뜨면 바람이 부는 대로/미래엔 북폴리오
[새로나온책] 아침에 눈을 뜨면 바람이 부는 대로
미래엔 북폴리오/사노 요코 지음
'100만 번 산 고양이'와 '사는 게 뭐라고'로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일서스트레이터이자 수필가, 사노 요코가 40대에 쓴 첫 에세이집이다. 가난한 집안의 장녀로 잠시로 놀지 않고 평생 왕성하게 일했던 그녀의 치열했던 기억들이 조각처럼 담겨 있다. 가난했던 어린 시절, 종전 후 귀환한 일본 생활, 석판화를 공부했던 베를린 유학 시절, 짝사랑했던 남학생 이야기 그리고 어린이 그림책을 그리는 이유까지 평범하면서도 평범하지 않은 그녀의 삶 이야기를 꾸밈없고 담백하게 써내려갔다.
주변 환경에 이해하고 사랑받고 또 사랑하려는 한 여성의 솔직한 감성이 훌륭하게 표현돼있다. 이책에서는 '부끄럽다'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는 문장이 자주 등장하는데 그녀만의 섬세한 감수성이 드러나는 부분이기도 하다. 또한, 사노 요코가 직접 그린 독창적이고 매력적인 삽화 15점은 이 책의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다. 1990년대에 이미 한번 출간된 적 있는 책이지만, 25년이 지난 현재를 살고 있는 독자들도 쉽게 공감할 수 있고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당시 저자가 세상을 보고 느낀 기록들은 지금 독자의 삶에도 귀중한 인생 철학을 전달한다.
주변의 분위기는 신경쓰지 않는 센 언니, 솔직하고 시원하고 괄괄한 스타일의 문장은 고슴도치같은 매력이 있다. 시시콜콜한 감정과 가족에 대한 기억부터 다양한 사람들과의 에피소드는 읽는 재미를 더한다. 색다른 문체와 개성있는 그림은 사노 요코의 책에서만 만날 수 있는 특징이다.
저자 사노 요코는 1938년 베이징에서 태어났으며 무사시노 미술 대학교 디자인학과를 졸업했다. '아저씨의 우산' '내 모자' '100만 번 산 고양이' 등 독창적이고 매력적인 저서를 많이 남겼다. 국내에서는 '사는 게 뭐라고 '죽는 게 뭐라고' '열심히 하지 않습니다' 등이 큰 인기를 모았다. 2010년, 72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184쪽, 1만 12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