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넥티드카 'T5'를 활용한 5G 기술 및 서비스 시연도. / SK텔레콤
# 고속도로에서 5~6대의 차량이 추돌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궁금하던 때 드론이 사고 영상을 초고화질(UHD)로 찍어 모니터로 전송하고, 경고 메시지를 보낸다. 이 영상을 통해 사고 현상을 실시간으로 확인한 운전자는 우회도로로 진입해 안전운전을 한다.
15일 오전 인천 영종도 BMW 드라이빙센터에서는 미래주행 모습이 눈앞에 펼쳐졌다. 센터 내 2.6㎞ 트랙 위에서 SK텔레콤과 BMW코리아가 선보인 커넥티드 카 'T5' 두 대가 다양한 상황을 연출한 것. '자동차 마니아'로 유명한 방송인 김진표 씨가 직접 T5에 탑승하고 트랙을 주행했다.
T5는 BMW의 SUV 차량 X5를 개조해 만들어졌다. T5는 SK텔레콤의 T와 5G의 5를 합친 단어다.
◆긴급상황 땐 차량이 스스로 브레이크 작동
5G 커넥티드 카 T5에 시동을 걸자 신호등과 도로에 수집된 대용량의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었다. 4K 고화질 멀티뷰 및 360도 가상현실(VR) 영상은 물론 트랙 위에 떠오른 드론이 상공에서 고화질 영상을 제공해 언덕이나 커브로 인해 시야가 가려진 사각지대나 사고 정보 등이 운전자에게 곧바로 전달됐다.
주변 사물 및 자동차와의 소통을 통해 운전자는 더욱 안전한 환경에서 운전을 할 수 있게 됐다. 급정거 시 운전자가 미처 브레이크를 밟지 못해도 긴급 상황으로 스스로 인지해 후행 차량의 브레이크를 저절로 작동하는 식이다. 차들이 모든 영상을 주고받고 소통해 미리 돌발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실제로 이날 T5 차량은 앞서가던 차가 공사 중이라고 상황을 알려주고, 우회도로로 진입했다.
김진표 씨는 "가고 있는 길뿐만 아니라 주변 상황까지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며 "드라이버의 눈과 드론의 눈이 합쳐진다면 두려울 게 없을 것"이라고 소감을 말했 다.
특히 김씨는 보통 자동차는 빠르면 빠를수록 위험해지는데, T5의 경우 빠를수록 안전해진다는 게 인상깊었다고 전했다.
시연에 적용된 5G 기술 설명도. / SK텔레콤
◆SKT "5G 시험망 내년 초 서울에 구축"
커넥티드 카의 핵심은 5G다. 주변 차량은 물론이고 관제센터·신호등·도로·위성·드론 등에서 생성되는 방대한 정보를 지연 없이 주고받을 수 있는 차세대 통신망 구축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 필요한 기술이 5G이기 때문이다.
5G 통신망의 전송 속도는 20Gbps(초당 기가비트)로 기존 4G(LTE)보다 10배 이상 빨라 대용량 데이터 전송에 적합하다. 기지국과 단말 간 통신 시간은 1000분의 1초로, 사람이 사물을 감지하는 속도보다 25배 빠르다. 5G가 적용되면 고속으로 움직이면서도 교차로 신호 변화나 교통상황, 돌발 상황에 빠른 판단과 대응이 가능하다.
이형희 SK텔레콤 사업총괄은 "5G 시대 단순한 속도 진화를 넘어 5G 커넥티드카와 같은 통신 기반 서비스의 일대 변혁이 이뤄질 것"이라며 "5G 신규 서비스 개발로 사회와 경제 발전의 퀀텀점프 이룰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시연을 위해 SK텔레콤은 통신장비 제조사 에릭슨과 손잡고 영종도 BMW 드라이빙센터 트랙 전체를 커버할 수 있는 5G 기지국(28GHz)과 중계기를 설치했으며, BMW 차량에 5G 단말기를 적재했다. 양사는 이날 5G 커넥티드카 주요 기술과 서비스 개발 확대를 위한 협약(MoU)도 체결했다.
SK텔레콤은 에릭슨·노키아·삼성전자 등 글로벌 통신장비 제조사들과 각각 다른 규모와 특징을 활용한 5G 시험망을 내년 초부터 서울·수도권 주요 지역에 구축 및 운용할 계획이다.
SK텔레콤 최진성 종합기술원장은 "5G는 통신의 속도만 빨라지는 것을 넘어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과 가치를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거듭날 것"이라며, "5G 원년이 될 2020년에 통신 강국인 대한민국이 5G 시대에도 글로벌 주도권을 이어갈 수 있도록 혁신적인 기술과 서비스를 지속 개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SK텔레콤은 지난해 10월 분당 종합기술원에 글로벌 IT기업들과 공동으로 '5G글로벌 혁신센터'를 개소했다. 센터에는 에릭슨·노키아·삼성전자·인텔 등이 참여했다. 글로벌 IT기업들이 공동으로 참여한 테스트베드와 미래서비스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구축한 것은 세계에서 처음이다.